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소재공학과 이종렬

재배역사가 가장 오래된 작물 중 하나로 꼽히는 밀은 우리나라에서도 재배역사가 길어 중국을 통해 삼국시대 이전부터 재배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생산량이 많지 않아 밀을 구하기 어려웠던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는 밀을 이용한 음식이 귀한 대접을 받았었지만 6.25 전쟁 이후 미국으로부터의 무상원조로 밀이 대량 공급되고 정부의 분식장려운동과 함께 전국적으로 보편화되어 현재 우리의 식탁에서 쌀과 함께 주식으로 이용하는 중요한 곡물 중 하나로 꼽힌다.

지금은 쌀을 주식으로 하던 식습관에서 벗어나 식생활 변화로 인해 빵이나 라면 같은 밀가루 음식들이 많이 생겨났고 우리의 주변에서도 밀을 원료로 한 다양한 제품들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이처럼 밀은 우리의 식생활에서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밀의 대부분이 수입밀을 원료로 하고 있어 농약과 보존제 사용 등 안전성 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밀은 수입밀과는 달리 겨울에 재배하여 농약을 치지 않는 친환경 무공해 작물로 화학약품으로부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또한 우리밀은 글루텐 함량이 낮아 소화가 잘되며 수입밀과 달리 복합다당류가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면역력을 높이고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 노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농진청 육성 품종 중 금강밀은 국수나 면용으로 적합하며 조경밀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제빵에 적합하다. 이처럼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제품으로 경쟁력을 갖춘 우리밀의 좋은 품종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요즘은 전 세계적으로 통밀과 같은 whole grain 식품을 선호하고 있는데, 칼슘과 철 비타민 등 몸에 좋은 영양소를 다량 포함하고 있고 체중 감소효과도 있어 건강에 유익하다.

‘우리 몸에는 우리 땅에서 나온 것이 좋다’는 신토불이의 뜻처럼 우리밀 또한 우리의 땅에서 자라나고 재배하였기 때문에 우리의 체질에 잘 맞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계획을 세워 이처럼 우수한 우리밀로 맛과 기능을 더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안정적인 생산으로 우리밀의 자급력을 더욱 높이고 친환경 제품인 우리밀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 문화 형성에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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