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부 이야기 / 당초 형체도 없는 것이었다가 김서려 물방울 되어지듯 조물주의 섭리로 한 방울 물방울되어 비가 되거나 눈으로 내려 모이고 쌓여 실개천으로 흘러 강이 되고 바다 이루었다 큰바람 앞에선 각기 떠나 온 산이거나 들을 향한 그리움으로 안개로 피고 이슬로 맺혀 살바람 견디며 얼어붙던 세월 속에 꽃도 피우고 열매도
주유를 하다가 길 나서는 날이면 으레 들러서 가는 고개 밑 작은 주유소엔 우리말 못하는 한국사람이 있다 눈 마주치면 인사가 되고 서로 말을 아끼는 우리는 무엇인가 한국말을 하고싶은 듯하다 손을 올려 손짓을 하고 그걸 알아들은 가슴을 그의 손짓이 헤집는다 계기판 빨간 불이라도 켜지면 랄프스마켓에 가서 더듬거리던 수십년 전이
어느 부부 이야기 / 석정희 당초 형체도 없는 것이었다가 김서려 물방울 되어지듯 조물주의 섭리로 한 방울 물방울되어 비가 되거나 눈으로 내려 모이고 쌓여 실개천으로 흘러 강이 되고 바다 이루었다 큰바람 앞에선 각기 떠나 온 산이거나 들을 향한 그리움으로 안개로 피고 이슬로 맺혀 살바람 견디며
꽃 시장 어느 산줄기나 꼴짜기에서 바람과 하늘 구름 벗하여 이름 없이 피어 네게 이름 붙여지던 날 사연 되고 전설 되어 비켜 온 음산한 겨울끝에 들어낸 새싹 아름다움마져 눈물겨워 되돌아 가던 시절의 비안개 그늘로 차 오른 달 꺾이고 잘려 찢긴 아픔 소리내어 울지 못하고 온 몸으로 피워내던 빛깔조차 형광등불에 빛을
거대한 뿌리 하늘과 땅 열리던 날 나무 하나 심겨졌네 산이 놓이고 강이 열린 땅위에 나무 한 그루 땅을 딛고 팔을 벌려 하늘 향해 이슬을 받고 우리들 혈관에도 놓인길 뿌리로 뿌리로 이어져 실뿌리는 둥지로 실개천들 강으로 모여 밤하늘엔 은하수로 낮에는 무지개로 땅의 열매마다 영롱한 빛 물 드리네 어
꽃길 김성식 (시인·프놈펜국제기술대학 예술문화학부 김성식 교수) 어제는 계룡산 벚꽃길을 나 홀로 걸었다. 어느새 시나브로 다가온 봄의 축제 화원 진달래꽃 철쭉꽃 목련꽃 영산홍 산에 산에 야생화 꽃잔치 애로라지 천지간 꽃대궐이라네 우리네 인생도 꽃길만 꽃길만 걸어가고 싶다 아
부부 -석정희 시인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부부는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부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부는 서로의 허물을 감싸주고 격려하는 부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부부는 하나님으로부터 은총 받는 부부 이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는 부부는 여호와 하나님을 모시며 사는 부부 이 세상에서 가장
해외문단/ 미국 LA 편 석정희 시인-3 길 길은 길로 이어진다 외길로나 샛길로는 갈 길 아니며 지름길은 바른길이 아니다 막다른 길로는 들어서지 말며 곧게 뻗은 길로 올바르게 갈 길이다. 길은 산을 안고 강을 거느리며 하늘을 이고 있다 어질게 감싸는 산과 슬기로 다듬는 강 아우르는 그 길 참 사랑이 놓여있다. (中略
아버지 집은 따뜻했네 겨울이 오고 있다 L.A. 다운 타운 브로드웨이 거리의 밤 고층빌딩 벽을 기댄 냉장고 비인상자 집들 들어선다 갖은 영화와 수난 신문지에 깔고 누운 노숙자들 잠이 들면 옛 꿈이 보일까 어제의 풋 돈냥 회개의 씨앗 되어 터 오르고 울을 넘던 웃음소리 가슴에 여울져 아버지 집은 따뜻했는데 돌이키는 귓가에
석정희 시인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 미국지회장) 나 여기 있습니다. 거리의 먼지 뒤집어 쓰고 돌아 온 나 여기 있습니다. (中略) 나 여기 와 있습니다. 어둠 속 머언 발치서 아직 끄시지 않은 불빛을 따라 나 여기 와 있습니다. In Front of the Door I am here right now. All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