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주 대전지방보훈청 총무과 주무관

컴퓨터를 통해 쇼핑몰, 은행, 공공기관 사이트를 이용할 때, 특정 프로그램이 설치되지 않았다는 경고와 함께 진행되던 과정이 초기화되는 현상을 대부분 경험했을 것이다. 처음부터 다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은 모두에게 상당한 불만을 가져오곤 했다. 이렇듯 예상하지 못하게 발생하는 추가 절차는 그 정도와 관계없이 굉장히 귀찮고 번거롭기 마련이다.

보훈처의 특정 민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종종 나타날 때가 있다. 참전유공자 등록신청을 하게 되면 병적증명서를 첨부하게 되는데, 과거 기록의 특성상 병적기록에 오류가 존재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음력 절기를 사용한 경우가 그렇다. 민원인은 그러한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참전유공자 등록신청을 하고 난 뒤, 병적기록의 오류에 대하여 안내받게 된다. 이런 오류를 해결하려면 신청인이 직접 병무청에 정정 신청을 해야 하고 일정 기간 이후에 다시 서류를 발급받아서 보훈청에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병적기록 정정은 민원인이 직접 신청하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어려운 과정이 아닐 수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추가 절차는, 특히 고령의 어르신에게 상당한 불편을 가져온다.

대전지방보훈청의 참전유공자 등록 담당자는 오류 사실과 해결 방안을 신속하고 친절하게 안내해 드리면서, 민원인의 불편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고자 방안을 모색하였다. 참전유공자 등록신청을 받은 보훈청에서 병무청에 직접 병적기록 정정을 할 수 있다면 민원인의 번거로운 절차는 해결이 되리라 판단하였다. 민원인이 직접 정정 신청을 해야 하는 규정은 병무청 훈령에 있어서 이에 대한 개선책 마련을 위해 병무청에 질의를 하였고, 지방병무청과도 직접 개선방안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논의하였다.

처음 질의한 때부터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지난 5월부터 참전유공자 등록신청을 받은 보훈청에서도 직접 병무청으로 병적기록 정정을 할 수 있도록 병무청 훈령이 개정되었다. 이제 민원인은 병적기록에 오류가 있더라도 직접 병무청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운 추가 절차를 해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 보훈청에 참전유공자 등록신청만 하게 되면 등록과 기록 정정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원인의 불편에 대한 작은 관심은 적극 행정을 통해 병적기록 정정 신청 절차에 관한 규정을 바꾸는 규제혁신으로 이어졌다. 한 담당자의 관심과 노력으로 이제 많은 민원인이 간편하게 등록 절차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대규모의 규제혁신만큼이나 일선 관서에서 민원인의 불편을 해결해주려는 노력 또한 중요하다. 위에서 또 아래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규제혁신은 국민의 만족도를 키워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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