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논설고문


요즘 대한민국은 툭하면 정치싸움이고 노조 투쟁이다. 무슨 문제가 그리 많은지 국민은 헷갈린다. 도무지 정리 정돈이 되지 않고 있다. 한동안은 간호법, 양곡법을 가지고 난리를 부리다가 요즘은 후쿠시마 오염수(처리수) 문제를 놓고 극한대립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모두가 윤석열 정부를 향한 포문이자 이슈다. 여기에다 노란봉투법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각종 이슈를 내세우며 파업 투쟁에 나서고 있다. 야당은 국회 집단농성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극대화하고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노량진 수산물시장을 비롯해 전국의 수산물시장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돌진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을 이처럼 생각하고 있었다고 하니 눈물겨울 정도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 발표도 믿지 못하고 정부나 세계적인 주요 국가들이 내놓은 결과물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야당의 한결같은 논리이자 주장이다.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 바다를 당장이라고 오염을 시킬 것 같은 행보를 하고 있다. 연일 이 이슈를 가지고 침을 튀기고 있다. 국민은 과거 광우병 파동처럼 좀처럼 휩쓸리지 않고 있다는데 헛김이 빠질 정도다. 틈만 나면 광우병, 세월호, 사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이르기까지 이슈마다 각종 괴담이 단골 메뉴로 등장하며 국민이 볼모가 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점입가경인 것은 서울 양평 간 고속도로 건설 문제와 관련된 특혜시비다. 대통령 부인의 인척들이 소유한 곳으로 고속도로가 이어진다며 야당이 문제를 제기하자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이 이를 백지화하는 초강수를 들고나왔다. 가짜뉴스와 허황한 주장에 정면승부를 건 것이다. 서울과의 15분 거리로 만들고자 한 주민들의 기대와 바람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나들목인 IC와 분기점인 JCT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이슈를 제기하며 개망신을 자초했다. 마치 특혜를 주기 위해 노선을 바꾸었다는 주장으로 공격을 시도하며 정치적 반사이익을 챙기려고 했지만, 이는 계산 착오였다. 오히려 전 총리가 나들목 부근에 땅을 가지고 있어 집중 표적이 되고 말았다. 마찬가지로 또 다른 전 총리의 세종 땅 부근의 나들목 신설로 땅값이 4배 이상이나 급등했다는 사실이 등장하면서 이른바 ‘내로남불, 아전인수’의 극치를 이룬 상황을 맞았다. 심지어 부동산 투기로 국민적인 손가락질을 받은 야당 국회의원이 양평 현장을 답사한다고 찾아가자 후안무치한 행동이라며 비난이 쏟아졌다. 더욱이 이 노선과 관련해 이미 자당 관련자들이 이슈를 제기하고 수정안이 마련된 사실이 드러나 국민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 가짜뉴스들로 재미를 보던 습성을 버리지 못한 듯하다.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끌을 보는 행각이란 손가락질이 나오는 이유다. 결과는 양평주민의 숙원사업이 현재로서는 백지화되어 피해자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슈를 제기한 야당이 책임을 져야 한다. 치고 빠지는 비겁한 방식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국민의 여론이다.

각종 법안을 양산하는 국회의 행태도 문제다. 다수당의 횡포에 가까운 법률이 아무런 합의나 다수 여론의 검증이 없이 국회를 통과하고 있다. 그 일련의 과정을 보면 수준 이하다. 벌써 간호법과 양곡법이 모두 대통령거부권으로 무산되었다. 집단이기주의에 편승하여 몰아붙인 법 제정의 문제점이다. 좋은 법이면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런 법을 강행 처리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면 이것이 민주주의 국가의 국회가 맞나 싶다. 의원 수 논리에 머물며 집단이익만을 위한 법안을 양산하고 있으니 이를 바로 볼 국민이 어디 있을까 의아하다. 국민을 위한 각종 시급한 법안처리는 뒤로 미룬 채 편협한 노조 이익을 대변하거나 집단이익을 위해 편승하는 국회의 기능을 볼라치면 국민 불신이 왜 날로 팽배해지는지를 엿보게 된다. 이른바 ‘검수완박법’으로 나라를 뒤집어 놓은 국회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교만한 의정의 상징인 21대 국회도 내년 5월 29일이 임기로 이제 11개월도 남겨 놓지 않고 있다. 내년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의 특권 폐지하고 의원정수를 크게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해지는 것도 국민 불신과 무관치 않다. 이제 여당이든 야당이든 전근대적인 정치 행각을 멈추어야 한다. 정치에 관한 한 국민피로감이 임계치를 넘어선 지 오래다. 무슨 사오정 놀이하듯이 수준 이하의 모습을 보이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보면 헛웃음만 나오는 국민이다.

내년 총선에서는 좀 더 훌륭하고 유능하며 도덕적인 인물들이 선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부정부패로 얼룩진 21대 국회의원들의 행태가 이런 절박한 마음을 유권자인 국민에게 심어주고 있다. 재판장을 들락거리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아무리 좋게 보려야 볼 수 없는 혐오스러운 광경이다. 어찌 보면 부끄러운 장면이다. 이런 인물들이 지금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로 침이 튀기고 있고 서울 양평 간 고속도로 이슈 제기로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오로지 빌미를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남의 티끌을 찾기 바쁘다. 문제는 국민이 볼모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싸움에 국민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것은 낭비이자 비극이다. 수준 낮은 폭로성 정치싸움이 끊이질 않는 현실정치를 볼라치면 국민의 눈물을 헤아리는 진정성이나 고뇌를 찾아볼 수 없다. 내년 총선은 여야를 막론하고 인적 쇄신이 대폭 이뤄져야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다. 지금의 교만하고 대립적인 싸움 정치는 정치개혁, 국회 개혁의 절박성만을 심어줄 뿐이다. 이제 국민을 볼모로 한 소모적인 정치싸움은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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