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을 사랑하는 마음연구소장 정학진

2015년 연말이야기이다.
필자는 정년 2년을 남겨두고 명예퇴임을 하기로 결정하고 공직생활을 하나 둘 정리하고 있었다.
물론 공직생활을 정리하면서 후배공직자에게 남겨 줄 이야기도 “희망의 불씨‘라는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그 책속에는 부모님의 사랑과 연민의 정으로 나마 보답하고자 하는 나의 미련이 짤막하게 소개했던 글이 연말이 되니 새삼스레 떠올라 정리한다.

필자는 공직생활 중에 3년 만기 정기적금을 들곤 했다. 정기적금을 들어야 목돈이 필요 할 때 효자 돈으로 요긴하게 사용했기 때문이다.
또 적금을 탈 때에는 사용 할 곳이 생기기도 한다.
이를 테면 타던 차를 바꾼다든지, 애들의 학자금에 보탠다든지, 아니면 아픈 곳이 있어 병원에 가야하는 일에 쓰이 곤 했다.
다행이다, 적금이 아니면 어디에서라도 빌려서 처리해야 만 하는 형편이 아닌가?
그래서 습관처럼 매년 10만원씩 적금을 들었다.
재직 중에 하루는 이런 생각을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2012년 가을이다.
그동안 공직이라는 핑계로 아내와 같이 여행 한번 제대로 했던 기억이 없어 퇴직하면 여행 경비로 쓰려고 20만원씩 들어가는 3년 만기 적금을 들었었다.
2015년 말 명예퇴직을 결심하고 나니 그동안 부모님을 위해 해 드린 것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래 내가 그동안 고향에서 공직에 몸담고 아이 둘을 두고 살아 온 것은 부모님의 은덕으로 생각하고 이 세상에 안계시지만 퇴직하기 전 그동안 소홀했던 아버지와 어머니를 기억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고 고민을 했다.
그래 부모님의 향학열이 나를 이 자리가지 오게 했구나 하는 생각에 2010년부터 기금으로 모금을 하는 청양군의 인재육성장학금에 기탁하자는 나의 마음을 아내와 상의를 했다.
여보, 내가 사실은 퇴직을 하면 당신과 같이 유럽여행을 하려고 적금을 든 것이 있는데 만기가 다 되네 여행을 다음에 가기로 하고 이 적금을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름으로 장학금에 기탁하면 어떨까?
정년 2년을 앞두고 퇴직을 한다고 하지, 만기된 적금을 타서 장학금을 낸다고 하니 좋아 할 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한 나는 아내에게 조심스레 말을 건 냈다.
그런데 명예퇴직을 상의 할 대와 같이 흔쾌히 동의 해주었다,
고마웠다. 그래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름으로 100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하고 그 해 말 나는 퇴직을 했다.
퇴직 후 2016년 중순으로 기억한다. 200억원의 장학기금을 완성하고 기탁자인 나는 명예의 전당 개관식에 초청을 받았으나 개인사정이 있어 참석치 못했다.
그 후 2017년 초에 문예회관에 갈 기회가 되어 가보니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름이 게시되어 있지 않은가
그를 보는 순간 내 눈에는 눈물이 고이고 가슴이 울컥했다.
그리고 집에 와 아내에게 말 했다. 아내도 우리의 결정이 옳았다며 좋아했다.
퇴직 후 아내와 같이 유럽여행을 하는 나의 숙제는 아직 풀지 못했다.
연말이 되니 회식이다 망년회다 사회가 좀 들 뜬 기분이다.
이러 할 때에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생각하고 나보다 어렵고 힘 든 이웃을 생각하며 미래의 가치를 가꾸자는 차원에서 이 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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