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3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 발표했다. 올 들어 국내외 여건이 변화하면서 지난 1월에 발표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6%(하반기는 2.7%)로 소폭 올린 것이다. 한국은행이 수출 호조와 투자 증가 등 경제 회복세를 근거로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기는 2013년 7월 이후 근 4년 만이다. 그만큼 올해 세계 경기 흐름이 나아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는 점에서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3월 말 한국경제연구원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0.4%포인트 올린 데 이어 한국은행까지 이를 상향 조정하면서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하지만 LG경제연구원 등 민간 연구소의 전망치는 여전히 2.2%에서 2.5% 선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경기 추세와 관련해 긍정적인 인식과 보수적인 관점이 혼재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어떻든 올해 1분기 경기 추세를 반영해 한국은행이 성장률 전망치를 높였지만 저성장 기조가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성장률은 2014년 3.3%, 2015년과 지난해 각각 2.8%, 올해 2.6%로 계속 내리막길이다. 한국은행의 예상대로 내년에 2.9%의 성장을 기록하더라도 여전히 2%대 성장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경기 회복의 흐름이 더 가팔라지고 3~4%대 성장률을 기록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소리다.
현 경제 상황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약간의 추세 변화에 들뜰 이유도 없다. 국민이 직접 피부로 느끼는 체감 경기는 여전히 바닥이다. 특히 과도한 가계 부채와 실질 구매력 감소, 내수 부진, 높은 청년실업률 등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현실을 좀 더 냉철하게 보고 경제 정책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올해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확대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경제 현실을 직시해 경기 대응에 결코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 한국은행도 효율적인 통화 운용과 금융 안정, 물가 관리 등 리스크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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