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가 다른 맛과 영양의 총합

 

한국인이 좋아하는 음식에 ‘보쌈’이 포진한다. 보쌈은 삶은 돼지고기를 편육으로 썰어서 배춧속이나 보쌈김치 따위와 함께 먹는 음식이다. 절인 배춧잎과 겉절이, 마늘, 고추, 무말랭이무침을 동원하여 상추에 싸 먹는 게 통상적이다.

이 음식이 더욱 유별하고 맛있는 건, 집에서는 귀찮아서 해 먹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보쌈이 정말 맛있는 집으로 소문난 곳이 대전시 대덕구 비래동로 30(비래동 138-1)에 소재한 [명가네보쌈칼국수]다.

 

이 집의 보쌈은 입에 넣는 순간 혀에 찰싹 달라붙는다. 주인장의 오랜 연구와 내공 덕분이다. 보쌈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 다음에는 2차로 반드시 매생이 칼국수를 먹어야 한다. 매생이는 갈매패목의 녹조류다.

짙은 녹색의 머리카락보다 더 가는 뭉치 때문에 사람에 따라 처음엔 거부감을 느낄 수 있지만 맛과 향이 좋다. 주로 굴을 넣고 매생잇국을 끓여 먹거나 칼국수를 만들어 먹는다. 여기에 매운 청양고추까지 썰어 넣으면 기분 좋게 올라오는 얼큰함이 또한 일품이다.

 

매생이는 수확철이 겨울 중 1월 정도로 상당히 짧아서 한철 음식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이때 잔뜩 확보한 뒤 냉동실에 넣어 꽁꽁 얼려두고 해동시켜 팔기에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철분이 풍부해서 빈혈에 좋고, 칼륨·아이오딘·칼슘도 풍부하여 뼈 질환 관련이나 어린이 성장발육 음식으로도 적격이다.

아스파라긴산과 비타민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술 마신 다음 숙취 해소 음식으로도 소문이 자자하다. 칼로리가 적고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다이어트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비타민이 풍부하여 피부미용에도 좋다.

 

매생이로 칼국수나 국을 끓일 때는 자칫하면 매생이가 녹아버리기 때문에 너무 오래 끓여서는 안 된다. 매생이굴국을 끓일 때엔 굴과 육수를 우선 끓여 국물을 내고 다음에 매생이를 넣어 살짝 끓여주는 것이 레시피의 핵심이다.

[명가네보쌈칼국수]에서 먹을 수 있는 매생이 칼국수는 푸짐한 매생이에 새우, 호박, 대파 등이 듬뿍 들어가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감을 선사한다. 한마디로 클래스(class)가 다른 맛과 영양의 총합(總合)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넉넉한 손맛까지 소문난 주방장 ‘이모’가 갓 만든, 싱싱한 맛을 자랑하는 겉절이김치는 고소하고 싱싱한 맛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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