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논설고문

1957년 개봉된 로맨스와 모험, 전쟁을 주제로 한 영화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란 작품이 있다 영어로 'For Whom the Bell Tolls'이다. 이 작품은 20세기 미국 문학을 개척한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작품을 영화화한 것이다.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한 웅대한 현대의 서사시라 할 수 있다. 헤밍웨이는 내전이 발발하자 통신사 특파원 자격으로 직접 취재했고 그 경험을 살려 이 소설을 썼다. 그는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전쟁의 잔혹함과 비인간적인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이전 작품에서 드러나지 않던 공동의 가치나 연대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사실 이 작품의 제목은 영국 성공회 신부 존 던(1572~1631)이 병상에 있었을 때 병과 고통과 건강을 주제로 쓴 기도문의 하나이다.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이 있는 해명, 종의 상징에 의해 중후한 맛을 주는 시이다. 그 일단을 보면 "어떤 이의 죽음도 나 자신의 소모려니 그건 나도 또한 인류의 일부이기에, 그러니 묻지 말지어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느냐고,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하여 울리는 것이다.“ 이 작품의 행간의 의미는 따로 있지만 단순히 살펴보더라도 심오하고 중후한 함축의미를 던져주는 것은 분명하다.
대한민국 사회의 진통이 정권이 바뀌어도 멈추질 않고 있다. 한마디로 정리정돈이 잘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헝클어질대로 헝클어진 나라꼴이 쉽사리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치와 경제, 사회 모든 곳이 대립과 반목, 갈등 일색이다. 콧잔등 아물 날이 없다. 눈만 뜨면 쌈질에다 비난과 몽니와 악담들이 난무한다. 가득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인데도 정치권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른바 총질만 해 대고 있다. 자기들끼리도 파편이 어디로 튈지 모른 채 몸만 사리는 형국이다. 여야 모두가 마찬가지다. 이들이 이른바 내부총질용으로 사용하는 내용을 볼라치면 등장인물들은 국민을 위하는 정치판에 나서지 말아야할 부도덕하고 몰상식한 인물들에 다름이 아니라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어떤 문제만 생기면 온갖 용어를 갔다 부치며 궁색한 변명과 역공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 이른바 책임을 통감하거나 반성하거나 사과를 제대로 하는 것을 볼 수가 없다. 잘못하고도 잘했다거나 아니라는 것이다. 사건은 일어나고 원인제공자는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같은 내용만 반복적으로 되새기고 있다. 이들을 볼라치면 과연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의 종소리는 비극의 전조처럼 들린다.
요즘 정치와 경제, 사회 모든 분야가 진통을 겪으면서 서민들의 삶이 힘들어지고 있다.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오르고 있다. 집값은 곤두박질 치고 있다. 부동산의 이상 현상이 예사롭지 않다. 매물이 쏟아지는데 찾는 사람이 많이 않을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사기가 곳곳에서 판을 치고 있다. 특히 세종시의 경우 심각하다. 그동안 땅값은 전국에서 제일 많이 오르고 아파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개발붐을 타고 기대심리가 작동한 탓도 있지만 역시 투기세력들의 준동이 이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매우 크다. 수요가 없는데도 아파트값이 치솟는 기형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요즘 2억 원이 떨어졌다느니 하면서 가격하락 소식이 전해진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폭등소식이나 폭락 소식이나 전국적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 금리가 치솟으니 대출로 집을 산 서민들이 견뎌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앞으로 전개될 부동산 시장의 흐름도는 우리 사회 경제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개발붐을 타고 도시 곳곳에서는 아파트 재건축 등이 난무하니 과잉공급에 따른 부작용 속출도 예상된다. 2007년 미국의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모든 것이 뒤엉킨 상태가 부동산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지적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특히 세종시의 부동산 사기행각은 심각하다. 대지를 숙박용도로 속여팔고 있는가 하면 이주권을 이용한 아파트 분양사기 행각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당연히 피해자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 땅을 개발해 쪼개서 분양하는 이른바 기획부동산들의 사기행각은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그 실체가 드러나고 있고 집중타를 맞고 있다. 각종 개발행위가 넘쳐나는 세종시와 인근 외곽지역에는 멀쩡한 산들이 마구잡이로 난개발 되고 있는 현장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전원주택분양이니 숙박용 분양이니 하면서 인근 공주지역의 땅까지 세종시에서 교묘하게 분양하고 있다. 