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구 부구청장 이성규


2023년의 봄은 여느 해보다 산불에 관한 뉴스를 많이 접했을 것이다.

대전도 예외는 아니었다. 4월의 대전도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했다. 금산서 발생한 산불은 동풍을 타고 대전 서구로 번져 3일 동안 산직동, 장안동 일대 708ha를 태웠다. 산림청에 따르면 피해 면적이 100㏊ 이상인 대형 산불이 동시에 진행된 건 1986년 산불통계 발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23년 하반기에 발생한‘엘니뇨’가 2024년 상반기까지 영향을 미쳐 전 세계 곳곳에서 폭염과 홍수,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고, 현재까지 그리스 산불(23년 8월), 캐나다와 칠레 산불(24년 2월) 등 ‘메가파이어’로 불리는 초대형 산불이 속출하고 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엘니뇨가 발생하면 지구온난화가 더욱 가속되어, 예측할 수 없는 기상이변이 발생할 확률이 커진다고 알려져 있다.

2023년의 금산-대전 산불을 반추하면서, 다시 발생할 수 있는 대형 산불에 대비하여 대덕구는 대도시 주요 산(계족산) 산불진화 전략 작성, 일반공무원진화대 편성, 산불감시 및 진화인력의 확충, 산불기계화·고도화 시스템 활용 훈련, ‘10 MUST-DO’행동 요령, 드론을 활용한 산불예방 홍보 등 강점은 강화하고 단점은 보완하였다.

그리고 현재 우리 구는 봄철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상시 운영하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신속한 초기 진화를 위하여 소방서, 경찰서 및 군부대 등과 연계하는 산불감시 및 진화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산불집중 기간 외에도, 산림청 산불경보에 따라 본부를 운영하여 대응 태세를 유지한다. 그러나 산불은 행정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사회재난’이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가뭄 자체가 산불을 발생시키는 직접 요인은 아니다. 비가 오지 않아 산림 내 토양의 수분이 일정 수준 이상 떨어지면 산불의 규모는 커질 수 있다. 산불 발생의 원인을 살펴보면 쓰레기 태우기, 불법소각 등 법률에서 금지한 사람에 의한 불법행위 및 부주의가 대부분이다. 오랫동안 시간과 정성을 들여 가꾼 숲이 사라지는 것이다. 소중한 숲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다.

인디언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자연은 조상에게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에게 빌려온 것이다.” 우리 세대는 자연환경을 잘 가꾸어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한다.

때를 가리지 않는 산불위험으로부터 숲을 지키는 첫걸음은 대덕구민 여러분의 관심에서부터 시작된다. 재난 예방에 적극 동참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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