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피해자인 L 前 종촌복지센터장이 15일 오전 세종시청 앞에서 이춘희 세종시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전투데이 세종= 이정복 기자] 성폭력 피해고발 운동인 ‘미투'(Me too)’가 사회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춘희 세종시장이 관내 前여성종합복지센터장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충청지역의 대표적인 대권주자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성추문’에 휩싸여 지사직을 사퇴하는 등 세간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시장의 성희롱 발언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성희롱 피해자인 세종시 종촌복지센터 L 전 관장은 15일 세종시청 앞에서 '이춘희 시장 성희롱 발언 종교모독을 고발한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며 이 시장의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사법기관에 채용비리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L 전 관장에 따르면, "이 시장은 지난 2015년 7월 초 종촌복지센터 개관 현안 점검을 위한 간담회 자리에서 자신을 성희롱하고 스님들을 모욕한 장본인"이라며 "당시 간담회 자리에서 '센터장이 얼굴을 이쁜데 언제까지 스님들 도포자락에 숨어서 손잡고 다닐 거냐' '스님들은 섭정하지 마십시오'라고 위험한 발언들을 서슴지 않고 자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L 전 관장은 "성희롱 발언 가해자인 이 시장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피해 당사자인 나는 그날의 모든 발언을 한 순간도 잊은 적 없고 온몸으로 기억한다."면서 "또한, 이 시장은 언론을 통해 '성희올 발언을 기억하지 못한다. 성희롱이나 폄하발언이 확인 될 시 즉각 사과하겠다고 하였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사과는 커녕 비열하게도 언론을 통해 사실을 왜곡하고 은폐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L 전 관장은 "이 시장은 성희롱 발언과 여성 폄하 발언이 확인됨 만큼 약속대로 언론을 통한 사과가 아닌 직접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L 전 관장은 세종시의 인사 외압과 채용비리 의혹도 폭로했다.

L 전 관장은 "세종시는 종촌복지센터 개관 전 부터 지속적이고 악질적인 방법으로 인사 외압과 센터장의 교체를 강요해 왔다"면서 "이 시장이 정점이 되어 조직적이고 관내 공공기관에 선거운동 일등공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인사외압이라는 악질적인 행위를 저질러 왔다"고 밝혔다.

또 L 전 관장은 " 이 같은 이 시장의 성희롱 발언에 대해 관내 시민·사회단체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지만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서 "시민·사회단체라는 가면을 쓰고 권력의 편에서 아첨하고 굴종하여 용기 내어 외치는 시민을 버려둔 채 홀로 외로운 투쟁에 나서게 하는 사회단체들은 각성하라"며 섭섭함을 드러냈다.

이번 성희롱 발언 사태와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정치적 연루설에 대해서 L 전 관장은 "나는 아무런 당적을 갖고 있지 않다. 그리고 이번 사건이 정치적 모략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나를 모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시장의 성희롱 발언은 종촌 종합복지관 4층 센터장실에서 시청 관계공무원과 일부 세종시 의원, 스님 2명, 센터 직원 등 10여명이 목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 자리에서 "성희롱 발언은 아니지만 당사자는 불편하게 느꼈을 수 있었던 부분에 사과한다"며 "센터장이 개관업무에 책임감 있게 일해 줬으면 좋겠다는 뜻이었고 스님들이 뒷받침 하라는 당부였다"고 해명했다.

이 시장은“당사자 입장에서 마음이 불편했다면 죄송하다”며“앞으로 선출직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언행에 조심하고 부적절한 언행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를 90여일 앞두고 이 시장의‘성희롱 발언’파문이 향후 선거에 어떠한 영향으로 작용할 지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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