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논설고문

제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후보자 등록이 지난 12일과 13일 이틀간 실시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주요 정당의 후보 경선도 끝나고 이제 본격적인 선거전 채비가 시작됐다. 벌써부터 후보들의 지지성명이 줄을 잇고 있다. 이른바 세몰이가 시작된 것이다. 제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7개의 선거가 동시에 실시된다. 광역단체장(시.도지사)선거와 교육감선거 기초단체장(자치구.시.군의 장)선거, 지역구광역의원선거, 지역구기초의원선거, 비례대표광역의원선거, 비례대표기초의원선거이다. 여기에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전국 7곳에서 치러진다. 대구 수성구을과 인천 계양구을, 경기 성남시 분당구갑, 강원 원주시갑, 충남 보령시서천군, 경남 창원시 의창구, 제주 제주시을 등 7곳이다. 미니총선이다. 올해는 총 7개의 선거가 동시에 실시되어 투표용지가 총 7장이며 투표용지 색도 다 다르다.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지역은 투표용지를 한 장 더 받게 된다. 다만 세종특별자치시는 4장, 제주특별자치도는 교육의원을 뽑게 되어 5장의 투표용지를 각각 받는다. 이번 선거는 오는 27일과 28일에 사전투표가 진행되고 6월 1일 본 투표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시된다. 선출된 인물들은 오는 7월 1일부터 오는 2026년 6월 30일까지 4년 임기로 지방정부를 이끈다.
이번 선거는 지난 3월 대선이후 실시되는 지방선거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지역별로 민심의 향배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전국을 싹쓸이했다. 특히 광역단체장이나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대부분을 석권해 거의 일당독주시대를 만들어버린 지방선거였다. 과연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이런 독주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여론조사를 볼라치면 대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은 후보자들을 검증한다며 시험도 치르면서 변화를 시도했다. 경선규칙과 면접도 강화하여 탈락자들의 후유증도 만만치 않았다. 경선후유증은 주요 정당 모두가 겪었지만 대세는 꺾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새로운 인물들이 많이 등장했다. 이른바 물갈이 현상이다. 현역 기초단체장들의 물갈이 공천이 여야를 막론하고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현역 광역의원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물론 이들 가운데는 무소속행을 선택했지만 결과는 지켜보아야 할 듯싶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단체장을 몇 군데나 석권할 것인지가 벌써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여기에다 다소 관심이 떨어지고 있지만 교육감 선거도 치러진다. 교육감 후보자들이 난립하고 있다. 이들은 후보단일화를 꾀하며 자구책을 찾는 모습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오는 19일(목)부터 31(화)일까지 13일간이 선거운동기간이다. 20일에 선거벽보가 부착되고 22일에는 선거투표안내문과 선거공보물이 발송된다. 7개의 선거가 동시에 실시되고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치러지는 곳에서는 8개의 선거가 치러지는 매우 중요한 선거다.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선거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벌써 각 선거캠프는 요란하다. 경선 후유증에 따른 합종연횡의 모습도 보인다. 아예 경선에서 탈락한 캠프의 주요 인물들이 당을 갈아타고 선거전에 뛰어들고 있기도 하다. 그만큼 치열하다는 반증이다. 선거홍보물이나 선거벽보를 통해 후보자들의 면면이 드러나게 되지만 이번 선거는 정당의 검증보다는 유권자들의 검증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20여 일만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국민의 마음을 읽게 되는 선거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고 용산집무실 시대를 연 윤석열 정부의 행보가 국민들에게 얼마나 감동을 주었는지 이번 지방선거는 그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수도권이나 충청권의 민심의 향배가 주목된다. 이는 현 집권당의 지방정부 장악력의 회복차원에서도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되고 있다. 그만큼 치열한 선거전에 예상된다.
이번 선거를 통하여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으로 많은 권한이 부여되는 지방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명실상부한 주민자치의 새로운 시대를 개막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지역의 살림살이를 올바로 이끌 수 있는 훌륭한 일꾼을 선출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유권자의 손에 달려 있다. 단순한 세몰이에 부화뇌동하며 선거꾼들의 협잡에 좌우되어서는 그 의미를 살릴 수 없다. 훌륭한 인물들이 지방정부에서 많이 입성해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무엇보다 부패한 선출직 관료들이 기득권을 유지하면서 후안무치하게 국민 앞에 나서고자 하는 행각을 단호히 심판해야 한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 주민이 주인인 지역사회에 정상모리배들이 판을 치는 것을 막는 길은 유권자들의 냉철한 심판뿐임을 알아야 한다. 정치의 선진화는 물론 풀뿌리민주주의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서는 정치의 정화작용이 필수가 되고 있다. 뽑아놓고 속았다며 비난을 쏟아놓기 전에 함량미달인 자들을 국민의 손으로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잘못 뽑은 선출직 때문에 국민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들의 모습에서조차 한숨이 절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유권자들의 책임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 표 한 표가 제대로 행사되어야 한다.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이 지방이든 중앙이든 정치의 모습을 새롭게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 한다. ‘묻지 마 투표’로 정치를 재단하는 시대는 분명히 마감되어야 한다. 유권자들의 성숙한 의식이 갈지(之)자 행보의 정치지형을 바로 잡을 수 있다. 새로운 주민자치의 성패 여부가 이제 유권자들의 손에 달려있다. 제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미니총선의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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