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논설고문


부정부패 정치인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4년 6개월로 판사는 이례적으로 검사의 구형보다 더 형량을 높여 단죄를 내렸다.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역임한 여성 정치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사업가로부터 10억여 원을 수수한 혐의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재작년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서 돈 봉투가 살포된 의혹이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에서 나와 그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부패의 연쇄 고리가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추이가 주목된다. 연루자가 최소 40명이니 그 이상이니 하지만 빙산의 일각이란 지적이 나온다. 구체적인 정황이 휴대전화를 통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압수수색도 펼쳐지고 있어 단순한 사안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 전 부총장은 정치에 입문한 지난 2016년부터 약 7년간 통화를 녹음했다고 한다. 자동 녹음기능이 설정되어 생성된 파일 개수만도 무려 3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불법 정치자금의 판도라 상자가 열리고 있다. 관련자들은 바늘방석에 앉아 있을 것은 뻔하다. 때에 따라서 심각한 상황이 전개될 조짐도 보인다. 그런데도 정치 탄압인양 헛소리를 남발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를 두고 옛말에는 ‘똥 싸고 매화타령한다’라고 했다. 정치인들의 부패와 후안무치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말해 주는 대목이다.

지금 검찰의 수사를 받거나 재판받는 정치인들의 혐의는 대부분 부정부패 혐의다. 검찰을 통해 재판에 넘겨진 상태에서도 ‘나는 죄가 없다’는 논리로 궤변을 동원하고 있다. 어떤 혐의가 드러나도 일반 국민은 철퇴가 내려지는데 정치인들에게는 그동안 관대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 지금 재판정을 오가는 정치인이나 구속재판을 받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마치 선량한 사람인데 정치 탄압으로 핍박을 받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공권력이 할 일이 없어 죄가 없는 사람을 가두고 재판에 넘길 것이라 한다면 이는 어불성설이다. 특히 정치인의 경우는 비겁한 변명이 하늘을 찌를 정도다. 누구라고 일일이 거명하지 않더라도 부정부패의 썩은 냄새가 가실 줄 모르고 있지만 그래도 항변은 여전하다. 표리부동한 모습으로 마치 선량한 정치인,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양 쏟아놓는 말들조차 구차하기 그지없다. 부패정치인의 변명과 궤변을 언제까지 듣고 살아야 하는지 참으로 답답하다. 이 정도로 부패했다면 국회를 해산해야 할 정도다. 이런 사람들이 툭하면 탄핵을 내세우고 있고 범죄혐의 정치인의 체포동의안도 부결시켰다. 초록 동색이라고 같은 부패 선상에 있어서 동병상련이라도 느꼈기 때문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지금 드러나는 돈 봉투 문제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공당의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추악한 사태로 철저히 파헤쳐 합당한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 두루뭉술 넘어갈 사안이 결코 아니다. 구체적인 정황과 돈 봉투 액수까지 드러나고 있는 만큼 관련자들을 모두 색출하여 공개하고 정치판에서 퇴출해야 한다. 문제가 많은 정치인이 내년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벌써 준동하고 있다. 정치인들처럼 낯이 두꺼운 사람들이 없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패거리 정치의 폐해인 양 무슨 문제가 터지면 연쇄 고리가 드러난다. 거의 집단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부정한 돈을 만들어 이를 나누면서 대한민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려 하고 있으니 정치가 제대로 돌아갈 리 없다. 그러다 보니까 지방정치도 썩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공천을 둘러싼 뒷거래 문제가 주변에서 공공연히 회자하고 있다. 실제 재판도 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기도 하다. 부정부패의 썩은 고리가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번 돈 봉투 문제는 한 점 의혹 없이 가려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정치 탄압 운운하며 낯간지러운 궤변을 늘어놓는 정치인이나 국회의원들의 비겁한 모습을 용인해서는 결코 안 된다. 이를 두고 후안무치라고 한다.

지금 국민은 개혁 대상 1호로 국회나 국회의원들을 꼽고 있다. 그만큼 국민 불신이 크다. 이제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았다. 개혁 드라이브는 국민이 걸어야 한다. 지금 같은 부패한 정치로는 대한민국의 내일을 기대할 수 없다. 지금 드러나는 국회의원들의 부패한 모습은 참담하기까지 하다. 그동안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연루자들의 의혹이 컸는데도 흐지부지 지나간 것이 하나둘이 아니다. 이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을 해서는 안 된다. 썩을 대로 썩은 적폐를 청산하지 못한 채 정치권은 늘 사각지대에 놓였다. 이제는 국민이 정신을 차려야 할 때다. 부패정치에 만성화되어 그럴 수 있다고 하는 관용이 자리할 때 나라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부패방지법이 존재하고 공직자의 청렴을 강조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특권의식이 마치 부패조차 우습게 아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지금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돈 봉투를 받고 투표하는 구시대적인 작태를 벌인 정치인들을 모두 색출해 그 명단을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참으로 추잡한 정치판으로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경거망동이기 때문이다.

비단 중앙정치만의 이야기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공기업의 감사까지 등장하는 돈 봉투 부정부패의 경위는 얼마나 뿌리가 깊은 연쇄 고리를 형성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청렴이 무엇인지를 배우기 위해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정독하기를 정치인들에게 권하고 싶어질 정도다. 국회의원이 무슨 치부의 수단이 된다거나 권력을 향한 권모술수의 장식물이 되어서는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 이제 달라져야 한다. 말로는 민생이요 국민 타령이지만 지금 국민은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중앙정치가 됐던 지방정치가 됐건 많은 모순덩어리가 산재해 있다. 결혼식과 부고장에 계좌번호를 넣어 돌리는 지역기초단체장이 있을 정도이니 그 뻔뻔함을 알만하다. 무엇보다 부패정치인들이 큰소리치고 사는 부도덕한 정치풍토는 사라져야 한다. ‘똥을 싸고 매화타령’하는 정치인들이 창궐한다면 부패 공화국의 오명을 벗을 수 없다. 지금 상황을 지켜보면서 우리나라 공수처는 무엇을 하는 곳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부패정치인을 퇴출하라’는 대명제가 가로놓여 있다. 막강한 공권력은 이런데 쓰는 것이다. 정치판의 썩은 적폐를 청산하고 부패정치인을 퇴출하기 위해 이제 온 국민이 나서야 할 절박한 시점에 와 있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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