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영 대전지방보훈청 복지팀장

지난 4월 미스터 션샤인의 실존 인물인 황기환 지사의 유해 봉환에 이어 15일에 순국선열의 날을 앞두고 머나먼 이국땅, 하와이에서 독립운동을 하신 故 정두옥 지사 부부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되었다. 조국을 떠난지 120년 만에 꿈에도 그리시던 고국산천에서 영면하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만리타국에서 외로이 잠들어 계신 애국선열들이 많다.

이처럼 조국의 독립을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 곳곳에서 기꺼기 목숨을 내놓은 수 많은 순국선열들의 희생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기 위해 순국선열의 날을 제정하였으나, 이 날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한국 독립운동의 구심체였던 대한민국임시정부는 1939년 11월 21일 임시의정원 회의에서 지청천, 차이석등 6인의 제안에 따라 1905년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찬탈당한 날인 11월 17일의 치욕을 잊지 않고 광복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이날을 순국선열공동기념일로 제정했다.

이후 광복 전까지는 임시정부 주관으로 순국선열의 날 행사를 거행했고 1946년부터는 민간단체에서 1962년부터 1969년까지는 국가보훈부에서 1970년부터 1981년까지는 다시 민간단체 주관으로 현충일 추념식에 포함 거행했다. 그러다가 독립유공자 유족들의 오랜 여망과 소원에 따라 1997년 5월 9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면서 정부기념일로 복원돼 그해 부터 국가보훈부 주관 정부행사로 거행해 오고 있으며, 올해로 제84회를 맞는다.

올해 정부기념식은 순국선열추념탑에서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육사지사의 詩 “꽃”의 한 구절인 “저버리지 못할 약속이여” 라는 주제로 독립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으셨던 순국선열의 강인한 의지와 고귀한 헌신을 기억하는 내용으로 개최된다.

오늘의 이 소중한 자유와 평화는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으로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다시금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북쪽 툰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 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작거려 제비떼 까맣게 날아오길 기다리나니 마침내 저버리질 못할 약속이여 - 이육사 ‘꽃’ 중에서

저작권자 © 대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