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웅 국가보훈부 대전지방보훈청 보훈과장

“..........전략(前略) 대한 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천국에서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안중근 의사가 사형 집행전에 남겼던 유언의 일부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올해도 어느덧 8월에 접어들었고, 8월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국경일이 있다. 바로 앞으로 다가올 제78회 광복절이다.

광복절은 1945년 8월 15일 잃었던 국권을 회복하고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의 정부수립을 경축하며 독립정신의 계승을 통한 국가발전을 다짐하기 위하여 1949년 ‘국경일에 관한 법률’로 제정되었으며, 3·1절, 제헌절, 개천절, 한글날과 함께 대한민국 5대 국경일로 지정되어 있다.

올해도 제78회 광복절을 맞아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국가보훈부 및 각급단체 등 전국각지에서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유해를 찾지 못해 위패로 모셔졌던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묘가 복원되고 부인 최 엘레나 여사의 유해도 국내로 봉환돼, 부부가 나란히 서울현충원에 합장될 예정이다. 최재형 선생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직접 후원하고 연해주 항일 독립운동을 이끈 지도자로, 부인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 여사 역시 평생 남편 옆을 지키며 도왔지만, 1952년 사망한 뒤 유해가 70여년 동안 키르기스스탄 공화국 공동묘지에 묻혀 있었다.

지난 7월 15일, 천안 독립기념관에서는 학생 독립운동가를 위한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이 열렸다.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은 독립운동으로 부당한 징계를 받아 학업을 포기해야 했던 학생독립운동가를 위해 마련한 명예졸업식 캠페인이다. 그간 국가보훈부에서는 학생 독립운동 참여 학교의 학적부 등 독립운동 사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독립유공자 발굴‧포상을 통해 한 분의 독립운동가라도 더 찾아 합당한 예우를 다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국가보훈부 공훈전자사료관 내 퇴학 기록과 복원 가능한 사진이 남아있는 학생 독립운동가 중 후손들의 동의를 받아 94명을 선정했다. 빙그레는 졸업식을 맞아 참석자들에게 명예 졸업장과 졸업앨범을 제작해 전달했다. 졸업앨범은 독립운동가들의 사진을 바탕으로 AI 작업을 통해 졸업 당시의 모습을 복원한 사진을 실었다. 이번에 전달한 졸업앨범 외에도 독립운동가들의 활동내용을 기록한 기념 졸업앨범을 추후에 배포할 예정이다.

또한,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의 실존 인물인 황기환 애국지사의 유전자(DNA) 정보가 국가 관리기록으로 영구 보존된다. 유럽과 미국을 넘나들며 조국의 독립과 해외 한인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헌신하시던 황기환 지사님은 1923년 4월 17일, 미국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순국하셨고 마운트 올리벳 묘지에 안장됐으며, 지난 4월 황 지사의 유해를 순국 100년 만에 고국으로 봉환하기 위해 파묘하는 과정에서 시료를 확보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유해의 훼손 상태가 심해 감정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다양한 분석기법을 적용해 2개월 만에 유전자 정보 획득에 성공했다. 황 지사는 37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으며 가계가 알려지지 않아 그간 유족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국가보훈부는 황 지사의 유전자 정보를 국가 기록으로 영구 보존하고 유족을 찾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이처럼 독립된 조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인생의 가장 빛나는 청춘, 하나뿐인 목숨을 초개와 같이 던지신 선열들이 계셨기에 우리는 마침내 광복의 위대한 역사를 이룰 수 있었으며, 또한 광복 이후에도 선열들이 남겨주신 불굴의 독립정신으로 국난이 닥칠 때마다 한마음으로 단결하여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또 문화강국으로, 놀라운 성공의 역사를 쓸 수 있었다.

국가보훈부는 앞으로도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억하고, 머나먼 타국에 잠드신 독립영웅들의 유해를 하루라도 빨리 조국과 국민의 품으로 모실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을 구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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