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폭력 실태조사' 청소년 경험 전년比 16.9%p↑

▲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청소년(초4~고3) 및 성인 총 1만72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이미지는 사이버폭력 유형별 경험 설문 내용. (사진=방송통신위원회 제공)

우리나라 청소년의 사이버폭력 경험률(가해+피해+가·피해)은 41.6%로 전년 대비 12.4%p 증가한 반면, 성인의 사이버폭력 경험률은 9.6%로 전년 대비 6.2%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소년과 성인 모두 가해 경험률(청소년 4.1%, 성인 1.1%)에 비해 피해 경험률(청소년 21.0%, 성인 5.8%)이 높은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가해자가 가해를 폭력으로 인식 못하는 경우가 많고, 사이버폭력이 소수가 다수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음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성별로는 청소년과 성인 모두 남성, 연령별로는 청소년은 중학생, 성인은 20대가 사이버폭력 가·피해 경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과 성인 모두 ‘언어폭력’을 이용한 사이버폭력 경험이 다수

사이버폭력은 가·피해 모두‘언어폭력’의 사례가 다른 유형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났으며, 청소년의 경우 전년 대비 사이버 언어폭력 경험 비율이 대폭 상승한 반면, 성인은 하락한 것으로 보아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이버 언어폭력이 전체 사이버폭력 경험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폭력이 벌어지는 주요 경로는 청소년의 경우 온라인 게임, 문자 및 인스턴트 메시지, SNS 순이었고, 성인의 경우 문자 및 인스턴트 메시지를 통한 가·피해 경험이 모두 가장 높았으며, 이어서 가해는 온라인게임, 피해는 SNS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주된 사이버폭력 가해 동기는 청소년의 경우‘복수심’, 성인은‘재미·장난’

사이버폭력 가해 동기로 청소년은 ‘복수심(38.4%)’이 가장 높았으며, 성인은 ‘재미나 장난(39.2%)’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지만, 성인도 ‘복수심’이라는 응답이 두 번째로 높아 사이버폭력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사이버폭력 악순환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폭력 피해 후 정서 상태는‘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음(청소년 59.2%, 성인 42.2%)’이 가장 높았지만,‘복수심(청소년 28.8%, 성인 26.1%)’이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으며, 우울·불안, 무기력과 같은 부정적 정서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자살 충동 등 청소년과 성인 모두 정서적으로 불안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이버폭력 가해 후 심리상태는 청소년의 경우 ‘상대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61.0%)’가 가장 높은데 반해, 성인의 경우에는 ‘정당함(45.6%)’, ‘아무 느낌없음(40.0%)’, ‘흥미·재미(29.2%)’ 등에 대한 응답률이 높아 청소년에 비해 성인이 사이버폭력의 심각성이나 죄의식 등 인식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과 성인의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 및 인식차이

사이버폭력 예방교육과 관련해서 청소년은 10명 중 9명(88.7%), 성인은 10명 중 1명(10.4%) 정도가 교육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사이버폭력에 대한 법적 처벌 수위 및 내용에 대해서도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경험이 많은 청소년(43.8%)보다 성인(52.8%)이 알지 못한다는 비율이 다소 높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의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이나 학교 등 사회적 환경에 따라 사이버폭력 경험 유무 차이 발생

가족이나 학교 등의 역할과 관련해서 청소년은 부모와 학교에서 인터넷 및 스마트폰 사용에 관심이 있을수록 사이버폭력 경험이 적었으며(사이버폭력 유경험자와 무경험자 차이 최대 6.6%p), 성인의 경우 가족 안에서 지지를 받을수록 경험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이버폭력 유경험자와 무경험자 차이 최대 8.7%p).

◆청소년 12.5%, 성인 14.6% 디지털 혐오 표현 경험

디지털 공간에서 성별·장애·종교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표현하는 ‘디지털 혐오’와 관련해서는 청소년의 12.5%, 성인의 14.6%가 디지털 혐오 표현에 대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전년 대비 청소년은 8.3%p, 성인은 2.6%p 감소하였다.

세부적으로는 청소년의 경우 신체·외모(5.5%), 국적·인종(4.3%), 특정 세대(4.0%) 등의 순으로, 성인은 정치 성향(9.6%)이 가장 높았고 지역(5.4%), 종교(4.5%) 등에 대한 순으로 디지털 혐오 내용을 표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청소년 10.0%, 성인 14.5% 디지털 성범죄 목격 경험

디지털 성범죄 목격 경험률은 청소년이 전년 대비 0.7%p 증가한 10.0%, 성인은 0.4%p 감소한 14.5%로 나타났으며, 유형별로는 청소년과 성인 모두 불법 영상물 유포가 가장 많은 응답을 얻었으며, 다음으로 청소년은 몰래카메라(5.5%), 성인은 지인 능욕(8.7%)의 순이었다.

디지털 성범죄 확산 및 재생산 원인과 관련해서는 청소년의 경우 ‘약한 처벌(26.1%)’이, 성인은 ‘돈 벌기 위해(31.6%)’가 가장 많은 응답을 획득했다.

방통위 김재철 이용자정책국장은 “청소년의 사이버폭력 가·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사이버폭력을 보복이나 장난으로 경시하는 경향이 보인다”며,“앞으로도 사이버폭력 예방교육을 확대하면서 디지털윤리 의식제고를 위한 정책과 사업을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는 방송통신위원회(www.kcc.go.kr)와 아름다운 인터넷 세상 홈페이지(www.아인세.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사이버 폭력 피해 예방을 위해 ‘디지털 기본법 제정’을 촉구했다.

박 전 위원장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디지털 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글에서 “전 세계 정부, 기업, 학계, 국제기구, 시민사회 소속 전문가 1200여 명이 당면한 10대 글로벌 리스크의 하나로 사이버 범죄를 꼽고 있다”며 “이는 우리 사회가 사이버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한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청소년 10명 중 4명이 사이버 폭력을 경험했다. 약 41%의 청소년이 사이버 폭력의 가해자가 되거나 피해자가 된다”며 “온라인이 일상이 된 공간에서 청소년들은 무차별적으로 폭력에 노출되고 있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박 전 위원장은 “디지털서비스법(DSA)은 ‘인터넷에 대한 유럽헌법’이라고 불릴 만큼, 디지털 문명의 기본법으로 인정 받고 있다”며 “유럽에서 DSA(Digital Service Acts)를 제정한 것은 ‘유해·불법 콘텐츠 퇴치’가 시급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DSA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과 다른 국가들, 그리고 우리나라도 참고할 만한 ‘디지털 기본법’의 성격을 담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 조항은 사이버 폭력 피해자 보호와 피해 예방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온라인 범죄 피해자들은 당사자의 동의 없이 올라오는 성착취물 등으로부터 보호받을 의무가 있다”며 “온라인 시장에서 유통되는 불법 유해한 콘텐츠를 신속히 제거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박 전 위원장은 “N번방 사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온라인 성폭력을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더 이상 온라인에서 피해를 입는 사람이 없도록, 관련 법안을 촘촘하게 공부하고 정치권에 목소리가 닿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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