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석 병무청 차장

병무청과 국군의무사령부는 병역의무자들의 입영 전후 건강지표를 공동으로 분석하여 “군대가면 키가 크고 건강해진다”는 속설을 데이터로 입증한 바 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입영 전후 신체검사를 받은 병역의무자 61만여명의 신장, 체중, BMI, 혈압과 같은 건강지표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입영 후 대사증후군 위험요소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통계적 수치로 확인하였으며, 군대가면 키 크고 건강해진다는 속설을 데이터를 통해 최초로 확인한 것이다.

이처럼 데이터를 분석하여 현상을 판단하고 정책 수립에 활용해서 객관적‧과학적으로 행정을 수행하는 방식을 ‘데이터기반행정’이라 한다.

’22년 말 챗GPT가 공개되고 불과 1년 사이 생성형 AI는 일상에 빠르게 자리 잡아가고 있고, AI 발전에 필요한 데이터의 중요성 또한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4년 뒤에는 현재 10배 이상인 196조원에 달한다는 예측(IDC 월드와이드 리서치 그룹)도 있다. 데이터가 중심인 시대에 와 있는 것이 분명하다.

포스트 코로나, 인구감소와 같은 급격한 환경변화 아래에서 대두되는 사회 현안을 데이터를 통해 발굴하고 최적의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데이터기반행정’은 지능정보화 정부혁신의 중요한 기반이라 할 수 있겠다. 병무청은 대국민 서비스와 공정병역 이행을 위해 데이터기반의 지능정보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대국민 서비스로 상담로봇 ‘아라’를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 맞게 민원서비스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제공하는 것이다. 문자로 대화하듯이 질문하면 상담로봇이 이를 이해하고 학습된 자료를 기반으로 답변하는 민원상담 서비스이다. 이를 위해 민원인이 자주하는 질문이나 병역법령, 민원 요청사항에 대해 지속적으로 데이터 분석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병역의무자들의 궁금한 사항을 분석하여 최적의 답을 찾아내는 것이다.

또한, 병역면탈 범죄를 단속‧적발하는 특별사법경찰 업무에도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사이버 상에서는 병역면탈을 시도하고 조장하기 위한 많은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다. 병무청 특별사법경찰은 이를 단속하기 위하여 병역면탈 게시물의 주요 패턴, 키워드 등 조장정보의 변동 추이를 선제적으로 분석하여 수사 기초자료로 사용하고 있다.

세계는 데이터‧인공지능‧클라우드와 같은 혁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을 재편하고 있다. 병무청도 이에 발맞춰 디지털플랫폼정부 정책추진과 병무행정 혁신을 위한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수립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다변화된 현대 사회를 병무행정 측면에서 정확하게 진단‧예측하여 병무정책 추진에 활용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범부처 협업으로 유관기관 간 데이터 결합‧공유 노력을 통해 효율적 병역자원 관리와 사회문제에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다.

추측이나 예상 또는 관례대로 해오던 방식이 아니라 데이터를 분석하고, 증명된 데이터를 정책에 활용함으로써 병역의무자들이 병역이행 과정에서 보다 나은 병무행정 서비스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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