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복 논설위원
입추(立秋).
아직은 복중(伏中)
무더위 속을 허덕여도
가을은 이미 저만치 와 있다는
그런 말일게다.
씨 뿌려 소중이 자라는 것들을
추수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늦뿌려 해 가기전
거두지 못할 것이라도 있을까봐
이제라도 정성을 다해
키워내라는 그런 말일게다.
수고 했다고..
이젠 가을에 들어 선다고
입추(立秋)란다.
그럼에도 태양이 더욱
뜨겁게 타오르는 것은
이 여름에 행여 못다한 일들을
짧은 가을 그리고 긴 겨울이 오기 전
어서 서두르라는, 그런 말일게다.
또, 가을이 오고 있다고
아직도 심중에는
뿌려 보지도 못한
숱한 씨앗들이 그대로인데
무심하게도 세월은 벌써
가을을 보내 왔으니
뿌린대로 거두리라는 추상 보다
더 냉정한 그런 뜻인 것을,
어느듯 이제는 가을을
얘기 하여야 한다.
우리들의 가을 들녁에는
추수 할게 무어 있는지를…
* 백원기 작가의 입추 이야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그래 봐야 양력 팔월 칠일이면
보따리 쌀 준비를 해야 되는데
입추 때는 벼 자라는 소리에
동네 개가 놀라 짖는단다
입추는 입동이 올 때까지
가을이란 이름표 달기 위해
첫 문을 여는 날
낮에는 늦더위가 발악하지만
밤이 오면 서늘한 바람에
너나 나나 미소 지으며 잠을 잔다
입추가 오면
옥수수 하모니카를 입에 물고
축가를 부른다
온 세상사람 함께 모여
아름다운 화음의 노래를 부른다
- 기자명 김태선
- 입력 2023.08.08 16:54
- 수정 2023.08.0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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