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교육청 남·여학생 가정형 위(Wee)센터 ‘경청과 환대’

▲ 옥상캠프.

최근 초·중·고에서 학교폭력 및 SNS(사회적관계망서비스)을 통한 폭력 등이 사회 문제로 대두될 만큼 심각하다. 대전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학교 내 집단폭행 동영상 유포로 학생·학부모 등 교육계는 큰 충격에 빠졌고, 시민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전시교육청(교육감 설동호)은 학교폭력은 사후 처리보다 예방이 중요함을 인식하고, 학교폭력 예방교육인 ‘어울림 프로그램 및 친구사랑 3운동’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특히 시교육청은 ▲학교폭력 현장 컨설팅지원단을 통해 학교폭력 사안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교에 대한 장학을 실시하고, 학교폭력심의위원회가 공정한 사안처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학교와 교육청 그리고 경찰청과 학교폭력심의위원회 및 심리상담기관 등 유관기관과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보호를 위해 위클래스와 위센터 등과 연계해 심리상담 및 치유 지원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대전투데이는 총 10회에 걸쳐 대전시교육청의 학교폭력 예방 정책과 우수 운영사례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 청산봉사활동.

특성화고등학교 3학년 K는 가정문제로 학교 출석이 어려워 2018년 11월 가정형 위(Wee)센터에 입소하였다. 교우관계는 좋은 편이어서 친구들도 많고, 학교생활에 어려움은 적었지만 어른들에게는 다소 경계가 있었다. 가정형 위(Wee)센터에서 생활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에 익숙해지고, 선생님들을 신뢰하게 되면서 어른들에게 합당한 요구를 하는 것도 배웠다. 로드스쿨, 캠핑, 상담 등을 통하여 자신을 알아가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협동하는 것의 중요함도 깨달을 수 있었다. 더불어 K는 밀링(milling) 국가 자격증 시험을 지속적으로 치루어 자격증 취득을 눈앞에 두었다. 여름 방학부터 금산 소재의 철강회사에 인턴과정을 거쳐 취업까지 연계 중이며 퇴소 전‘센터가 자신을 씩씩하게 키워주어서 졸업이 가능하다.’는 깜짝 고백을 하였다.

고등학교 2학년 A는 초등학교 때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1년 간 학교에 다닐 수 없었고 복교했을 때 이미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경험하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뇌경색으로 수술을 하신 어머니는‘너가 잘못해서 그런 거야’라고 A를 다그치셨다. 그 말이 A에게 더 큰 상처로 돌아와 죽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다른 누군가를 만나는 게 두려워졌다. 학교 결석 일수는 늘어만 갔고 안정적인 가정환경을 제공받기 어려워진 A에게 학교에서 돌봄·상담·교육이 가능한 가정형 위(Wee)센터를 제안하였다.

A는 여학생 가정형 위(Wee)센터의 따뜻한 보살핌과 상담을 통해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타인과 건강하게 관계하는 의사소통 기술을 배웠다. 또한 청소년동반자 상담과 정신의학과 병원치료를 병행하면서 공동체 생활에 적응해갔다. 꿈캠프를 통해 자기를 탐색하고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회를 얻었고 의료 지원도 덤으로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입소 초기 자퇴를 하고 싶다던 A는 외부 자원과 지지를 통해 자기 내면의 긍정성을 발견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되었다.

A는‘다음에 올 때는 더욱 성숙해져서 올게요.’라고 말할 만큼 이미 건강하고 아름답게 성장했으며 앞으로 더욱 발전하리라 기대가 된다.

▲ 반찬나눔.

▲ 2010년부터 대전 가정형 위(Wee)센터가 나섰다

위(Wee)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래 2010년 대전교육청 위탁사업으로 국내 최초 기숙형 시스템의 가정형 위(Wee)센터가 도입되었다. 현재도 가정형 위(Wee)센터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이 사업은 점차 전국으로 확장되고 있다.

가정형 위(Wee)센터는 단·장기(3~9개월) 기숙 및 돌봄을 통해 불안정 가정환경으로부터 위기학생을 보호하고 기본교과 및 대안교과 교육을 통해 학습 부진 및 학교부적응 학생에 대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학적유지를 도와준다. 나아가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상담을 통해 학생의 자생력 회복 및 가정·학교로의 복귀 지원을 돕는다.

