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운 대전․충남재향군인회 회장

6월은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을 추모하고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이번주는 6·25전쟁 도발 69주년을 맞고 있어 전쟁의 아픈 기억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넋이 더 고귀하게 느껴진다.

국가안보 차원에서 호국보훈은 오늘을 살아가는 국민들의 책무이며 도리다. 그러나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호국보훈의 달이지만 그 의미가 점차 퇴색되는 느낌이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호국선열들의 고마움을 경험하지 못한 이 땅의 젊은 세대들이 보훈에 대한 관심이 점점 퇴색되고 있는 것도 걱정이다. 물론 젊은 세대들의 안보불감증을 탓할 수만은 없다. 그들은 안보와 보훈에 대한 참뜻을 되새길 수 있는 것으로부터 거의 단절된 채 살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잘못으로 돌리기도 어렵다.

우리는 이제 제2의 6·25와 같은 참상을 겪어선 안 된다. 튼튼한 국민 안보의식 위에 우리의 경제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방력은 물론 국민 안보의식 수준을 높여야 한다. 우선, 범국민적 안보교육을 집중 실시해야 한다.

대한민국 최고‧최대 안보단체인 재향군인회에서는 본회에서 시‧군‧구회에 이르기 까지 회원 및 젊은세대와 안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매년 반기에 1회 이상 본회 전문 안보교수에 의한 안보강연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대전‧충남회에서는 5월과 10월에 대전과 충남지역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과 남북출입사무소, 제3땅굴 그리고 도라전망대 등지를 찾아 안보현장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또 회관에 보유중인 안보사진 100여점을 이용하여 서해수호의 날이 있는 3월 4째주에 유동인구가 많은 대전역사 등지에서 추모사진전을 비롯하여 을지태극연습 기간중에도 각 기관에 대여를 통한 지역민의 안보의식 강화와 나라사랑 정신 함양에 힘쓰고 있다.

우리 국민이 경제적 풍요와 평화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버린 호국영령들의 값진 희생의 결과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결코, 망각해서는 안 되며 망각할 수도 없는 역사적 교훈이다.

따라서 호국보훈의 참뜻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호국영령들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우리네 일상 속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의 김원홍 서훈과 광복회장의 발언 관련 이념 논쟁 등은 시사하는 바 크다 하겠다.

선열들의 공훈을 되새기고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실천하며 후손에게 정신적 유산으로 물려주는 일은 우리들의 몫인 것이다. 애국지사나 호국용사들의 위상이 바로 서지 않고는 국민의 가치관과 사회정의가 바로 설 수 없음은 너무 자명한 이치다. 이분들이 국권회복과 국가수호의 주인공으로서 응당히 평가받고 존경받을 때 국가안보가 튼튼해지고 우리의 미래도 밝아진다.

오늘날 호국영령들에 대한 숭배는 세계적 추세며 국민의 보편적 가치로 승화돼 있다.

국가와 안보, 전쟁과 영웅문제는 유럽 어디서나 제대로 평가받고 있다. 나라와 겨레를 지키다 희생된 이들의 동상은 크고 작은 도시의 광장이나 거리에서 볼 수 있다. 수많은 무명용사 기념비와 전쟁기념관이 그들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미국에서도 대학은 물론 고등학교에도 그 학교 출신으로 국가를 위해 전사한 참전용사비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주변 어디를 둘러봐도 그들을 기억하는 6·25 기념비를 제대로 볼 수 없고 동상 하나 볼 수 없는 것은 우리가 진정으로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제69주년 6.25기념일을 맞으면서 조용히 음미해야 할 것은 조국을 지켜 온 수많은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살리고 진정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모일 때 비로소 우리가 소원하는 평화통일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의 흔적이 거의 사려져 버린 6월, 그래도 호국보훈의 참뜻을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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