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유전자공학과 농업연구사 최인찬

2050년이 되면 인류는 지금보다 25억명이 많은 100억명까지 늘어난다고 한다. 인구증가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또한 심상치 않다. 사하라 사막에서 눈이 내리고, 눈을 보기가 힘든 러시아의 겨울, 미국의 한파와 열대지방의 장기가뭄 등은 인류의 먹거리 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선진국에서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생명공학 분야에 적용하여 작물의 생산성을 높이기 연구를 해오고 있다. 위 기술은 흔히 농업의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핵심기술로 불리며, 병저항성, 우수 유전자 발굴, 온도와 습도, 비료와 물 공급시기 등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위 기술을 종자 크기, 꽃의 형태나 색깔 등 농업생산성을 향상 시키는 다양한 특성평가에활용하면 새로운 작물을 개발하거나 재배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들 기술 가운데 특히 영상정보를 이용해 식물의 농업적특성을 연구하는 학문을 표현체학(Phenomics)이라고 하는데, 영상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어 식량이나 원예작물작물, 병충해 방제, 가축의 품종개량 등에 다양하게 응용된다.
표현체연구를 할 수 있는 연구플랫폼은 2017년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미국, 영국, 호주 등 21개국 66 여개 센터에 건립되어 있으며, 몬산토와 신젠타와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도 연구플랫폼을 구축하여 표현체 빅데이터 생산 및 영상기반 신품종 육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표현체 영상정보는 품종 육성기간 단축이나 개체의 특성인식에 이용되어 농업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편의를 제공한다. 예로써, 콩의 색, 크기 등을 조절하는 유전자나 생장환경 특성을 밝혀 종자의 불량을 선별하고 어린 떡잎부터 생육과 품질관리를 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의 선호도에 맞도록 꽃의 크기나 색상을 개량하거나, 동물의 생김새를 구별하여 순종을 관리하고, 마블링 정보로 소고기의 신선도와 맛에 대한 정보를 얻는데 이용될 수 있다.
식물표현체학은 우수 생물자원의 선발, 유용한 유전자 기능의 대량 검정, 작물의 생육상태 진단 및 관리로 미래의 먹거리 생산에 활용되어 우리 농업의 선진화를 위한 차세대주자로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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