대전광역시 관내 남자, 여자 중·고등학생 15명까지 입소 가능하며(코로나 19때는 1인 1실 입소 원칙), 선생님은 총 8명(센터장 1명, 교사 6명, 차림사 1명)으로 구성되어 아이들의 생활과 교육 전반을 책임진다.

남학생 가정형 위(Wee)센터는 2010년 10월 22일 개소 후 2020년 6월 18일 현재 301명, 연인원 27,800여명이 수료하여 재적교에 복귀 및 상급학교에 진학하였고, 2016년 제6회 교육부「위(Wee)희망대상」기관부문 대상, 2020년 제9회 대회에서는 학생·상담업무담당자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여학생 가정형 위(Wee)센터는, 2012년 9월 1일 개소하여 2020년 7월 10일 현재 264명, 연인원 24,138명이 수료하여 재적교에 복귀 및 상급학교에 진학하였다. 2019년 제8회 「위(Wee)희망대상」 학생 및 상담업무담당자 부문에서 최우수상, 2020년 제9회 「위(Wee)희망대상」 기관부문에서 대상(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하였다.

▲ 농부와 숲.

여자 가정형 위(Wee)센터 조사에서 책임수행 및 자기반성에 대한 만족도가 95%인 것은 외부에서 자유롭고 불규칙하게 생활하던 일상에서 본 센터에 적응하고자 노력하는 것을 의미하며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다시 노력해보고자 하는 의지가 높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유 시간 활용 물품’에서 낮게 평가 한 것은 방과 후에 주어지는 개인 시간에 핸드폰이 아닌 인간적인 교류를 나누고 학생들끼리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거리가 조금 더 다양했으면 하는 욕구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기와 타인이 관련된 부분을 스스로 평가해야 하는 점에서 많은 부담을 느끼며 생활만족도에서 매우 낮게 평가했었던 몇 년 전을 비교해보면 그동안 많은 성장과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남자 가정형 위(Wee)센터 퇴소학생 14명의 3개월 이후를 조사한 결과, 학교복귀 후 정상적으로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은 전체 퇴소학생의 71%, 상급학교로 진학한 학생은 29%로 퇴소학생 전원이 학교탈락 없이 학교에 잘 다니고 있었다. 한편 학교생활에 대한 세부적인 평가가 어려워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도를 평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시간의 변화에 따른 특정 개인 또는 집단의 변화를 반복적으로 조사하여 각 요인 간의 관계 및 변화를 분석하는 연구도 필요하다.

입소기간 종료 후 학교에 복귀하는 것이 1차적 목표이나 학교 복귀율이라는 항목만으로 본 센터의 사업 효과성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학교에 복귀하였다고 해서 심리적 트라우마와 가정 내 정서적 결핍이 해소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위탁학생들의 지속적인 성장과 변화를 위해서는 교사, 보호자 등의 기존 관계자들이 일관되게 관심과 사랑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 뽀린볼.

▲ 코로나19에도 남녀 가정형 위(Wee)센터는 살아 숨 쉬고 있다

남자 위(Wee)센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인 1실 원칙으로 4명의 청소년들과 함께 1학기를 진행하였다. 입소 중에는 매일 오전 오후로 나누어 체온을 재고, 일상생활 중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에도 신경을 쓰며, 주 2회 센터 청소 및 매일 개인 생활실 청소 등 각별히 개인위생 및 전체 위생에 신경 쓰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야외 수업들을 실내 활동으로 조정하여 농부와 숲 - 목공, 농사 수업이라는 새로운 특색 수업을 진행하였다. 적은 인원이지만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더 친밀하게 맞춤형 수업을 진행함으로써 무리 없이 1학기를 마무리하였고 2학기에는 더욱 뜻깊고 의미 있는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 캠핑.

코로나19 상황의 장기화로 인해 위기 청소년들이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판단한 여학생 가정형 위(Wee)센터 역시 상담실을 개조해 생활실로 증설하고 현재 6명의 학생이 위탁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과, 상담 및 생활 만족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다양한 실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도입하여 안전하게 활동하고 경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꿈지원 사업에서 상시로 비대면 상담 및 교육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고 진로를 개발하고 있으며, 방학 중에는 한화 이글스와 연계한 아르바이트 활동을 통해 경제활동 체험도 하고 있다. 또한 학교 온라인 수업을 위해 가정학습 중인 학생과 학업중단위기의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반찬 나눔 및 물품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이렇듯 모두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함께 돕고 성장하는 배움터로써 가정형 위(Wee)센터가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어 긍정적인 앞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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