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아-무심한 하늘아 가슴 아프게 눈 뿌리지 마오 가을이 내 곁을 떠나간다오 흐릿한 기억 차라리 잊고 살 것을 가슴속 쓰린 상처 아물 기도 전에 내 마음속 눈이 내린다 아- 이 아픈 마음 뉘라 보듬어 주리 이게 사랑이라면 하지 말 것을
먼 산 내 어린 시절 울 엄니 먼 산 바라보며 정신 줄 놓은 듯 무심에 빠져있던 모습 생각나네. 그 침묵의 시간 뒤엔 우환이 따랐지 나 이제 철 들어 눈물이 나네 그 흐르는 시간 위 무심을 먼 산 바라보며 한 숨 짓던 울 엄니 생각에
들녘 바람 일면 황금빛 물결치던 내 고향 앞 뜰 풍요로움 뒤로하고 저 밑 남녘으로 가을이 떠나간다 그 빈자리 북풍 몰아치고 설국이 철새 앞세워 찾아온다 포근하던 겨울밤 함박눈 내려 열린 새벽 급한 마음 발 도장 찍으러 문밖 달려 나간다 동무 없는 눈 덮인 앞뜰에 멍멍개들 친구 되어 뛰어 놀고 저 멀리 동
강 언덕 물안개 피는 강 언덕 풀잎마다 이슬 맺히고 진한 원두 향 피어오른 서정을 노래하던 곳 여기가 내 고향 버들 강 강 버들가지 가지 맺힌 이슬 물새 춤추며 날은 뒤 떨어져 파장 일어 퍼지고 숨 쉬는 풀잎마다 이슬 맺힌 그 자리에 아침 햇살 영롱함에 반짝인다 오늘 같은 날 내 고향 버들 강 언덕 위 그
갈밭 밤새 갈대 울어 철새 밤 잠 설치고 하얀 갈꽃 바람에 날려 파도 위 내려 않고 흘러 길 떠난다 갈대밭 사이 바람 스며들면 길 떠난 길손 옷깃 여미고 청아한 밤하늘 기러기 떼 울고 날며 달무리 진 그곳 가을이 멀어진다
구름꽃 가을산 꽃이 핀다. 하얀 꽃 억새 구릉을 덮고 산등성 구절초 능선을 덮어 떠나는 가을 붙들어 맨다 가을산 바람이 일면 억새꽃 하얀 솜털 천리를 날고 구절초 향기는 만리를 간다 오늘같이 좋은날 천상에 바람 일면 저 하늘 구름 꽃 피고 땅에는 가을꽃이 하늘엔 구름꽃 피어 텅 빈 마음꽃이 채운다
봄 늦은 오후 창문사이로 황금빛 햇살이 스며든다 따사로운 온기 아-봄인가 착각케 한다 이대로 겨울 지나 아지랑이 스멀거리는 봄이 오길 추위에 지친 중년 사내가 늦은 오후 한가로이 투정한다
만월의 평화 차오른다. 초승이 보름으로 옹달샘 맑은 물 밤새 차오르고 만월의 경이로움 포근함 안겨주고 넘치는 옹달샘 여유로움 선물한다 가을 산 억새밭에 하얀 꽃 만개하고 초롱한 눈망울 겁 많은 노루 한 마리 억새 속 숨죽이며 숨어있네 보름이 차오른다 겁 많은 노루 억새밭 털고 나와 만월의 포근함에 먹이 찾아
님 그리워 차가운 밤공기 흐릿한 달빛 사이로 방랑구름 스치며 지나간다 갈길 먼 구름 흔적 없이 사라진 자리에 소리 없이 다가온 가을 밤바람에 마지막 잎 새마저 떨어지던 밤 먼-밤하늘 흩어진 구름 찾다가 푸념이 탄식되어 입가에 흐른다 이슬도 차가운 밤 저 뜬구름에 당신 소식 묻어올까 이 밤 서러이 기다린다
나의 반쪽 어린 날 만나 울며 웃으며 그렇게 살아온 우리. 양가 상견례 자리 장남에 나이 많다 장모님 반대 심했지만 신랑 믿고 따라와 준 아내 아들 셋 탄생 기쁨 밤잠 설치며 일군 공장 한 순간 화재로 모두 잃고 심한 충격 우울증에 죽음까지 생각 했을 아내 그렇게 그렇게 고비 고비 넘겨주고 성실한 가정 버팀
기다림 간들거리는 호롱불 저 멀리 어둠이 내려도 십리길 장에 간 엄니는 아직도 안 오신다 오시는 길 도깨비가 출몰하고 귀신이 난무한 독보를 우리 엄니 무서워서 어찌할꼬 기다림에 어린 내 간장은 타들어가고 어둠이 내리는 저 멀리 백냥판 모퉁이를 바라보며 이젠 어둠에 잠긴다 눈물에 콧물까지 걱정에 지처 소리 없이 스
그림자 가을이 떠나려 한다 뒷모습 아리고 쓸쓸하게 아쉽다 바람에 뒹굴며 저리 우는 낙엽이 이 밤 가을을 달래며 한잔 소주가 생각나던 날 오랜 지기와 세상 고락을 꼭꼭 채우고 울분과 희열을 삼킨다 골목길 가로등 밑 그 외로운 밤 가을 스산한 기운이 돈다 비틀거리는 발걸음 따라 말없이 동행하며 위로해주는 친
할머니의 겨울밤 호롱불이 흔들린다. 그 겨울밤 할머니 이야기 주머니 열리며 도란도란 사랑이 들려오고 문풍지 사이사이 칼바람 스며들며 뜨끈한 아랫목 손주 놈 차지하고 노곤함이 밀려와도 야윈 몸 칼바람만 막으신다 철없는 손주 놈 스르르 잠이 들면 할머니 손끝에 골무가 끼워지고 긴 밤 세우신다
첫 눈 축복의 문 열려 하얀 눈 홀씨 되어 날린다 풍요의 들녘 가을걷이 끝자락에 하얀 눈 쌓여 마음 평온 안겨준다 나무 가지 가지 쌓인 눈 눈물 되어 방울 떨어져 억새 밭 숨죽이며 숨어 있는 산 노루 이불을 적신다
겨울마중비가 오려 나 가을비가가지에 매달린 잎 새 떨어지고어스름밤 부엉이 우는긴 밤 찾아온다.까만 밤 대숲 부딪히는 소리에밤이 물러나동쪽 하늘 열려황금빛 여명이 떠오르고떠오르는 여명에 겨울이묻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