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논설고문

신록의 계절이자 가정의 달인 5월은 푸르름만큼이나 평화로운 계절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듣기만 해도 따뜻함을 주는 의미 있는 날들이다. 곳곳에서 각종 축제가 다채롭게 펼쳐지며 5월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그만큼 5월의 의미는 여러 가지로 다가선다. 가정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5월의 노래로 어린이 날 노래를 손꼽지 않을 수 없다. 한때 어린이였던 어른들의 노래이자 내일의 희망을 키우는 우리 어린이들의 애창곡이다. 주옥같은 가사가 5월을 더욱 아름답게 장식한다. 노랫말이 참으로 아름답고 희망적이며 노래도 참 따라 부르기 쉽고 경쾌하다. 꿈과 희망이라는 긍정의 노래로 이만한 노래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윤석중 작사, 윤극영 작곡의 어린이 날 노래는 우리 모두의 노래이자 모든 어린이들의 구김 없는 마음을 함축한 5월의 평화 노래이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우리가 자라면 나라의 일꾼 손잡고 나가자 서로 정답게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자라나는 어린이들이야말로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나라의 일꾼으로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따뜻하게 사랑으로 보살피고 이끌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성세대들은 우리 사회를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이들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막중한 책무가 주어져 있다. 5월의 상징은 부정과 갈등, 대립과 암울, 증오와 사악함이 아니다. 긍정과 희망, 화합과 포용, 사랑과 관용, 평화와 선함이 넘치는 5월임을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따스함이 있고 푸르름이 넘치는 신록의 계절이 바로 5월이며 우리 모두가 5월을 예찬(禮讚)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고 효를 생각하게 되는 어버이날도 5월에 있다. 늘 심금을 울리는 양주동 작사, 이흥렬 작곡의 어버이 날 노래인 어머님 은혜는 올해 더욱 새롭게 다가서는 듯하다. 분주하게 살면서 자칫 부모님과 소원해지지는 않았는지 되돌아 볼 시기이기도 하다. 그나마 부모님이 살아계시는 복이 함께하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세월이 지나도 늘 평생 가슴에 담고 사는 부모님의 값진 희생은 노랫말에도 차고 넘친다. “낳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없어라.”, “어려선 안고 업고 얼려주시고 자라선 문 기대어 기다리는 맘 앓을 사 그릇될 사 자식 생각에 고우시던 이마 위엔 주름이 가득 땅 위에 그 무엇이 높다 하리오 어머니의 정성은 지극하여라”, “사람의 마음속엔 온 가지 소원 어머님의 마음속엔 오직 한 가지 아낌없이 일생을 자식 위하여 살과 뼈를 깎아서 바치는 마음 인간의 그 무엇이 거룩 하리요 어머님의 사랑은 그지없어라”. 이런 부모님의 절절한 마음과 값진 희생으로 키워온 자식들은 당연히 우리 사회와 나라를 위해 훌륭하고 정의롭게 살아갈 때 그 하해와 같은 은혜에 보답하는 길일 것이다. 꼭 성공출세하지 않더라도 평범하지만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간다며 바로 그것이 부모님이 고대하는 자식의 오늘이자 내일일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 기성세대들은 어린이날 꿈과 희망의 노래를 부르며 성장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성인이 되어 대한민국의 일꾼으로 살아가고 있다. 한 때 어린이였던 어른들이다. 과연 어린 시절 꿈꾸던 일꾼이 되어 있는지 한번 쯤 돌아보게 되는 5월이다. 우리 사회에 존경을 받고 가정에 충실하며 이웃을 위해 봉사하며 헌신하는 진정한 일꾼이 되어 있는지도 자신만의 거울에 비춰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한때 꿈을 키우던 5월의 어린이들이 나라의 일꾼이 되어 우리들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지 자못 궁금하다.
오늘날 대한민국 사회가 5월을 맞았어도 곳곳에서 극심한 갈등과 불협화음으로 참으로 어지럽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신록의 5월이 갖고 있는 의미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사회상이다. 세종정부청사주변에는 각종 구호로 얼룩진 플래카드가 도배를 하고 있다. 서울 지방할 것 없이 집회와 시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사회적 갈등이 극심하다. 경제의 어려움이 가정의 행복을 책임지는 가장들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대한민국의 작금의 모든 상황이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가 그렇다. 그래도 눈이 부시게 푸른 이 5월에는 어린이 마음으로 돌아가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에 잠시나마 젖어 봄이 어떨까 싶다. 눈을 들어 높푸른 하늘과 산하를 보라. 5월 어린이의 푸른 꿈과 5월 어버이의 푸근한 사랑 마음이 곳곳에서 손짓하며 화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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