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서 페미니즘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여교사 10명 가운데 4명가량이 페미니즘 혐오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30대 여교사는 10명 가운데 7명가량이 외모 비하 등 성희롱과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7월 14∼23일 전국 유초중고 교사 1천130명을 대상으로 '학교 내 페미니즘 백래시와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교사 설문조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9일 발표했다.

이번 조시결과 최근 3년간 ‘메갈’, ‘페미’냐고 조롱하듯 묻는 행위(17.4%), 공식적인 자리에서 혐오표현 발언(16.6%), 페미니스트 교사에 대한 비난 및 공격(12.8%), 성평등 수업에 대한 방해 및 거부(8.2%) 등의 백래시 행위를 겪었다.

20대 여교사의 43.9%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혐오표현 발언을 들었고, 32.5%가 ‘메갈’, ‘페미’냐고 조롱하듯 묻는 행위를 경험했다.

기타 피해 경험으로는 성평등에 대한 책 소개시 SNS에 ’페미‘라고 올릴 거라고 협박하는 행위, 수업 시간에 맥락과 무관하게 여가부 폐지 주장, 교원평가에 ’메갈 교사‘라고 쓰는 행위, (페미니즘에 대한 반발감정을 기저에 두고) 페미니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 행위, 단톡방에서 테러 등이 있었다.

백래시 피해 경험이 있는 경우, 행위자에 대한 설문(복수응답 가능)에 학생이 66.7%, 동료 교사가 40.4%, 학교 관리자가 18.7%, 학생의 보호자가 8.1%, 교사를 제외한 교직원이 6.1%, 지역 주민이 2.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이라 응답한 비율은 성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남교사의 47.8%가 학생이라 응답한 데 비해 여교사의 69.4%가 학생이라 응답했다. 래시와 성희롱·성폭력 피해에 대해 각각 52.4%, 59.7%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가장 큰 이유는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였다.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서’라고 응답한 비율은 성별에 따라 큰 차이가 있었다.

학교 내 페미니즘 백래시와 성희롱·성폭력의 가장 큰 원인은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사회 인식과 문화’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차별과 혐오에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는 교육계 문화(46.9%), 차별과 혐오 행위에 합리성을 부여하는 언론과 정치권(42.4%), 페미니즘에 대한 반발(37.3%), 교사, 예비교사 대상의 성인지교육 부족(26.2%), 학교 내부의 가부장적 카르텔(25.9%), 학교교육과정에 성평등교육 부재(19.4%), 시·도교육청 내 성평등 업무 전문성 부족(13.9%), 학교 자치기구에 대한 신뢰 부족(6.6%) 순이었다.

학교 내 페미니즘 백래시와 성희롱·성폭력 재발방지를 위한 우선과제로 ‘가해자 처벌 강화’, ‘고발자 회복·지원 강화’, ‘성평등 교육 강화’를 꼽았다.

전교조는 "교육부는 페미니즘 백래시와 성희롱·성폭력 실태에 경각심을 갖고 학교 구성원들의 성차별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즉각 시행하고 지속적으로 점검해나가야 한다."면서 "특히 학습권과 노동권, 생존권을 위협하고 성차별적 학대로 이어지는 페미니즘 백래시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성폭력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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