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병무청 차장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국가안보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하기 위한 핵심적인 가치이다. 장기화되어 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날이 갈수록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불안정한 안보 상황 속에서 국가안보를 유지할 수 있는 기본적인 근간은 바로 성실한 병역의무 이행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병역은 누구나 예외 없이 이행해야 하는 숭고한 국민의 의무이기에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함은 재론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병무청에서는 급변하는 환경 변화 및 병역의무자의 편익 등을 고려하여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매년 입영제도를 정비하여 개선해 나가고 있다. 누구에게는 만족스럽게 느껴지는 제도가 다른 한편에서는 불합리하게 비춰질 수도 있기에, 항상 국민의 작은 불편 사항도 귀담아 듣고 이를 통해 공정한 병무행정을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밑거름 삼아 올해부터 달라지는 입영제도를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비전공자와 자격·면허증이 없는 사람도 육군 조리병에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 자격을 확대하였다.

육군 조리병은 조리 분야 전공자, 자격·면허증 소지자만 지원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요리에 관심과 취미가 있는 현역병 입영대상자라면 누구나 조리병에 지원할 수 있고, 입영 후 군에서 전문교육을 받고 복무하게 된다. 이를 통해 병역이행이 본인의 역량향상과 사회진출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음은 신체등급 4급 보충역 중 현역 복무를 선택한 사람도 본인이 희망할 경우 상근예비역소집 대상으로 선발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4급 보충역 중 현역 복무를 선택한 사람은 현역병으로만 복무할 수 있었지만, 올해 상반기 안에 관련 규정 개정을 추진하여 앞으로는 본인이 희망할 경우 거주지역의 상근예비역 소요 인원 범위 내에서 선발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이를 통해 현역병 입영대상자를 추가 확보하여 군 전투력이 강화되는 동시에 병역자원 활용도가 제고되는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유치원 교사도 본인이 희망할 경우 현역병 입영일자를 학기 이후로 조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은 초·중·고등학교 교사의 경우에만 입영일자를 학기(학년) 이후로 조정할 수 있어서 유치원 교사와의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었다. 유치원도 초·중·고등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이고 대부분 담임제로 운영되고 있어 군 미필 남 교사에게 학기 이후 입영일자 조정은 꼭 필요한 사안이었다. 이러한 불편 사항을 가볍게 지나치지 않고 신속히 관련 규정을 개정한 적극 행정 조치로 인해, 유아의 안정적인 학습권 보장과 각급 교육기관 교사 간 형평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병역이행자의 교통비 지급기준을 교통환경의 발달과 자동차 이용을 선호하는 국민 생활방식 변화를 반영하여 기존 시외버스에서 자동차 기준으로 개선하여 지급한다. 이를 통해 여비가 실비 수준으로 인상되어 병역이행자 만족도 및 정책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용감한 항해」의 저자로 유명한 미국 해군사관학교 출신인 마이클 에브라소프(Michael Abrashoff)는 해군 함장을 지낼 때「질문」으로 혁신을 이룬 사람으로 유명하다. 당시의 군함은 군인들이 타기를 가장 꺼려 하던 배였고 배와 관련한 불만 사항도 많았으며, 그래서인지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승무원과 개인 면담 시간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어떤 점이 만족스러운가”, “불만 사항은 무엇인가”, “권한이 주어지면 무엇을 어떻게 고치고 싶은가”. 그는 연설 대신 질문을 택해 사람들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얻었으며, 그리고 얼마 후 이 배는 모든 군인들이 가장 타고 싶어 하는 배로 변신했다고 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더 좋은 질문을 던지기에 더 좋은 답을 얻을 수 있다. 병무청은 앞으로도 국민들이 불편해하는 사항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질문이 의문으로만 끝나지 않고 현실을 개선하는 좋은 해결방안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다. 그리하여 병역의무라는 새로운 환경에 발을 내딛는 청년들이 조금도 불편함 없이 병역을 이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더 높은 도약을 준비하는 대전환의 기회가 될 수 있기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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