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열 안전보건공단 대전세종광역본부 산업보건센터장

봄이 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초여름에 접어 든 듯하다. 뚜렷한 사계는 사라진지 오래고 5월만 되면 벌써 더위를 걱정해야 할 만큼 환경의 변화를 느끼게 되었다.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는 여름철, 일터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계절이다.

여름은 밀폐공간 등에서 발생하는 질식 사고를 특히 경계해야 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여름철에는 기온이 상승하고 집중호우나 장마 등으로 미생물의 증식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탓에, 일 년 중 가장 산소 결핍 상태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공기 중의 산소농도는 21% 정도이다. 산소 결핍은 공기 중 산소농도가 18% 미만인 상태를 말하는데, 이러한 산소 결핍 장소에서는 정신이 혼미해지거나 의식을 상실하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순식간에 의식을 잃고 즉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밀폐공간은 그 공간적 특성상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오는 일이 잦다. 대표적인 밀폐공간 위험장소로는 양돈농가 분뇨처리시설, 정화조나 오폐수 처리 시설, 상¡·하수도 등이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5명에서 20여명의 근로자가 질식 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다. 질식 사고는 재해자의 약 52.9%가 사망에 이를 정도로 매우 치명적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고현장에서 최초 발견자, 혹은 최초 구조자가 섣불리 밀폐공간에 들어갔다가 함께 재해를 당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러한 질식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밀폐공간 작업 전과 작업 중에 반드시 산소와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수시로 환기를 실시해야 한다. 또한, 질식사고 발생 시 구조작업에 나설 경우 공기호흡기 등의 보호장비를 갖추고 구조에 나서야 한다.

우리 공단에서는 질식재해 예방을 위한 일환으로 ‘찾아가는 One Call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필요시 ☎ 1644-8595로 전화하면 공단에서 현장에 직접 찾아가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 측정, 안전교육, 장비 대여 등을 무상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질식재해는 즉사(卽死)라는 마음가짐으로 ‘가스농도 측정, 환기실시, 보호구 착용’과 같은 기본안전수칙을 준수하여, 우리 사회에서 질식재해를 영원히 근절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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