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복 논설위원

입추(立秋).

아직은 복중(伏中)

무더위 속을 허덕여도
가을은 이미 저만치 와 있다는
그런 말일게다.

씨 뿌려 소중이 자라는 것들을
추수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늦뿌려 해 가기전
거두지 못할 것이라도 있을까봐
이제라도 정성을 다해
키워내라는 그런 말일게다.

수고 했다고..

이젠 가을에 들어 선다고
입추(立秋)란다.

그럼에도 태양이 더욱
뜨겁게 타오르는 것은
이 여름에 행여 못다한 일들을
짧은 가을 그리고 긴 겨울이 오기 전
어서 서두르라는, 그런 말일게다.

또, 가을이 오고 있다고

아직도 심중에는
뿌려 보지도 못한
숱한 씨앗들이 그대로인데

무심하게도 세월은 벌써
가을을 보내 왔으니

뿌린대로 거두리라는 추상 보다
더 냉정한 그런 뜻인 것을,

어느듯 이제는 가을을
얘기 하여야 한다.

우리들의 가을 들녁에는
추수 할게 무어 있는지를…



* 백원기 작가의 입추 이야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그래 봐야 양력 팔월 칠일이면
보따리 쌀 준비를 해야 되는데

입추 때는 벼 자라는 소리에
동네 개가 놀라 짖는단다
입추는 입동이 올 때까지
가을이란 이름표 달기 위해
첫 문을 여는 날

낮에는 늦더위가 발악하지만
밤이 오면 서늘한 바람에
너나 나나 미소 지으며 잠을 잔다
입추가 오면
옥수수 하모니카를 입에 물고
축가를 부른다

온 세상사람 함께 모여
아름다운 화음의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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