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일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월 30일 5박7일 간의 미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지난 4월 24일 출국했던 윤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국빈 만찬,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미 국방부인 펜타곤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이후 보스턴으로 이동해 하버드대학에서 정책 연설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이뤄진 이번 국빈 방미를 통해 확장 억제를 강화하고 첨단기술동맹 등으로 양국 협력을 다각화하는 데 주력했다는 호의적 평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정치권, 특히 야당은 달랐다. 여당은 경제 성과를 비롯해 한미 간 북핵 억제력 확대 등을 주목할 만한 안보 성과라고 치켜세운 반면, 야권은 '빈껍데기 외교'라며 연일 십자 포화를 날리고 있다.

여기서 잠깐 우리의 지난 역사를 되돌아본다. 조선왕조가 500년이나 갈 수 있었던 데는 지부상소(持斧上疏)하는 선비들의 결기가 큰 힘이 됐기 때문이다. 비록 부족한 임금일지언정 나라를 위해 목숨까지 걸고 하는 신하들의 건의를 받아줄 도량이 있었다.

또한 결국 이들의 상소를 채택하고 실시하여 국가적으로 득이 되는 일을 했기 때문에, 조선왕조는 끊어질 듯하면서도 무려 500년을 이어간 것이었다. 위에서 말하는 ‘지부상소’는 도끼를 지니고 올리는 상소(上疏)라는 의미다.

그러니까 신하가 올리는 상소를 임금이 들어주든지, 아니면 “이 도끼로 내 목을 쳐달라”는 뜻이었다. 그만큼 당시 조선의 신하들은 구국에 대한 충정이 대단했다.

역사적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 힘의 정세가 변화할 때마다 우리는 크고 작은 위험을 경험해 왔다. 주변국 세력의 힘이 기존 강대국에서 새로운 도전국으로 전이될 때마다 한반도는 큰 피해의 희생양이었다.

일례로 과거 16세기 후반 일본이 임진왜란을 일으켜 조선을 피폐시켰고 이를 계기로 만주가 명나라에 대항하면서 병자호란을 일으키며 한반도를 전쟁터로 만들었다는 건 다 아는 상식일 터.

지금 우리를 둘러싼 세력 다툼을 요약하면 미 중 신냉전이다. 한.미.일의 자유 진영과 북.중.러의 공산주의 진영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지정학적 구도가 형성되면서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즈음이다.

강대국 사이에 끼인 대한민국은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인도처럼 인구수가 중국을 능가할 수도 없다. 반대로 인구는 자꾸만 감소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럴 때일수록 국익에 있어서만이라도 여야도 손을 잡고 ‘지부상소’의 각오와 의지를 보여주는 건 어떨까.

미국의 이익이 된다면 외국 정상이 방미할 당시, 여와 야가 따로 없이 대동단결하여 미 국회의사당을 가득 채우고 박수를 아끼지 않는 미국의 상원과 하원의원들이 부럽다는 건 비단 필자만의 우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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