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전산업생산 0.3% 증가…정부 “경기 흐름 상방·하방 요인 혼재”

▲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0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지난달 국내 생산과 소비, 투자가 일제히 늘어 1년 2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반도체 생산이 17.1% 줄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3년 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 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109.4로 전월보다 0.3% 증가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해 10월(-1.1%), 11월(-0.5%) 내림세를 보이다가 12월(0.1%), 1월(0.1%) 상승세를 기록해 이달까지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서비스업, 공공행정 등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대비 0.3% 늘었으며 전년동월대비로는 서비스업, 건설업 등에서 생산이 늘어 2.9% 증가했다.

광공업생산은 1차금속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반도체, 자동차 등에서 생산이 줄어 전월대비 3.2% 줄었다.전년동월대비로는 자동차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반도체, 전자부품 등에서 생산이 줄어 8.1% 감소했다.

제조업재고는 반도체, 기계장비 등의 증가로 전월대비 0.9% 증가했고, 전년동월대비로는 반도체, 자동차 등의 증가로 8.9% 늘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8.4%로 전월대비 2.4%p 하락했다.

서비스업생산은 정보통신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운수·창고, 숙박·음식 등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대비 0.7% 증가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정보통신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금융·보험, 운수·창고 등에서 생산이 늘어 7.2%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승용차 등 내구재,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모두 늘어 전월대비 5.3% 증가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의복 등 준내구재,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늘었으나,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에서 판매가 줄어 0.8% 감소했다.

소매업태별 판매는 전년동월대비 승용차·연료소매점에서 판매가 증가했으나, 면세점, 전문소매점, 무점포소매, 편의점 등에서 판매가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에서 투자가 줄었으나,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에서 투자가 늘어 전월대비 0.2% 증가했고, 전년동월대비로는 항공기 등 운송장비 및 일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에서 투자가 늘어 5.7% 증가했다.

국내기계수주는 공공에서 수주가 늘었으나 민간에서 수주가 줄어 전년동월대비 8.5%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건축 및 토목에서 공사실적이 모두 늘어 전월대비 6.0% 증가했고, 전년동월대비로는 건축 및 토목에서 공사실적이 모두 늘어 22.4% 증가했다.

건설수주는 철도·궤도 등 토목 및 사무실·점포 등 건축에서 수주가 모두 줄어 전년동월대비 7.4% 감소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광공업생산지수, 내수출하지수가 감소했으나, 건설기성액, 소매판매액지수 등이 증가해 전월대비 0.4p 상승했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수주액, 코스피 등은 증가했으나, 장단기금리차, 기계류내수출하지수 등이 감소해 전월대비 0.3p 하락했다.

지난달 산업활동동향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광공업 생산은 부진하나 그동안 주춤했던 내수지표가 개선되고 건설투자 실적이 늘면서, 지난해 4분기 부진했던 전산업 생산이 올해 1분기 들어 소폭 반등하는 흐름으로 평가된다.

1월 부진했던 소비는 일시적 애로요인이 해소되고 대면활동이 확대되면서 서비스와 재화 소비 모두 개선되었으나, 반도체 중심의 광공업 부진이 전산업 생산 회복을 제약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어려운 국내외 실물경제 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경기흐름에 대해서는 상하방 요인이 혼재되어 있는 상황이다.

생산 측면에서는 중국 리오프닝, 방역규제 추가완화 등에 따른 대면활동 확대 등은 긍정적 요인이나, 최근 글로벌 금융불안의 실물경기 파급 가능성, 반도체 등 주력 IT 품목의 수출 부진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소비·투자는 조특법 개정안 국회 통과, 내수 활성화 대책 추진, 소비자·기업심리 개선 등은 긍정적 요인이나, 높은 물가·금리 수준, 반도체·부동산 경기 하강, 가계부채 부담 등은 리스크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에 정부는 글로벌 금융불안의 국내 파급 가능성에 유의하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수출·투자·내수 등 경제활력 제고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국내외 금융시장·실물동향을 24시간 점검하면서 이상징후 발생 때 적기 대응하고, 금융·부동산 시장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예정이다.

상반기 경기 보완을 위한 재정집행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내수활성화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조특법 개정안 통과 계기로 기업의 수출·투자애로 해소노력을 강화하고, 한-일 정상회담, UAE 수주 등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이행할 방침이다.

신성장 4.0 본격 추진과 노동·교육·연금 구조개혁, 인구구조 변화에 대비한 건전재정 기조 확립 등 중장기 경제체질 개선노력도 적극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

◆ 기재부 차관 “경기흐름 불확실성 커…물가는 안정적”

한편,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3월 31일 “최근 수출 부진 영향으로 광공업 생산이 크게 감소하는 등 여전히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던 지난해 3월의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이번달 수출 감소폭은 2월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방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 생산이 전월보다 0.3% 늘었으나 반도체(-17.1%)를 비롯한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3.2% 감소했다.

방 차관은 “지난주 발표된 3월 1∼20일 수출 실적을 보면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이 이어지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 감소했다”며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수출이 성장 반등의 모멘텀이 될 수 있도록 세제·금융 지원, 기업 애로 해소 등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방 차관은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K-칩스법과 관련해서는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도록 후속 시행령·시행규칙 개정 절차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산업은행을 통해 중소·중견 수출기업에 금리를 최대 0.6%포인트 우대하는 2조원 규모의 수출 경쟁력 강화 지원자금을 내달 1일 출시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소기업 금융지원 방안 이행 상황 점검, 농·축·수산물 수급가격 동향 및 대응 방안 등의 안건도 논의됐다.

방 차관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중소기업들의 자금 지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정책금융 전달체계 현장점검을 통해 4월 중으로 기업의 접근성과 활용도 제고를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540조원 규모의 정책 금융을 공급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는 작년보다 45조원 확대된 것이다.

방 차관은 “올해 신규로 3조원 규모의 혁신성장펀드와 1조원 규모의 4차 기업구조혁신펀드를 준비 중이며 운영 중인 30조 6000억 원 규모 모태자펀드에 더해 2조원 규모를 추가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물가 동향에 대해서는 “2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4.8%)은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만에 4%대에 진입했으며 3월에도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직전 겨울 한파 영향 등으로 무, 파, 닭고기 등 일부 품목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2분기에도 소비자 부담이 높은 품목을 대상으로 170억원 규모의 할인 지원을 지속하고, 수급 불안 품목(닭고기·대파·명태·무), 식품업계·농어가 생산지원 품목(칩용 감자·꽁치·종오리 종란) 등 7개 품목에 대해 5월부터 관세율을 인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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