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한국국토정보공사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전 동부지사장

나는 연수를 들어가면서 내 컴퓨터 비밀번호를 공개한다. 다들 비밀번호를 공개하려 하지 않고, 심지어 죄인들은 법원에서 공개하라고 해도 개인정보라 사생활이라 하여 공개를 거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내 컴퓨터 비밀번호를 당당히 공개한다. 비밀번호는 두 가지인데, 부팅암호는 “@godqhr04”이며, 윈도우와 위랜드 비밀번호는 “@godqhrgks04”이다.

이것을 한글자판 그대로 치면 “@행복04”와 “@행복한04”가 된다. 내가 LX 전신인 대한지적공사에 입사하여 어언 35년 근무한 정말로 “행복공사”였다. 왜 공사인데 04라 한 것은 비밀번호는 영문과 숫자 혼용으로 해야 하는데, 우리가 “0”을 영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공으로 부르기 때문이었다. 나는 출근해서 내 컴퓨터를 부팅 할 때 "행복04"를 타이핑 하며 시작하고, 원도우와 위랜드는 "@행복한04"를 치며 일과를 시작한다. 정년을 앞두고 나는 많은 생각과 지난 시간을 반추해 보았다. 나는 행복공사에서 행복하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내 기억으로 컴퓨터가 처음 도입된 것이 1993년도에 출장소에 보급이 되기 시작했다. 그때는 고장 난다고 소장님들이 자물쇠로 잠그고 관리를 했다. 그래서 비밀번호가 필요 없었다. 그 후로 인터넷이 상용화되고 컴퓨터 보안과 컴퓨터의 개인 지급으로 개인정보 및 내부기밀 사항 등으로 부팅부터 윈도우까지 비밀번호를 설정하여 엄격한 보안을 유지하였다.

컴퓨터가 나오기 전에는 프로그램 계산기가 사용되었다. 기초적인 베이직으로 프로그램을 짜서 각종 측량계산에 활용하였다. 그 계산기에도 프로그램에 락을 걸어서 락을 모르면 프로그램 리스트를 볼 수 없게 만들기도 했다. 그때 나는 내 나름의 면적산정 프로그램을 내 입맛에 맞게 완성하여 운영하였다. 물론 락을 걸지 않아 누구나 프로그램 리스트를 보고 복사까지 할 수 있게 하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오픈·공유주의자 이다. 왜냐하면, 나보다 더 실력 있는 다른 사람들이 내 것을 가지고 더 나은 것을 만들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뉴턴이 한 말이 기억난다. “나는 단지 거인에 어깨 위에 서 있었을 뿐이다.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

우연한 기회에 타이핑하다 자판에서 “행”이 “god”라는 것을 발견했다. “신(神)”이라는 것으로 행복이 신과 같이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늘 즐겁고 행복하지 않을 수 있는가? 그래서인지 나는 근무하면서 불만이나 업무가 힘들다고 느낀 적이 없었으며, 내가 가진 직업과 직장에 강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내가 배운 기술을 마음껏 발휘해서 의뢰인에게 제공했을 때 만족하는 모습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직장에 만족했다.

우리는 행복이란 단어를 많이 쓰고 있으며, 누구보다 행복하길 바랄 것이다. 과연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을 얼마나 했을까? 행복이란 단어를 매일 여러 번 사용하다 문득 왜 행복인지, 무엇이 행복인지, 얼마 전에 내 나름에 행복을 깨달았고 늘 내 곁에 있었다. 행복을 찾으려고 무던히 노력하고 기도했었다. 그러나 직장생활 중 건강에 큰 위기가 왔었다. 뇌경색으로 반신불수와 잇단 의료사고 등으로 중환자실을 두 번이나 드나들었으나 지금은 거의 회복하여 정상에 가깝게 회복했다. 이것이 행복이란 단어를 자주 쓴 덕분에 신이 도와주신 것 같다. 행복은 늘 신이 같이하는 것이었다. 행복이란 단어를 쓰던, 말하던, 생각만 해도 신이 같이하는 것이다. 행복이란 단어는 진정으로 내 삶의 마음과 정신에 찾아온 선물이어서 행복하다. 늘 신이 선물을 주어서 내가 받고 있으니~~~, 선물 받아 싫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행복에 대해 내 나름에 깨달았다 하여 모든 것이 행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다고 느낄 때 바로 마음을 회복하여 다시 행복감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행복공사에서 행복한 직장생활을 마치고 행복한 마음으로 또 다른 행복을 찾아 여행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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