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신 텔레비젼 성형외과 원장

2500여 년 전 그리스 델포이 신전 기둥에 새겨진 말입니다. 세상의 모든 일들에 적용되는 말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의사인 저에게도 가슴에 새겨야 하는 말입니다. 또한 가끔은 환자에게도 해주고 싶은 이야기 입니다. 몇 년 전 일입니다.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여학생이 찾아와 죽고 싶다고 하는 것입니다. 쌍꺼풀 수술을 하였는데 눈이 졸려 보이며 불편하고 쌍꺼풀이 너무 크고 양쪽이 달라서, 남들이 모두 한마디씩을 한다는 것입니다. 수술을 한 병원에 가보니 원래 환자의 눈의 조건이 그런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수술을 한 의사에게도 문제가 있겠지만 수술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환자 본인의 얼굴 전체를 고려하지 않은 과욕이 부른 결과였습니다.
아마도 환자의 눈을 뜨게 하는 근육의 힘이 양쪽이 다르고 힘이 좀 약한 상태였던 것 같았습니다. 거기에 환자는 큰 서양인 같은 쌍꺼풀을 원하였고,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간과하고 시술을 한 의사의 판단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그러한 모습을 요구한 환자에게도 “자기 자신을 알고(Gnothi Seauton), 과욕을 부리지 말라(Meden agan)!”는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결국 재수술을 하여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환자가 남들에게 부끄러워하지 않고 밝은 모습으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용 수술은 성형 수술과는 다릅니다.
성형수술(Plastic and Reconstructive Surgery)은 재건수술을 의미하며 선천성 기형이나 외상에 따른 신체의 변형에 대해 교정과 재건을 목적으로 하는 수술입니다. 이에 반해 미용수술(Aesthetic and Cosmetic Surgery)은 아름다운 신체의 모습, 미적인 목적의 수술입니다.
다시 말해 미용수술은 현재 환자가 가지고 있는 인체의 구조와 조화를 고려하여, 그에 가장 합당한 모습으로 정상적 인체 구조에 손상을 주지 않으며, 아름다운 모습으로 재배치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미(美)의 기준은 각각의 사람마다, 또 사회적인 흐름에 따라, 인종에 따라, 나라마다 모두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까지 자신의 모습에 불만이 없이 잘 지내왔고, 누구도 그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면, 또 자신에게 만족한 삶을 산다면, 굳이 수술을 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연히 누구에겐가 들은 한마디가 마음을 상하게 했거나, 아니면 어디선가 한번 본 부러운 어떤 한 모습이 자신과 비교되어 자신을 움 추리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좀 더 자신있는 모습을 가지기 위해 수술을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 꼭 생각해야 할 것이 “자기 자신을 알고(Gnothi Seauton), 과욕을 부리지 말라(Meden agan)!”라는 것입니다.
의사도 자신의 수술 능력을 냉철히 생각하여 할 수 있는 범위와 그렇지 못한 범위를 환자에게 이야기 해주어야 할 것이지만, 환자도 도를 넘는 욕심을 버리고 전문가의 의견을 참조하여 만족의 한계를 결정해야 항 것입니다.
요즈음 우리나라도 평균 수명이 늘어남으로 인하여, 나이가 들어가면서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의기소침해지는 것 때문에 미용수술을 하고자 하는 분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그 동안 우리나라의 미용수술의 방법이나 기술, 재료 등이 많이 발달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자연스러운 미용성형을 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것들이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도, 또 한없이 젊어 보이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60세인 사람이 20대로 보인다면 아니 30대로 보인다고 해도 이는 무언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요?
몇 년 전의 일입니다.
70대의 할머니가 60대부터 2~3년 간격으로 얼굴의 주름이 생기는 것을 참지 못하여 안면거상술 수술을 받았습니다. 병원마다 수술을 꺼려할 수 밖에 없었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저에게 까지 오셨습니다. 할머니는 허리도 굽어있었습니다. 다른 모든 몸은 70대인데 얼굴만 20대이기를 원한다면 이는 바람직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본인은 거울을 보고 얼굴만 볼지 모르지만 다른 이들은 모두를 보는 것입니다. 또 본인은 거울 속의 자신의 눈이나 코만 보일지 모르지만 다른 이들은 얼굴 전체의 조화를 보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자기 자신을 알고(Gnothi Seauton), 과욕을 부리지 말라(Meden agan)!”를 가슴에 새겨야 할 것입니다.
이는 외모 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모든 삶에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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