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 체험교육 통해 양봉의 중요성을 널리 홍보할 터”

▲ 강재선 한국양봉협회 부여군지부장이 부여군 초촌면 양봉체험 학습장에서 기념 촬영한 모습.

소위 잘 나가던 직장을 다니다 정년 퇴직한 후 누구보다도 꿀벌 사랑에 푹 빠진 양봉인이 있다. 충남 부여군 초촌면 진곡리와 공주시 탄천면에서 양봉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양봉협회 강재선(71·꿀사랑협동조합 회장) 부여군지부장이 그 주인공. 강 지부장은 "'꿀벌이 사라지면 인간도 살수 없다'는 신념으로 꿀벌은 각종 채소와 과일 재배에 없어서는 안될 곤충인만큼 우리 모두가 소중히 보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지부장을 만나 양봉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양봉업과 인연을 맺게 된 이유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직장을 퇴직한 후, 고향에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충남 부여에 국비 13억을 유치하여 농촌체험마을 (친환경까치마을)을 어렵게 조성하였으나, 고향 분들이 농사일에 분주한 관계로 농촌체험에 관심이 적어 직접 체험을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마침 꿀벌을 가지고 체험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꿀벌을 기르게 되었습니다.

▲양봉업이 다른 농축산업에 비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양봉업이 왜 어려운지 말씀해 주시죠.

과거에도 양봉업이 다른 농축산업에 비해 어려웠던 것은 아닙니다.
최근 2년간 꿀벌의 사라지고 벌집이 붕괴되는 현상이 발생해서 매우 어려워진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벌집붕괴현상의 정확한 이유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다만 꿀벌집에 기생하는 바이러스나 응애의 방제약품에 대한 내성의 증가로 방제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기후변화로 인한 새로운 질병에 대한 처방약이 개발되어 있지 않다는 보고도 있으며, 농민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전되면서 드론의 고농도 농약살포가 일반화 되면서 꿀벌의 피해가 많을 뿐 아니라 그 농약성분 중 네오닉 성분은 꿀벌의 신경을 마비시켜 귀소 장애가 있게 한다는 보고가 있을 뿐입니다.

▲부여군의 양봉농가 규모는 어떻게 되고, 현재 지부회원수는 얼마나 되나요?

부여군의 양봉농가수는 234농가 이고요, 취미로 몇 통씩 기르는 농가를 다 합치면 270여 농가가 됩니다. 신고된 사육군수는 25,000군이 되며, 현재 양봉협회 부여군지부 회원은 121명 입니다

▲우리나라 양봉산업이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들었습니다. 부여군지부장으로서 현재 우리나라 양봉산업의 현실은 어떤지 말씀해 주시죠.

세가지 측면에서 원인을 들 수 있습니다.

첫째는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벌집붕괴현상을 아직까지는 막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열심히 꿀벌을 키워도 겨울지나 봄에 벌통을 열어보면 벌이 없어지니 그 상심은 말할 수 없겠지요.

둘째는 꿀벌의 중요 소산물인 벌꿀의 유통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금년에 생산된 천연벌꿀이 설탕액을 먹인 사양꿀의 공공연한 유통과 베트남 등 외국산 벌꿀의 수입이 많아지면서 국산 벌꿀이 전년도의 20% 수준 정도 밖에는 팔리지 않고 있어 양봉농가의 수입이 급격하게 줄어 들고 있어 양봉농민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셋째는 밀원수의 남벌입니다.
우리나라 꿀의 70% 이상은 아카시아꿀인데 도로와 산을 정비하면서 꿀이 많이 나오는 아카시아 나무를 마구 잘라내고 있어 문제입니다. 시도별로 별도로 밀원수 단지를 조성을 하고는 있으나 그것은 일부 양봉업자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충남 도내에 산재해 있는 일반 양봉농가들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아카시아 나무의 남벌을 우선 지양하고 다른 밀원수를 심는 대책도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과 같이 꿀벌을 잘 키우기도 어려운데 벌꿀을 생산할 수 있는 확률도 낮고 또한 생산한 벌꿀의 판매도 용이치 않습니다.
또한 2029년도부터는 베트남 벌꿀이 무관세로 수입될 수 있도록 FTA상 허용하고 있으니 양봉업은 사면초가의 입장에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요즈음 양봉인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계속 양봉을 해야될 지에 대해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귀농귀촌 희망자 중에 양봉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귀농귀촌 한다던지 아니면 직장 퇴직자 중에 양봉에 관해 관심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농업도 그 분야에 정확히 알고 시작하지 않으면 어려운 게 사실이지요.

