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논설고문


대한민국이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구석구석이 갈등이 극심하다. 국회가 그렇고 정당이 그렇고 노동현장이 그렇다. 정치와 경제, 사회 구석구석이 진통을 겪고 있다. 발전과 변화를 위한 진통이라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막가파식이어서 우려가 큰 것이다. 갈등의 현장을 살펴보면 너무나 사리사욕과 탐욕이 넘친다. 국민을 생각하고 사회발전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데 그 문제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 성장통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아니올시다!’이다. 한마디로 죽지 아니면 까무러지기 식이니 그 폐해가 심각할 수밖에 없다. 갈등으로 콧잔등 아물 날이 없는 나날을 보내야 하는 국민들은 이제 보는 것도 지겹다. 여기에다 국민들을 갔다 붙이고 이 사람저사람 편들게 하면서 이전투구의 추한 현장 속으로 국민들을 몰아넣고 있다. 참으로 피곤한 족속들이다.
먼저 대한민국 국회를 보자. 공전 54일 만에 제 21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에 합의했지만 집안싸움과 감투싸움에 혈안이 되어 민생 등 산적한 현안은 안중에도 없었다. 물가가 치솟고 국제정세가 험악하고 모든 것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인데도 상임위원장 감투싸움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신선놀음에 세월을 다 보냈다. 새 정부가 출범했는데도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남의 탓을 말할 자격도 없는 국회의원들이 무슨 일을 잘한다고 사적채용이니 지지율이니 하면서 정부 탓을 하고 있으니 꼴불견도 이런 꼴불견이 없다. 국회를 공전시킨 탓을 남 탓으로 돌리면서 세비는 꼬박꼬박 받아먹고 있으니 후안무치하기 그지없다.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을 적용하여 세비를 모조리 회수해야 한다. 세비를 반납한다는 이야기는 조 모 의원 하나다. 나머지는 묵묵부답이다. 1,285만원을 국회 본회의 한번 출석하고 꿀꺽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뻔뻔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일말의 양심도 없는 국회의원들이다. 국민들이 어쩌다가 이런 작자들을 선출했는지 참으로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다. 각종 허황된 공약을 내세우며 국민을 위해 일하고 민생을 챙기겠다고 호언장담하던 작자들이다. 대한민국 개혁의 1순위는 예나 지금이나 국회와 국회의원임을 부정할 국민들이 없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이대로는 국회가 대한민국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런 배경에는 여당과 야당 모두가 콩가루 집안이라는데 있다. 이들 정당들의 갈등은 한마디로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여당의 경우를 살펴보면 이들이 집권당이 맞나 싶다. 대표라는 인물은 성상납의혹 등의 추잡한 의혹으로 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라는 징계를 받고도 전국을 순회하며 돌출행동을 일삼고 있다. 미꾸라지를 연상케 한다. 휘젓고 다니면서 흙탕물을 만들고 있다. 반성과 은인자중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마치 성상납의혹이 없다는 식이다. 폭로자들은 각종 증거를 들이대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도 마이웨이로 달리고 있다.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공권력인 경찰이 나서서 수사를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경찰이 그렇게 할 일이 없어 교도소를 찾아 관련자의 진술을 받고 증거를 찾아대고 있다는 말인지 자못 궁금하다. 이 사건은 미적거리며 늘어질 일이 아니다. 하루속히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진위여부를 가려 피곤한 인물들의 추한 놀음에 국민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이 이런 인물을 대표라는 자리에 앉게 했는지 비감할 따름이다. 무슨 병정놀이를 하는 것도 아니고 나라를 다스리며 지도자들을 배출하는 정당에 이런 인물이 보이는 추한 작태는 그 자체가 비극이다. 각종 분란과 갈등을 조장하는 꺼칠한 인물이 국민들로부터 무슨 칭송을 받을 수 있을까 싶다. 자기편만을 찾아다니며 갈등을 부추기며 마치 무슨 개선장군인양 나대는 모습이 정말 식상하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이런 작자들이야말로 정치판 개혁을 위해 퇴출되어야 한다.
