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논설고문


대한민국이 대립과 반목으로 극심한 사회갈등을 겪고 있다. 참으로 위험천만한 사회상황이다. 그 주역은 단연 정치다. 국민을 이분법으로 재단하고 있다. 이른바 좌파와 우파개념이다. 여기에 진보와 보수라는 개념을 추가하고 있지만 좌파는 진보 우파는 보수라는 개념은 다소 논란의 여지를 안고 있다. 보수라고 해서 진보적 성향이 없다는 것은 논리의 모순이기 때문이다. 경제력이나 이념 성향을 보면 이른바 좌파가 더욱 보수적인 성향도 엿볼 수 있다. 엄청난 부의 축적한 사람들이 좌파라는 이름 속에 머무는 것을 볼 수 있다. 정치적인 이해관계 속에서 좌우를 넘나드는 철새 정치도 볼 수 있다. 가치관과 정치이념, 철학이 오락가락하는 인물들을 너무나 많이 목도하는 현실이다. 정치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것이지만 대한민국의 정치사는 이를 둘러싼 정쟁으로 얼룩진 투쟁사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는 좌우 대립 속에 보복과 단죄의 후속 조치가 늘 수반됐다. 이른바 핑퐁식이다. 그러다 보니까 국민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지 늘 좌고우면해 왔다. 이제는 아예 좌파와 우파라는 이분법이 극명하게 대립하는 국민 분열의 정치 시대를 맞고 있다. 정치가 만들었다. 다만 중도층이라는 이름으로 편들지 않고 묵언수행 하는 국민 층이 다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정치 세력들의 교묘한 구애 전략을 쥐어짜게 만드는 요인이 되는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까 거짓 선동이 난무하고 가짜뉴스로 국민을 기만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요즘 대한민국은 지난 대선 3일 전에 가짜뉴스로 도배하며 과거 김대업 사건을 방불케 하는 조작적 허위뉴스를 전달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이른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대선에 개입해 관련자들이 감옥살이했다. 그런데도 지난 대선에서도 멈추지 않고 과거 김대업 사건과 같은 조작적으로 허위사건을 진실인 양 꾸며 가짜뉴스를 대대적으로 퍼트려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시도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절대 간단치 않은 사건이다. 작위적인 허위보도로 국민을 속이고 정권을 찬탈하려는 문력 쿠데타 같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 지난 일이라고 덮어버리기에는 너무나 엄청난 사건임이 틀림없다. 이런 언론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벌이는 것은 언론탄압이라고 항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잘못하고도 마치 정당한 언론의 사명을 다한 것처럼 반발하는 것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을 기만한 행위를 넘어서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필력에 의한 쿠데타라는 지적이 거세다. 이런 보도가 정확한 사실을 검증하지 않고 대선 3일 전부터 동시에 지상파, 종편까지 가세하고 인터뷰를 조작해 편집해 보도했다는 사실은 다분히 의도성을 띠고 있다. 한결같이 좌 편향 언론들이다. 잘못을 사과하는 종편방송사도 있었다. 아무리 정치가 가는 길이 권력 쟁취라고 하지만 언론까지 부화뇌동하며 본연의 자세마저 내팽개친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미 정론직필의 언론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진배없다. 이는 여야의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근간부터 뒤흔드는 악질적인 문력 쿠데타 세력과 다름없다. 어떤 세력들이 작당해 국민을 속이는 짓을 자행했는지 언론사, 정치인, 관련 인물 등 모조리 조사해 엄중 처벌해야 한다.

이분법의 논리는 비단 정치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교육계도 마찬가지다. 노조가 생긴 이후 교육계도 사실상 좌파와 우파의 대립적 개념이 파고들었다. 좌파교육감, 우파 교육감이라든지 진보교육감, 보수교육감이란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 정당을 표방하는 교육감선출이 아닌데도 그렇다. 이러다 보니까 일선 교육 현장은 말이 아니다. 교육이 발전하고 미래비전을 그려야 하는데 노동자, 근로자로 변한 선생님들이 그려내는 현실과 학부모들이 바라보는 현실은 너무나 동떨어져 각자도생이 되고 있다. 학교 교육을 믿는 것이 아니라 사교육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엄청난 사교육비 부담은 당연히 뒤따를 수밖에 없다. 허리가 휠 정도의 사교육비 지출이다. 결국 그 피해자는 학부모들이다.

요즘 서이초 교사 사건 이후 잇따르고 있는 교사들의 자살 사건이 사회적 충격을 더하고 있는 가운데 교권 보호와 아동학대법의 대치 상황이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어쩌다가 교육 현실이 이처럼 참담한 상황을 맞고 있는지 안타깝다. 이를 조장한 세력들은 이 현실에 답해야 한다. 교권이 추락하는 현실 곳곳에서도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좋은 말만 골라서 하는 것도 모순이다. 어린이 교육 현장에서조차 어린이집 교사와 학부모 간 극단적인 행동이 오가는 상황이다. 겉모습만 화려하고 첨단 교육환경을 지향하고 있지만 이런 교육은 사상누각이 될 우려를 낳고 있다. 정치 못지않을 정도로 곪아 터진 교육계의 개혁과 자성 없이는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는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이념교육과 그릇된 역사교육의 폐해까지 걱정되고 있다.

더욱 한심한 곳은 정치판이다.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각종 불법 범법행위 의혹으로 얼룩진 현실이 참담할 정도다. 여기에는 모두가 검은돈이 주범이다. 청렴해야 할 정치인들이 국민 앞에 모범을 보이기는커녕 시정잡배 같은 행각을 일삼고 있다는 점에서 실망이 매우 크다. 이미 벌어진 행위조차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식의 구차한 변명과 거짓말로 둘러대는 것을 보면 더욱더 가관이다. 도대체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 의식은 전혀 없고 비겁한 책임 전가만이 난무하고 있다. 오히려 국민 분열을 조장하고 국민을 들먹이는 가소로운 모습조차 서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후안무치가 극치를 이룬다. 국민을 하나로 결속해 화합하고 세계를 향해 생산적으로 달려 나가야 하는데 정치는 늘 싸움판이니 국민 걱정이 날로 더해지고 있다. 분열의 대한민국을 끌고서 어디로 가고자 함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국민은 저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기할만한 모습이 있다. 최근 세종대왕 기념관에서 베풀어진 세종대왕 전통예술경연대회에서 우리의 젊은이들이 무용과 민요, 판소리, 기악, 타악 등 다양한 부문에서 전통예술의 수준 높은 기량을 보여줬다. 우리 젊은이들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지켜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그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한 끊임없는 자구노력이다. 사회지도층과 정치인들도 이같이 곳곳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평범한 국민의 비범한 일상을 살펴보며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나아가 진정 국민과 나라를 생각한다면 소아병적이자 소모적인 분열 정치 행각을 당장 멈춰야 한다. 지금은 평지풍파를 일으킬 그럴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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