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도 열 (행정학박사, 국가발전정책연구원장)

국가의 미래를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과제가 공무원개혁이다. 영국의 역사학자 노스코트 파킨슨(Northcote Parkinson)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1955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 ‘파킨슨의 법칙(Parkinson’s Law)’을 발표한다. 파킨슨의 법칙은 공무원의 수와 업무량은 아무 관계가 없으며, 업무의 많고 적음과는 관계없이 공무원 수는 계속 늘어난다는 것이다. 현 대구시장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2017년 8월 21일 대전에서 "문재인 정부가 공무원 채용을 확대하는 것은 나라 망하는 정책"이라고 힐난했다. 대한민국은 인구에 비례해서 공무원 수가 너무 많다. 그들은 자기들의 철밥통을 지키기 위해 인원과 예산을 늘리려 한다.

대한민국은 공무원 천국이 되고 말았다. 자신들이 퇴직 후 나갈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정부산하기관도 만들고, 각종 규제와 레드 테이프(red tape)를 양산한다.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가 “10대의 꿈이 공무원인 나라에는 투자할 매력이 없다”라는 발언은 공무원이 많으면 희망이 없다고 본 것이다. 사우디아리비아 빈 살만(Bin Salman) 총리는 ‘한국 공무원이 추천한 기업과는 거래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행정은 공직자에 의해 수행되고, 이러한 행정을 개혁하는 작업도 공무원에 의해 주도될 수밖에 없다. 나라에 공무원이 많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건 역사의 진리다. 공무원의 힘이 강하고 숫자가 많을수록 국가 경제는 멍들 수밖에 없다.

공무원이 다 나쁜 건 아니다. 상당수 공무원은 국가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너무 많은데 문제가 있다. 공무원이 많으면 뭐가 문제일까? 공무원은 본질적으로 매사를 부정적으로 보고 ‘무사안일 복지부동’으로 첫째, 국가 성장동력이 꺼지고 둘째, 공무원연금 과다 지출 등이 국가 성장에 저해 요인으로 나라 경제를 힘들게 한다. 인사혁신처 통계연보(2021.12.31.)에 의하면 공무원연금법 적용대상 공무원은 공무원 정원 1,168,512명보다 92,909명이 많은 1,261,421명이다. 공무원의 평균 연봉은 노동자의 평균 연봉보다 더 많고, 연간 근로시간과 휴가 등의 복지혜택이 중소기업 등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차이가 난다.

청년들이 꼽는 공무원의 최대의 장점은 연금이다. 퇴직한 뒤 받는 연금이 너무 많고, 고위 공직자가 퇴직 후에 정부 산하 기관의 임원으로 가면, 기사 딸린 승용차와 비서가 있는 넓은 사무실에 호화스러운 생활을 한다. 특히 과도한 연금은 인구 출산율 2022년 0.78%로 세계 최하위인 고령화 사회의 미래 세대에게 큰 짐이 될 것이다. 지난해 국가부채 약 2000조에 달하는 빚 중에 절반은 미래에 줘야 할 연금 1000조를 포함한 금액이다. 국가부채의 절반이 국민의 2.5%에 불과한 공무원들의 연금이고, 1명에게 주는 연금이 너무 많다. 해답은 연금 개혁으로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한 공무원 스스로의 개혁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변화는 공무원들에게 인식과 실천의 전환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공무원은 국민에대한 봉사자로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고 더 큰 대한민국은 경제적 발전과 배려하고, 나누고, 베푸는 더 따듯한 사회로, 이를 위한 공무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낡은 사고방식으로 새로운 물결을 헤쳐나갈 수가 없다. 공무원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세계를 주도하게 될지, 끌려가게 될지를 정한다. 공무원의 생각·행동·습관이 나라의 운명까지 바꿀 수 있다. 국정을 관리하는 수동적 역할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나라의 운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역할과 생각에 대한 스스로의 변화 즉 개혁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최대 자산은 인재이다. 공무원들도 국내에 안주보다 세계와 경쟁하는 시대가 되었다. 윤은기 교수는 행정의 발전을 위해서는 첫째, '생각의 크기'를 바꾸어야 한다. 생각의 크기는 미래와 세계를 보는 힘, 부처 이기주의가 아니라 국가 전체를 보는 힘을 의미한다. 둘째, ‘생각의 속도’를 바꾸어야 한다. 현대사회는 속도의 경쟁 시대로, 공무원이 반 박자 빨라지면, 기업의 경쟁력과 국민의 삶의 질이 좋아질 수 있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서비스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무원의 역량을 키워야 할 때이다. 셋째로 ‘생각의 순도’를 높여야 한다. 긍정의 사고, 윤리적인 생각 등 국익을 위한 올바른 공직 가치를 가져야 한다.

결론은 공무원이 많거나 청년들이 공무원으로 몰리면 나라의 미래가 없다. ‘공무원이 적어서 망한 나라보다 많아서 망한 나라는 많다’ 대한민국 시급한 과제가 공무원개혁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는 청년 실업 대책으로 공무원을 많이 늘렸다. 공무원의 무사안일, 부패 척결을 위한 자율적인 경쟁체제(실적주의, merit system)와 개방형 공무원제를 과감하게 도입해야 한다. 공공부문 팽창으로 민간부문이 위축되면, 국가 경제생산성과 경쟁력은 동시에 떨어진다. 국가 경제성장과 경쟁력을 높이는 곳은 민간부문이지 공공부문이 아니다. 현재와 같은 국가 경제 침체는 공무원 천국이 빚은 참상(慘狀)이 크다. 그 답은 공무원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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