양봉은 초기자본이 적게 들고 막연하게 적은 공간에 작은 곤충을 기르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특히 양봉기술에 대한 기초지식을 양봉관련 서적이나 양봉세미나를 통해서 습득한 다음, 양봉도 여러 분야가 있는데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잘 정해야 합니다. 단순히 꿀만 따는 양봉은 장래 어렵다고 보아야 할 겁니다. 왜냐하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천연벌꿀을 채밀할 수 있는 확률이 50~60% 정도 밖에 안됩니다.

그렇다면 양봉의 어느 분야에 종사할지를 잘 생각해야 합니다. 양봉에는 비닐하우스 과채류 재배 (딸기, 수박, 메론, 토마토 등)가 많아지면서 화분매개벌(수정벌)을 공급할 수도 있고, 화분매개벌을 육성해서 벌통을 매도하는 방법도 있고요, 로얄제리의 생산, 최근에는 체험양봉도 한 분야로 정착하고 있습니다.

▲양봉업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요. 그리고, 소비자들에 하고 싶은 말씀은?

대부분 양봉은 꿀이 중요하다고 알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양봉은 그 보다는 훨씬 지구상의 화분매개기능이 중요한 것이지요. 열매 맺는 식물의 70%는 꿀벌의 화분매개기능에 의존하고 있다고 얘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화분매개의 가치를 12조원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꿀벌이 적거나 없어지면 인간과 동물의 먹거리에 큰 문제가 생깁니다. 간단히 생각해 보면 초겨울의 딸기나 이른 봄부터 나오는 수박, 메론, 토마토 등은 비닐하우스에 벌통을 넣어서 화분매개가 이루어진 결과 우리의 먹거리가 생산된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양봉업은 인류의 생존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축산업의 중요한 한 축이 되는 거지요,

다음으로 소비자들에 드리고 싶은 말씀은 꿀에 있어서의 가짜꿀 논쟁입니다. 즉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 꿀병 밑바닥 부분에 결정이 됩니다. 이를 두고 가짜꿀로 단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전혀 과학적이지 않습니다.
꿀의 주성분은 포도당과 과당 및 무기질, 비타민 등이 혼합되어 있는 식품입니다만 포도당 성분은 영상 15도 이하로 내려가면 결정이 되기 때문에 겨울을 추운 데서 지나게 되면 결정이 됩니다.

또한 아카시아나 밤나무 같은 목본식물에서 채취한 꿀은 과당 성분이 많아서 잘 굳지 않지만 초본식물(유채, 자운영 등)에서 채취한 꿀은 포도당이 많아 쉽게 굳게 됩니다. 이룰 두고 가짜꿀이라고 하시면 안 됩니다. 결정된 꿀은 따끈한 전기방석에 감싸서 하루 저녁만 두면 원래의 형태로 복원되니 이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국양봉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시죠.

한국은 양봉 후진국입니다. 일반 제조업은 발달되어 있지만 양봉업은 중국보다도 훨씬 뒤져 있습니다. 원래 토종벌은 있었지만 바이러스로 인해 90% 이상이 폐사했고, 우리나라 양봉의 역사는 백여년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양봉의 전문가도 적을뿐더러 양봉인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대학의 학과도 없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양봉전문가의 양성이 시급한데 교육 인프라도 거의 없는 게 현실이고요. 요사이 양봉의 필요성이 급격하게 대두되고 있긴 하지만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양봉에 대한 범국가적이며 체계적인 투자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양봉수의사도 배출해서 질병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고요.

또한 수입 쇠고기가 수입되더라도 국산 쇠고기의 영역이 뚜렷이 있듯이 꿀도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천연벌꿀의 브랜드로 시장을 지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지부장님의 앞으로의 꿈과 목표에 대해 말씀에 주시죠.

저는 금융인으로 직장생활 하다가 퇴직 후 귀농한 케이스입니다.

현재 부여에서 꿀사랑협동조합을 운영해서 양봉인들이 생산한 꿀과 화분 등을 주로 인터넷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유통의 중간역할을 하고 있으며, 부여 양봉 농민들에게 양봉자재를 저렴하고 편리하게 공급하는 역할도 하고 있어서 양봉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양봉 농민들에게 수시로 양봉세미나를 개최하여 양봉관련 지식을 나누고 있습니다.

또한 초중고의 학생들은 물론 어린이집까지 양봉 체험교육을 통해서 양봉의 중요성을 홍보하며 자연생태계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 일들을 계속함으로써 양봉인의 한사람으로 남은 삶을 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재선 한국양봉협회 부여군지부장= 충남 부여군 초촌면이 고향으로 충남대학교 경영학과 졸업,동 대학원 졸업,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 AMP 과정을 거쳤고, 증권감독원(현 금융감독원),현대투자신탁(주) 상무이사,
충남테크노파크 전문위원,(사)한국녹색산업진흥협회 대전충청지부장,단국대학교 특강교수(회계학,부자학),친환경까치마을 영농조합 법인대표,꿀사랑협동조합 회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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