비슷한 인물이 야당에도 있다. 물론 하나 둘도 아니지만 요즘 눈에 띄는 인물은 바로 청와대 대변인을 했다는 고모 국회의원이다.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1인 시위를 한다고 하는데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 행각을 벌이고 있다. 시위도 정당성이 있어야 주변에서 호응하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비웃음을 사게 된다. 자신은 인재영입으로 과거에 청와대에 들어갔다고 하면서 남들은 사적채용이라며 비난 수위를 높이니 이곳저곳에서 가만둘 리가 없다. 일하지 않는 국회가 일하는 정부를 나무라는 모순 덩어리를 보게 된다. 남의 눈에 티끌은 보여도 자기 눈의 대들보를 보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 국회의원이 세비를 반납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진정성이 떨어지고 자기편만을 내세우는 희한한 정치로 무엇인가 1인치가 부족한 인물임에도 자꾸 나서면서 입질에 오르내리니 품격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슨 자당의 최고위원에 출마해 시선을 끌려고 한다고 하지만 갈등을 조장하며 마치 자신만이 선한 국회의원인양 나서는 모습이 한마디로 어불성설이자 목불인견이 아닐 수 없다는 여론이 거세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사태가 파업 돌입 51일 만에서야 타결이 됐다.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은 파업에 따른 손실로 8천억 원, 1년 매출의 30%가 날아갔다고 추산했다. 합의서를 보면 임금 4.5% 인상에 폐업 하청업체 4곳의 근로자를 다른 곳으로 고용 승계하도록 한다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 이런 것을 두고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라고 한다. 태산을 울리어 세상을 떠들썩하게 움직이는데 나타난 것은 고작 쥐 한 마리라는 말로 요란하게 일을 벌였으나 별로 신통한 결과를 얻지 못한 경우를 일컫는다. 공권력을 투입하느니 민주노총이 정권퇴진 운동을 한다느니 하면서 난리법석을 피우고 노노갈등, 노정갈등을 부추긴 결과가 이런 것이라고 한다며 참으로 허탈하기 그지없다. 이런 정도의 협상은 대화로도 얼마든지 풀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모기 잡는데 함마 들고 난리를 피운 격이다. 과연 천문학적인 피해를 낳으며 이런 파업을 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역시 죽기 아니면 까무러지기 식이니 그 후유증은 깊지 않을 수 없다. 경영진들과 노조 등 누군가는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법과 질서, 피해에 따른 상응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노동운동의 변화가 요구된다는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한 달로 되지 않은 지방의회도 한마디로 꼴불견이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성남시의 경우 의장선출의 둘러싸고 금품이 제공됐다는 고소장이 접수되어 검찰이 강제수사에 나섰다. 의장실을 압수수색하고 난리가 아니다. 박모라는 여당의원이 야당의원과 작당하여 제9대 전반기 의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당론으로 선출한 의원을 제키고 의장으로 선출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현금이 든 봉투를 건넸다는 것이 바로 고소장의 내용이라고 한다. 성남시는 시정이나 의정이나 그야말로 복마전인 것 같다. 콧잔등 아물 날 없는 성남시의 추한 모습에서 지방자치의 허상을 보게 된다. 여기뿐만이 아니다. 대전시의회도 마찬가지로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야당과의 야합으로 인한 표리부동한 결과가 나와 이게 정당정치가 맞는지 지탄의 목소리가 매우 크다. 이런 모습들은 지방의회 구석구석에서 빚어졌다. 변칙과 야합, 작당의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의 못된 행태를 답습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당연히 자기들끼리 갈등을 빚고 있지 않으면 그것이 이상할 정도이다. 지방의회의 추태를 감시하는 활동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법과 질서를 어지럽히며 감투싸움에 혈안이 되어 있는 지방의회는 분명 또 다른 비리를 저지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행태를 근절시켜야 하고 해당인물들은 과감히 퇴출시켜야 한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정화운동이 새롭게 전개되어야 한다. 그동안 갈등을 부추기던 적폐가 모조리 청산되어야 한다. 그것이 인물이든 병폐든 모든 것들이 새로워져야 한다. 고름이 살이 되지 않는다. 도려내야 한다. 인성과 품성이 그릇된 인물들을 퇴출시켜야 한다. 윤리에는 공소시효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무수한 정치 리더들이 성문제 등으로 개망신을 당하고 퇴출되거나 죽거나 교도소에 들어앉아 있다. 잘못을 하고도 잘못을 모르고 비리를 저지르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것은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에 다름 아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갈등을 풀어나가야 할 시점이다. 집안 싸움에 혈안이 되어 민생이 거덜 나는 줄 모른다면 이는 국민 불행이다. 교만과 배신의 아이콘인 베트남이 바로 경제 파탄의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알고 이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막강한 추동력을 갈등으로 낭비할 수 없다. 갈등을 부추기는 자들은 한마디로 나라를 망치는 매국노에 다름 아니다. 모두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 대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