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만 논설위원

요즘 민생경제가 한마디로 말해 엉망이다. 성장률이니, 실업률이니 거창하게 지표를 보지 않아도 시장이나 동네 가게만 나가봐도 경제가 바닥임을 바로 알 수 있다.
최근 체감으로 느끼는 서민경제가 최악을 맞으면서 자영업자들이 무섭게 무너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추락은 최저임금 인상 이후 그 강도가 갈수록 심각하다. 엊그제 서초동에 가봤는데 4차선 핵심도로변 상가임에도 임차인을 기다리는 빈 상가가 많았다. 인근에 위치한 공인 중개사A씨는 “이 정도 위치라면 과거에는 상가 임대가 나오기 무섭게 새로운 점포가 들어섰지만, 요즈음은 3~6개월 이상 비어있는 곳이 다반사다” 라고 말했다.
지방으로 갈수록 더 심각하다 충남도청이 위치한 홍성군의 경우, 소위 명동골목이라고 부르는 핵심 상업지역에도 빈 가게가 줄을 잇고 있다. 홍성의 한 자영업자는 “폐업은 하지 않았지만 영업은 유지하면서 권리금을 대폭 내려 점포를 내놓은 곳은 일일이 손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문의조차 없다.”라고 한다.
자영업 ‘붕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다. 자영업 현장에선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고 한다. 지역 경제의 바닥을 받쳐주는 서민 경제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자영업은 항상 힘들었지만, 올해 들어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며 급속하게 내려앉는 것은 경제가 주저앉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제조업 가동률이 내려가는 등 경기 하락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체감 경기는 이런 지표들보다 훨씬 심각하다.
여기에 한 목한 것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대표되는 정책 문제의 결과이기도 하다.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면서 하위 층 일자리가 사라지고,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소득 감소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월급이 줄어든 저소득 근로자들이 씀씀이를 더욱 줄이고 있다. 한 마디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이 타격받으면서 밑바닥 경기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심각성을 정치인만 모르는 것 같다. 국회가 두 달 이상 공전해도 서로 내로남불 상대 당 탓만 하고 있고, 정부도 시장에서 먹히는 확실한 처방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막론하고 막말정치폭탄만 쏟아내면서 시간만 보내고 있다.
정치인 자신의 가계는 먹고사는 문제가지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기에 서두를 필요가 없겠지만, 서민들은 더 이상 버틸 힘조차 없다. 이대로 지속하면 자영업자는 물론이고 서민경제는 완전히 회복 불능으로 무너질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서로 좌파 우파 이념 전쟁놀이를 멈추고 심각한 서민경제를 살리는 정책을 머리 맞대고 만들어 확실하게 추진하기 바란다.
안보도 중요하고 치안도 중요한다. 그러나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60년대처럼 절대 빈곤은 없다고 하지만, 현대 경제는 한곳에서 막히면 동맥경화증이 일어나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위험하다. 막힌 경제를 풀어 물 흐르듯이 잘 흘러 기업의 투자를 유발시키고, 근로자는 취업을 하여 소비가 촉진되어 자영업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정책을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고 정책을 만들어 확실하게 추진하기 바란다. 이 모든 것은 여야 함께 책임 이 있지만, 특히 국정을 맡고 있는 정부여당에게 있음을 명심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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