이는 훗날 사기행각이 들통 날 수 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버젓이 백주대낮에도 단속조차 받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이주권을 이용한 아파트 분양사기는 대전지역의 몰상식한 일부 부동산 중개업소와 세종시의 일부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협잡해 거간꾼들을 내세워 벌어지고 있다는데 그 심각성이 더하다. 20여억 원의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재판을 하고 있지만 이미 돈은 날아가 버리고 난 뒤끝이다. 세종시에서 벌어지는 부동산 관련 사기행각은 도를 넘은지 오래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대목이다. 부동산 정책은 있지만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는지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요즘 대통령에 대한 여론조사가 화두가 되고 있다. 추락하고 있는 지지율 때문이기는 하지만 이제 3개월도 안된 정권을 향해 단거리 선수취급을 하고 있다. 아직도 4년 9개월 이상을 더 달려야 하는 장거리 마라톤 선수를 향해 왜 그렇게 늦게 달리냐며 안달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힘을 비축하고 장거리를 뛰는 선수답게 행동을 해야지 단거리 선수처럼 초반부터 무모하게 달리면 과연 장거리를 완주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면 그 답이 나온다. 쉽게 설명하면 그렇다. 여론조사를 한다고 나선 업체들도 공신력이나 생소한 업체들이 등장한다. 이들 업체들은 무슨 이유에서 인지 대통령의 지지율이 자꾸 떨어지는 여론조사를 내놓고 있다. 진짜 떨어진 것인지 아니면 조작적인 것인지 앞뒤가 맞지 않다. 불신도 매우 크다. 여론몰이를 하는 느낌도 떨칠 수 없다. 이른바 대통령을 흔드는 세력과 진영논리로 정치적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세력들이 알게 모르게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일부 언론들도 예외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갈지자를 걷는 메이저언론들이 대한민국의 여론을 호도하며 정도언론의 길을 외면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알만 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정말 개혁이 필요하다. 만일 여론조작이나 지지율 조작 등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어둡게 하는 세력들이 존재한다면 이는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불순세력이자 나라를 망치는 세력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릴 지는 불문가지이다. 반사이익을 챙기는 세력이 누구인지는 너무나 뻔한 이치이다. 대한민국을 비극으로 몰고 가려는 세력들은 척결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하는 언론도 예외가 아니다.
민중이 지팡이라는 경찰조차 과거에는 볼 수 없는 집단행동으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경찰국 신설을 둘러싸고 항명사태를 빚었다. 파국은 모면했지만 이들의 저항은 일부 기득권세력들의 저항이라는 점에서 지탄을 받고 있다. 과거 정권에서는 정치세력의 무모한 요구에 순응하면서 순한 양이 되어 잘 따르던 집단들이 경찰국신설이란 문제가 무슨 경천동지할 일인 것처럼 선동하며 집단으로 저항을 하고 있는지 국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경찰대를 중심으로 한 기득권 세력들이 순경출신들의 진로를 가로막고 독식하다시피 하다가 무언지가 불이익이 감지되니까 난리를 피워대니 모순처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민중의 지팡이로 국민들의 신뢰를 먹고 사는 경찰이 본연의 자세를 잃는다면 이는 불행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경찰인사도 합리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경찰 조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순경출신들이 불이익을 받는 인사구조는 차제에 대폭 개선되어 경찰민주화와 공정을 되찾아야 한다. 경찰대 출신의 7급채용은 부당한 처사다. 이는 멈추어야 한다. 이 제도의 종은 과연 누구를 위하여 울리는 지 살펴야 한다. 불공정과 비민주적인 제도라고 한다면 이 종을 울리면 안 된다.
작금에 울리는 종들이 과연 누구를 위하여 울리는 종인지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종말을 고하는 비극의 울림인지 아니면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희망의 울림인지를 살피고 있다. 국민들은 지금 대한민국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 얼키고 설킨 정치와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새롭게 거듭 태어나는 신선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정치와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트러블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더하고 스트레스를 던져주는 트러블 메이커와 같은 인물들의 척결이나 퇴출을 원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종인지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릴지조차 모르는 인물들이 비상식적이거나 부도덕한 모습으로 국민 분열을 일삼는다면 이는 대한민국의 불행이자 비극이다. 국민들은 이제 희망의 종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 눈물과 고통, 갈등의 추한 모습을 멈추고 이제 막 달리기 시작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 나라의 안정을 되찾아 국민을 위하여 희망의 종을 울리는 모습을 지켜보자. 그것이 국민들이 정권을 바꾼 이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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