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정 대전지방보훈청 복지팀장

한여름 무더위와 장마가 지나고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요즘이다. 올 여름은 유난히 무덥고 장마 피해가 많아서 새로운 절기가 주는 변화는 더욱 소중하고 고맙게 느껴진다.

올해는 6.25전쟁이 일어난 지 73주년 되는 해로 다가오는 9월 15일은 인천 상륙 작전이 일어났던 날이다. 인천 상륙 작전은 몇 해 전 영화로도 상영되어 많은 이들이 기억하기도 하지만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는 명언을 남긴 맥아더 장군의 전공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인천 상륙작전은 1950년 6월 25일 기습적인 북한의 남침으로 사흘 만에 서울이 함락되고 순식간에 대한민국 국군이 낙동강 전선까지 밀려 있던 때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지휘 아래 조선인민군이 점령하고 있던 인천에서 유엔군과 대한민국 국군이 합동하여 조선인민군의 후방을 타격하고 전세를 반전시킨 군사 작전으로 약 열흘 동안 3단계에 걸쳐 이루어져 월미도 점령, 인천항 주변 확보, 서울 점령으로 진행됐다.

이 작전이 성공하면서 당시 열세에 있었던 6.25 전쟁의 전황을 단숨에 뒤집어 약 보름 만에 38도선 이남을 모두 회복하고 서울 수도 탈환의 성공으로 유엔군의 사기를 높이고 북한군의 사기를 결정적으로 떨어뜨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상륙작전은 한국 전쟁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전세의 역전과 유엔군의 힘을 강화시키고 국제적으로도 동맹국들의 결속을 강화해 동맹국 간의 협력을 촉진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정전 이후 70년이 흐른 현대를 살아가는 세대들에게 6.25 전쟁은 잊혀진 전쟁으로 기억될 수 있지만 여전한 남북 간 긴장과 갈등, 세계적 신냉전 질서 속에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 구도 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례를 보더라도 전쟁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음을 기억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참전용사의 헌신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편 지난 7월 27일은 한국 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도와준 참전국과 참전용사의 헌신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유엔군 참전의 날,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이 개최되어 유엔 참전국 대표, 참전용사와 가족 등을 초청해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하고 영웅의 제복 전달식을 했다.

우리나라를 방한한 한 노병은 “참전은 내가 살면서 가장 잘한 결정이라며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같은 선택을 할 것” 이라며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을 이룬 한국인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라고 감격해했다.
이날 아리랑을 함께 부르는 참전용사들의 모습에 뭉클함이 느껴졌다. 국적과 나이는 다르지만, 자유민주주의를 향한 염원을 가지고 낯선 땅에 와 목숨을 걸고 함께 싸운 이들이 어느새 백발의 노병이 되어 다시 이 나라에 올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세계 주요 7개국에 가입할 정도로 강국으로 성장했지만,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풍요로운 삶이 거저 얻은 것이 아님을 기억하고 조국을 위해 희생, 헌신하신 참전용사와 선열들의 정신을 이어 나가야 할 것이다.
더불어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예우하고 존중해야 안보와 평화를 튼튼히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보훈 문화 정책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보훈 문화 정책이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대한민국의 뿌리를 굳건히 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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