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마을 하루


해님이 이불속 나서기도 전
육순 안 된 아낙네 약 쓸려도 없는 마을에
아낙들 왁자지껄 소리
선약된 인력시장 이다

정적을 가로질러 달려온 덮개 차 지나간 후
어슬렁어슬렁 고양이 논두렁 거닐고
서리 지붕에 인 남정네 한두 명 사립문 나설 때쯤
해님은 기지개켜고

유모차 끈 아낙 몇 명
마을 중앙광장에서
막대기로 콩 타작할 적이면
무심한 강아지 졸고

해님이 제집 찾아 돌아가고
어둠이 찾아오면
먼지 날리며 새벽녘 정적 깨면 덮개 차 돌아오고
마을 조금 생기 찾을 때면
하루 일과도 모자라 보너스로 얻은
양파 모종 옮기는 손가락도 안 보인다

저 힘든 노동에도 지칠 줄 모르는
저 끈질긴 원천은 어디던가
머리에 서리 내리고 얼굴에 계곡 만들어져도
대처로 나간 끄나풀에 또 그 끄나풀 때문 일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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