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은 기업의 소비자상담기구(이하 고객센터)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표번호 통화료가 유료인 경우가 많고 상담 대기 시간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소비자원이 최근 1년 이내에 기업 고객센터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0.4%(704명)가 고객센터 연락수단으로 '전화·ARS'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경향은 전 연령대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다. 다양한 온라인 소통수단이 도입되고 있지만 상당수의 소비자들은 여전히 전화를 기업과의 문제해결을 위한 소통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조사대상 172개 사업자의 고객센터 '전화·ARS' 통화료의 유료(발신자 부담)·무료(수신자 부담) 여부를 확인한 결과, 69.2%(119개)는 유료전화만 운영하고 있었고 20.3%(35개)는 유료와 무료전화 모두, 10.5%(18개)는 무료전화만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5XX, 16XX, 18XX로 시작되는 전국 대표번호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업자는 59.9%(103개)로 확인됐다. 전국 대표번호는 발신자인 소비자가 통화료를 부담하며 통화료가 상대적으로 비싸다. 소비자가 이동전화로 고객센터에 전화하는 경우 통신사에 가입한 요금제에 따라 주어지는 무료 영상·부가통화시간(30분, 300분 등)을 초과하면 1분당 118.8원(1.98원/초)의 요금이 부과된다.

또한 전국 대표번호를 운영하는 103개 사업자 중 92.2%(95개)는 전화번호 정보를 제공하는 자사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 통화료가 발생하는 사실을 안내하지 않았고, 59.2%(61개)는 전화 연결 시 '유료'라는 사실을 안내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전국 대표번호를 운영하는 사업자는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가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자사 홈페이지, 모바일 앱 등에 '유료'임을 표시하고, 전화연결 시에도 통화료 발생 전에 이를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는 기업의 상품 또는 서비스를 구입·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고객센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전화 수신자인 기업이 요금을 부담하는 080 또는 14XXXX 대표번호를 자발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화·ARS를 이용한 소비자(686명) 중 상담사와 통화한 경험이 있는 637명을 대상으로 상담사 연결까지 걸린 시간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인 54.8%(349명)가 3분 이상이라고 답했다. 10분 이상 소요됐다는 응답도 5.5%(35명)에 달했다. 이처럼 긴 연결시간은 소비자불만으로 이어진다. 전화·ARS 이용에 만족하지 못한 126명 중 75.4%(95명)가 불만족 이유로 상담사 연결의 어려움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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