고려인협회의 향연


한글날 행사에 고려인협회 여성 10여 명이 한복을 곱게 입고 나와 합창을 한다. 한국의 노래 가수 ‘해바라기’;의 ‘사랑으로’ 외 2곡을 부르는데 즐겁기에 앞서 그간 고난의 긴 여정에 아픔이 동반된다.

다음에는 우즈벡 학생 4명이 연출하는 낭랑한 시낭송 이다. 한국에서 명시로 불리는 김춘수 시인의 꽃이란 시이다.

김춘수 시인의 작품 꽃은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존재의 본질과 의미, 그리고 이름이 가지는 상징성을 탐구하는 시로, 동시에 인식되고 싶은 인간의 꿈을 보여주고 있다. 한 마디로 모든 것은 이름을 가짐으로써 그것으로 인식된다는, 어쩌면 당연한 사실을 보여준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한국인이 가장 잘 아는 시 중 하나이자, 그 간결함 때문에 가장 많이 패러디되는 시이기도 하다. 문단에서도 장정일의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과 오규원의 '꽃의 패러디'가 이를 변주한 바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1]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중간 휴식시간에는 컨버런스 밖 로비에서 타슈켄트까지 가서 구입해왔다는 추석 송편을 마련하여 먼나라 타국에서의 추석명절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국인 뿐만 아니라 함께 온 우즈벡인들도 한국의 추석명품 송편을 들며 말한다.

“한국 추석 송편이 맛있네요!”

“정말 맛있네요. 좋아요!”

행사를 마치면서 단체사진을 촬영하며 마무리 지었다. 중앙아시아 대륙 우즈베키스탄에 울려 퍼진 추석명절 잔치와 한글날 기념 한류(The korean wave)를 대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긍지와 보람으로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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