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훈 시인(호주문학상 ·제주애월문학회) 「다랑쉬오름을 찾아서」 금년에는 그냥 지나가겠지 했는데 또 가을 속병이 도졌는가 보다 톱밥에서도 가을 냄새가 난다 외벽을 칠해야 하는데 어서 비가 왔으면 좋겟다 목수도 마음만 먹으면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 우의를 둘러쓰고 다랑쉬오름을 올라야지 밤하늘에서 부지런히 가던 달이 미끈한
「목수인생」문경훈 시인(호주문학상 ·제주애월문학회)신이 만든 선은 곡선이고인간이 만든 선은직선이라는 명언 따라톱질로 각을 세우고찬바람 부는 공사장에서대패로 평면을 깎을 때마다온기를 지켜 줄 방이 생기므로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망치 잡은 일과로 40년을 견디고못질하면서 가족을 거느리는 동안손마디마다 굳은 옹이는영광스러운 무공훈장이다오늘도 공사장 현장으로 간다튼실한 가로수도 목재로 보이지만내가 지은 건물들을 슬쩍 보는 맛에거미도 늙으면 집구석에 살게 된다.-「목수 인생」전문▶시작노트목수의 연장으로 수평먹줄이 있다. 세상의 모든 높이를
문경훈 시인(호주문학상 ·제주애월문학회)「수평먹줄 인생」어제 내가 정성으로 만든 창문그녀의 마음도 이제 밝아지겠지덧문도 필요하다기에 찾아갔더니늙은 거미가 좌우상하로 먹줄 긋듯거북이 등껍질 무늬로 그물을 쳤다그렇게 다듬고 대패질한 수고를하룻밤 사이에 부정하려고 설쳤구나그녀와 나를 부정과 부정으로 엮느라고거미줄에 매달린 이슬방울이 눈물 같아문득 목수 연장이 녹이 슬었을까 두려운저 불안한 긍정은 무슨 이유일까?싱싱한 꽃물 같은수평 먹줄 눈금 같은그녀를 향한 맹금류의 눈길 같은….▶시작노트문경훈 시인 목수의 연장으로 수평먹줄이 있다.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