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열 전 한남대 겸임교수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반공과 멸공의 외침이 비아냥의 대상이고 시대착오적 발상이라 지탄받는 사회로 변질되었는지 우리의 정체성을 정립하여 적확한 진로를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외교는 여러 상대국 간의 이권이 얽히고설킨 상황에서 자국을 보호하고 국가 미래를 함께할 우방국과 철저한 상호 보안적 동맹관계 설정의 연속이다.

공산주의는 1848년에 쓰인 The Communist Manifesto에서 유토피아 사회에 대한 자신의 아이디어를 개괄한 독일의 철학자 칼 마르크스 사상과 연관된 정부의 한 형태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는 이윤과 사적 소유에 중점을 두었다고 믿었고 그의 목표는 모든 사람이 노동을 공유하고 주 정부가 모든 재산과 부를 통제하는 계급 없는 사회의 시스템을 장려하는 것이었다.

그는 아무도 다른 사람보다 우위를 차지하려고 애쓰지 않을 것이며, 사람들은 더 이상 탐욕에 의해 동기를 부여받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면서 공산주의는 빈부 격차를 좁히고 노동자의 착취가 종식되고 가난한 사람들을 억압에서 해방시킬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그의 이론은 현실 가능성이 없고 자유민주주의 자유경제 체제보다 실효가 없음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전 세계 공산주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기울었고 사실상 체제와 이념의 혼란을 우려하여 표면상 그대로 두고 있으며 실제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 제도로 전향된 상태다. 또한 전자에 언급한 바와 같이 ‘주 정부가 부를 통제’한다는 그 자체가 모순이다. 왜냐면 통제라는 말 자체가 권력의 균형이 깨진 상태를 의미하기 때문에 평등의 가치가 이미 훼손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에도 간첩 활동이 드러났고 아직도 북한은 호시탐탐 적화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군사적 도발을 수차례 일삼았는데 무슨 이유로 공산화나 사회주의 적대 발언을 하면 색깔론과 꼰대로 치부하는지 그 저의가 몹시 의심스럽다.

사실 권력의 속성은 쟁취하고 누리는 입장에서는 국민의 행복과 안녕을 말로만 위하는 척하지 속내는 그 권력을 유지하며 자신의 영원한 안녕을 꾀하는 속성이 내재한다. 과거 진시황도 부패한 로마의 권력자도 자신만의 안위를 위해 얼마나 많은 백성의 피를 요구했던가. 불행한 역사를 탐색하면 인간의 욕망이 사람을 얼마나 비참하게 만드는지 노예제도나 식민 통치 등을 통해 잘 나타나 있다.

우리나라는 수천 년 전부터 청나라, 러시아 등으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구도는 그대로며 고구려, 백제, 신라로 나뉜 역사다. 조선시대와 과거 일제 강점기를 제외하면 거의 이러한 지리적 상황의 연속이었고 지금도 선거철만 되면 극명한 대치 현상이 나타나고 이를 부추기는 무리가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많은 국가의 역사는 5천 년이 넘는 유구한 세월이지만, 현재는 역사가 짧은 미국이 전 세계의 가장 많은 영향력과 권력을 행사하는 국가로 성장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그들은 분열하기 쉬운 다민족 국가라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합리성과 공정과 평등 그리고 정의와 상식을 그들 문화에 고착시키려 노력했기 때문이다. 장구한 역사와 관습이 장점도 있지만,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문화의 중흥과 국가의 경제적 성장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지구상에 많은 국가가 명멸했고 지금도 진행 중인 국가가 많다. 이 순간에도 지구 어디에 선가는 끊임없이 전쟁과 기아에 고통받고 어느 나라는 부강했다가 빈민국으로 전락한 나라도 많다. 개인이나 기업처럼 국가도 무능하고 독재적 지도자와 권력층의 부패는 국가를 소멸하게 만드는 원흉이다.

정치적으로의 내분과 갈등이 심화되면 폭동으로 비화되고 나아가 내전으로 이어져 처참한 상황으로 치닫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는 물러서거나 진다면 곧 죽음이라는 불안감이 더욱 사회를 몰락하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이유이다.

희망적인 국가는 합리성을 추구하며 공정과 상식, 법치와 평등, 정의와 민주의 가치가 구호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사회에 얼마나 상존하느냐 하는 것이다. 진실을 외면하고 지역감정을 부추기며 편 가르기로 정치적 이익을 탐하여 권력자가 나타난다면 우리나라는 사회주의 공산국가로 가는 로켓에 승차하는 불행한 국가로 전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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