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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내 숨만큼만충남교육청 장학관 신경희
이정복  |  conq-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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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20  16: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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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은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온다고 했던가요.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 빛으로 떨어지는 꽃처럼 칠월이 그렇게 가고 있습니다.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장마가 찾아들었고, 가뭄은 해소되었습니다. 뜻밖에 일부 지역에서는 기록적인 물 폭탄이 터져 인명 피해는 물론, 침수 피해가 막심하기도 했습니다. 뜻하지 않은 자연재해는 언제나 두렵습니다.

후텁지근한 장마가 계속되면서 일상이 짜증스러워졌습니다. 매년 이 맘 때쯤이면 몸도 마음도 지쳐 있습니다. 별거 아닌 것에 불쑥 얼굴이 달아오르는가 하면, 불쾌지수 온도계가 한 없이 치솟기도 합니다. 조심하지 않으면 한순간 폭발할 수도 있지요. 그래서 내 자신이 무서워지기까지 하는 때입니다.

거기다가, 둘러봐도 누구 하나 버팀목이 돼 줄 사람은 없는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온전히 홀로인 그래서 섬처럼 고독해집니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적막감이 파도처럼 밀려들기도 합니다. 소설<토지>를 쓴 박경리 선생님은 “우리들의 삶을 정의해보자면 사람은 남과 더불어 혼자 사는 것이다” 라 말씀하셨습니다. 한편, 모순이 있는 말 같지만 격하게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말입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혼자라는 것과 혼자만 사는 게 아니라는 것을 동시에 느끼기 때문에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이겠지요.

쓸데없이 욕심만 부풀어 마음 무겁고, 이래저래 부대끼는 나날들입니다. 하던 일 다 접고, 어디론가 떠나면 좀 괜찮아 지려나 궁리하던 차였습니다. 그런데, 지인으로부터 날아 온 짤막한 편지 글이 마음 온도는 한없이 낮아지고, 욕심은 똥배처럼 불룩해진 나를 돌아보게 합니다.

편지 글 전문(全文)입니다. <제주도의 해녀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이 있습니다. 엄마는 해녀입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글인데요. 해녀들은 바다를 밭이라고 부르면서 그 밭에 전복씨도 뿌리고 소라씨도 뿌리고, 바다 밭을 꽃밭처럼 가꾼다고 해요. 그리고 해녀는 주인공인 딸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하죠. “오늘 하루도 욕심내지 말고, 딱 너의 숨만큼 다녀 오거라.” 딱 내 숨만큼. 그 이상 욕심내면 숨차고 견디기 힘들어지니까.> 그래요 바로 이겁니다. 갑자기 코끝까지 찡해졌습니다.

제주 해녀들에게는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아름다운 약속이 하나 있다고 합니다, ‘절대 욕심내지 말고 딱 바다가 주는 만큼만 가져오는 것’이랍니다. 오늘 나는 얼마큼 욕심을 냈던가. 자문하게 만듭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시퍼런 바다가 잡아당기는 대로 더 깊이 끌려가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숨까지 쓸데없이 욕심내지 말아야겠습니다. 욕심은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구멍 난 항아리처럼 끝도 없으니까요. 딱 내 숨 만큼입니다. 거기까지면 되는 겁니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요.

인생에서 무언가 중요한 일은 우연이라는 제비가 물어다 주는 씨앗에 의해 피어나는 꽃이라 했습니다. 오늘 아침, 우연히 전하는 메시지가 딱 내 숨만큼만. 더 이상 욕심내지 말고 살아라. 엄중하게 명(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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