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시장 “국내 대기업과 투자유치 협의 중” … 브랜드 가치 적어 선뜻 나설 지 의문

[대전투데이 대전= 이정복 기자] 대전시가 시민구단인 대전시티즌에 해마다 70~80억원의 혈세를 투입함에도 불구하고, 성적은 하위권에 그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대전시가 대기업 투자유치에 나서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대전시는 시장이 바뀔때마다 대전시의 골칫거리인 대전시티즌 운영을 놓고 갈등을 겪어왔는데, 허태정 대전시장이 이번엔 대기업에 대전시티즌을 매각하는 쪽으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에 매각하는 대신 연고는 그대로 대전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에 대전시는 최근 대전시티즌을 국내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투자유치에 대한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16일 밝혔다.

허태정 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10월 2일 기자간담회에서 시민구단인 대전시티즌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구상을 밝힌 이후 몇몇 국내 대기업과의 물밑접촉을 통해 투자 의향 기업을 물색하였고 최근에 관심을 보이는 대기업이 있어 비공개 실무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무협상의 주요내용은 “1997년 창단이후 20년이 넘는 대전시티즌의 정체성․전통성 계승과 대전지역 연고 유지를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으로 삼고 해당 대기업의 투자방식과 투자규모, 경영참여방법 등에 대한 사항으로 그 동안 실무협상을 진행하여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협상의 가장 주목할 점은 대전시티즌의 단순 매각이 아니라 프로축구단의 일반적인 운영방법인 대기업의 투자유치를 통한 기업구단으로의 전환을 바라는 지역 축구팬들의 열망과 현재 수준의 대전시티즌을 단순히 유지시키는 목적이 아니라 더 많은 투자를 통해 대전시티즌을 국내 최고의 프로축구단으로 만들겠다는 투자의향 대기업의 경영비전이 맞아 떨어지면서 실무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인다.

허 시장은 “앞으로 투자조건 등 큰 틀의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10월말까지 투자의향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후 본계약 협의는 금년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투자의향 업무협약(MOU) 체결 이후 시의회와 ㈜대전시티즌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통해 대기업 투자유치의 필요성을 적극 설명하여 동의와 승인을 구하고 관련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허 시장은 최근 대전시의회와 대전시티즌 서포터즈(퍼플크루, 대저니스타), 축구전문가 등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이번 투자유치에 대한 설명과 의견청취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부분 이번 대기업 투자유치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동안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 대전시티즌의 브랜드 가치가 너무 낮아 대기업이 선뜻 대전시티즌 매각에 나설지에 대해 미지수라는 것이 축구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대전시티즌 매각에 앞서 전국에서 축구불모지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축구 붐을 일으킬 수 있는 축구 관련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대전시는 대전시티즌을 2006년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뒤 매년 70~80억원의 시에서 지원하고 있으며 10년 간 기업 투자를 유치하는데 실패했다.

(사진 설명): 허태정<왼쪽 사진> 대전시장이 16일 오전 대전시청 기자실을 찾아 ‘대전시티즌의 대기업 매각’과 관련해 “몇몇 국내 대기업과의 물밑접촉을 통해 투자 의향 기업을 물색했고 최근에 관심을 보이는 대기업이 있어 비공개 실무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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