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논설고문

요즘 돌아가는 민생경제가 정상이 아닌 듯하다. 무언가 꼬여도 한참 꼬여있다. 경기는 침체되어 있는데 시중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기준금리 인상에다 주가하락 등등 각종 악재가 넘쳐나고 있다. 주유소의 기름 값은 눈만 뜨면 오르고 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탈원전으로 인한 전기요금인상도 예상한데로 당면현실이 되고 있다. 단순한 인플레이션이 아닌 물가인상의 고공행진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매우 크다. 통화량이 팽창하여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계속적으로 올라 일반 대중의 실질적 소득이 감소하는 현상인 물가오름세가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면 작금의 경제상황은 저성장 고물가인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로 풀이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민생이라고 하는 서민경제가 그야말로 위기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 원인과 요인이 무엇이던 정치인들은 그 책임과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작금의 경제위기에서 1,900조의 가계부채를 짊어진 국민들의 한숨이 날로 커지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서 연말이면 7%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다. 돈 벌어서 이자 돈 내다가 허리가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실질임금이 줄어드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럴 때마다 툭하고 나오는 것이 대출규제다. 가계대출 심사 대출을 받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전면 도입한다는 내용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해 4월 29일 발표했다. 이 방안은 2020년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한 확장적 금융과 통화정책의 영향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자 정책대응 필요성이 증대되면서 시도되어 왔다. 사실 가계부채리스크가 증대되는 것은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의 가중이다. 돈을 벌어봐야 앉은 자리에서 이자로 돈이 줄줄 세어 나가는 것이다. 국민들만 죽을 맛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지원금이나 손실보전금을 줘 봐야 이자 돈으로 다 나가버리니 돈 주고 보태서 뺏는 형국이 되고 있다. 이런 악순환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 단순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전 세계적인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간단치 않은 상황이다. 국민들은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고물가 등 이런 저런 걱정으로 지금 밤잠을 설치고 있다.
여기에다 최악의 가뭄으로 저수지와 댐, 강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철거된 세종보의 금강은 강인지 산인지 모를 정도로 잡풀이 무성한 채 바닥을 드러내고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금강에 무슨 환경을 논하고 생태를 논하는지 누군가는 답변을 해야 할 것 같다. 왜 멀쩡한 세종보를 부셔버리고 이 가뭄에 농업용수가 부족해 농민들이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역사를 두려워하지 않는 오만한 정권의 무책임한 정치놀음이 빚은 결과라는 비난이 거세다. 치산치수의 기본을 망각한 보복적 정치의 산물이자 탈원전과 더불어 국민혈세 낭비의 대표적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그 피해를 국민들이 보고 있다. 농업용수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전기요금 인상으로 피해를 보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런 정치를 주도한 정치세력들이 민생을 부르짖고 나서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한 마리로 매화타령이다.
해수공무원이 북한에 의하여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운 것에 대하여 문재인 민주당 정권은 해수공무원이 월북을 했다고 했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정권은 월북이 아니고 실종된 것을 북한이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사과도 했다. 그렇다면 해수공무원 피살 ‘대통령 기록물’을 공개해야 한다. 그 이유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한민국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라고 해도 국민이 위임한 권력에 지나지 않다. 이 땅에 주인인 국민에 관한 진상규명에 필요한 중대 사안인데 대통령기록물을 이유로 피살내용이 공개되지 않는다면 이는 국민배신행위이자 상위개념인 헌법위반에 다름이 아니다. 가족들이 고통을 겪고 이런저런 막대한 피해를 당하며 지내온 억울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철저히 규명되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바닥을 치고 국민이 피살되고 고통을 겪고 있는데도 평화타령, 종전선언, K방역타령의 ‘허상의 정치’로 도끼자루 썩는지 몰랐던 듯하다. 진실을 감추고 양두구육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었으니 억장이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 민생이 거덜 난 것이 어찌 어제오늘의 일인가 생각해보라. 일만 생기면 남의 탓으로 돌리며 진상규명을 외면한 채 느닷없이 민생을 외쳐대는 정치인과 정치세력들의 언행에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세간의 반응이다. 국민을 우습게 아는 정치인들의 시대착오적인 행태를 볼라치면 어떨 때는 참으로 측은지심마저 떨칠 수 없다. 작금의 경제상황이나 피살공무원에 대한 진상규명에 대한 자세에서 여전히 삐뚤어진 진영논리에 사로잡힌 정치세력의 갈지(之)자 행보를 엿보게 된다. 정권이 바뀌고 세상이 변해도 자기성찰이 보이질 않는 것 같다.
지금은 모든 면에서 고통의 시기이다. 성장은 더딘데도 물가가 치솟는 기현상 속에서 국민들만 허덕이고 있다. 가득이나 힘겨운 코로나 시대를 거쳐 왔고 이제야 조금씩 나아지나했는데 오히려 더 깊은 수렁이 나타나 국민들의 한숨과 걱정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주유소를 들어서는 운전자들의 얼굴이 이를 말하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국민들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농촌에서는 일손이 부족해 자원봉사센터나 기업들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일할 사람이 없다. 계절성 해외근로자들의 입국마저 쉽지 않으니 더욱 그렇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멘트공급이 줄어들고 각종 원자재난이 겹치면서 공사현장도 중단되는 곳이 늘고 있다. 이런 저런 악재가 겹치면서 경제원론으로만 풀 수 없는 미궁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치권은 연일 추잡한 싸움과 폭로전, 망발로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이제 국민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겉과 속이 다른 돈키호테형 떠버리 정치인이나 오만한 망발 정치인들을 퇴출시켜야 한다. 난국에 처한 주인인 국민들은 이 땅의 정치인들에게 대한민국이 지금 어디로 가는가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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