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한국양봉협회 부회장 박근호

지난 겨울에 이어 금년 겨울에도 많은 꿀벌이 사라지고 빈통만 수북히 쌓이고 있다.

지난 겨울 꿀벌 80억 마리가 집단으로 떼죽임당했는데, 이번에도 꿀벌집단 실종사태가 재연될 조짐이다.

양봉농가에 따르면 꿀벌 약화 현상이 증가하고, 채집 활동을 하러 나간 꿀벌이 월동을 앞두고 벌통으로 돌아오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지난 번에는 남부지방의 월동봉군에 피해가 집중되었으나, 이번에는 전국에 걸쳐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벌은 식물의 수분을 돕고 있어 벌이 사라진다면 생물다양성이 감소하고 우리는 심각한 식량 위기에 처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겨울 꿀벌군집붕괴 현상이 확인되자 민관 합동조사를 진행했다.

정부는 꿀벌 대량 실종사태의 원인으로 응애류 피해와 이상기온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농가에서 응애류 방제가 소홀했다고 지적하고, 농가에서는 약품에 내성이 생겨 죽지않는 '좀비 응애'가 등장했다고 힘들어한다. 하지만 응애류 피해와 이상기온만으로 꿀벌들의 대량 실종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정부는 살충제, 제초제 등 농약 사용에 의한 꿀벌집단 폐사 피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최근 일련의 꿀벌 실종은 양봉 농가의 시름도 시름이지만 수정벌을 필요로 하는 시설 하우스농가 또는 과수농가의 피해로 이어져 농업 분야에 막대한 손실과 국민의 먹거리 생산이 불안해지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그럼 왜 꿀벌이 사라질까 고민하고 해결책이 나와야 할것인데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옛말이 무색하게 아직도고치려 안하고 또 다시 소를 잃는 우를 범할까 우려된다.

근본적인 원인은 꿀벌 관련한 집중적인 연구를 할 수있는 기관도 학자도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다.
농림부에도 지자체에도 꿀벌을 전공한 공무원 하나 없는 현실이고 꿀벌관련 연구소도 공부할 학과도 없지 않은가.

최소한 개인이 할수없는 질병과 육종 그리고 밀원수를 연구할수 있는 국립연구소를 조속히 설치하고 필요 인력을 양성할 대학에 학과가 생기지 않는한 지금과 같은 상황은 계속 되풀이 될 것이다.

정부도 국회도 어느곳에도 꿀벌을 공부한 사람이 없는데 누가 대안을 세울수 있을까?

꿀벌의 소중함은 다 알고 있으나 대책을 세우려면 그만한 전문 지식이 있어야 하지 않나?

양봉농가는 그저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아우성을 칠줄은 알아도 대책마련은 할 수 없지 않는가?

당장 꿀벌이 50%이상 소멸 됐어도 보상할 근거도 대책도 없이 주저 앉아 있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다른 축종이나 농산물이 50%이상 감소 또는 폐사했을 경우와 비교해 보라.

양봉농가는 국민도 아니라는 말인가?

하루속히 양봉농가의 생계를 보존할 대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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