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전도시공사 사장 박남일

미세먼지가 온 나라를 경악케 하고 있다. 그 정도가 날로 극심하다. 한마디로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느낌이다. 거리마다 마스크를 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온통 마스크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공공기관 차량 2부제를 시행하고 실외활동도 자제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하는 미세먼지비상에 따른 저감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노약자들의 호흡기 건강악화가 우려되는 최악의 상황이다. 어쩌다가 금수강산 대한민국이 엄청난 미세먼지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피해국이 되었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공기청정기나 마스크는 이미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이니 당연한 일이다. 그만큼 국민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미세먼지의 발생원인을 우리나라 자체만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그 원인분석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중국 베이징이나 심양 등지는 이미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미세먼지로 악명이 높다. 중국의 해안에 만들어진 소각장이나 석탄을 연료로 하는 공장 들이 미세먼지의 주범임을 국민들이 이미 인지하고 있다. 실제 심양 등지에 가보면 그 심각성을 익히 알 수 있다. 이런 중국의 모습을 보고 한때는 남의 나라 이야기인줄 알았다. 그런데 이들의 산업화가 가져오는 폐해가 대한민국을 미세먼지의 고통으로 몰아가고 있으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봄철 황사는 아직도 시작도 되지 않았다. 편서풍을 타고 날아드는 중국 발 미세먼지는 좌시할 수준이 아니며 이제 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며 국민건강의 심대하게 해치고 나아가 국민정신건강에도 치명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중국과의 담판에 나서는 것이 시급하다. 중국이 자기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강변하다고 해도 중국에서 발원하는 미세먼지가 대한민국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중국에 대한 혐오감이 국민사이에 날로 증폭되고 있음을 결코 가볍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등산객들마저도 등산을 자제할 정도로 산과 들, 강가 할 것 없이 온통 미세먼지로 뒤범벅이 되고 있으니 국민들의 원성이 잦아질 리가 없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팽배하다. 정부나 정치권은 미세먼지 문제해결을 외면한 채 미봉책과 소모적인 논쟁에만 혈안이 되어서는 결코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요즘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미세먼지까지 극성을 부리니 모두가 몸과 마음이 잔뜩 움추려들고 있다. 봄은 왔지만 화창한 봄이 상실되고 미세먼지로 야외활동까지 마음대로 못하는 현실 앞에서 국민들은 웃음을 잃고 있다.

미세먼지로 건강을 걱정하고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민들의 인내도 한계점을 넘어설 것이다. 지금은 무엇보다 우리 앞에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국가적인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미세먼지에 대한 진단과 해법이 명쾌하게 제시되고 실제 개선되어야 한다. 이를 외면하고는 무엇도 국민들의 환심을 살 수 없음을 직시해야 할 절박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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