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의 그늘이 서울 택시업계를 덮치고 있다.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택시기사 중 51%인 4만3429명이 60세 이상이었다. 70세 이상도 8137명으로 9.5%에 달했다.
택시기사들은 연령에 관계없이 똑같은 조건에서 일을 한다. 젊은 기사들에 비해 고령자들의 피로도가 훨씬 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노동권익센터가 지난달 서울 택시기사 70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법인 택시기사는 한 달에 25일 넘게 일하며 하루 평균 9.9~11.7시간 일하고 0.8시간 쉬었다.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며 1시간도 채 쉬지 못하는 것은 젊은 사람에게도 힘든 일임에 틀림없다. 피로가 쌓이면 반사신경 같은 신체 능력이 전체적으로 더 떨어지는데, 몸이 쇠약한 고령자일수록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한꺼번에 많은 승객을 실어나르는 버스기사도 근무시간이 길기는 마찬가지다.
같은 조건에서 일하다 보니 체력이 약한 고령(高齡) 운전자의 사고율은 젊은 기사보다 높다. 교통안전공단이 2013년 10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사업용 차량을 25년 이상 운전한 65세 이상 운전자 가운데 73.1%가 직전 3년간 사고를 낸 경험이 있었다. 반면 사업용 차량 운전 경력 5년 이하인 운전자의 3년간 사고율은 7.5%였다. 오랜 운전 경험이 있는 고령 운전자 사고율이 신참보다 오히려 10배가량 높은 것이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1년 65세 이상 고령 택시 운전자가 낸 사고는 2114건으로, 전체 택시 사고 1만8822건 중 11.2%였다. 4년 후인 지난해 고령 택시 운전자가 낸 사고는 3353건으로 늘었다. 전체 택시 사고에서의 비중도 21%로 급증했다.
정부는 안전운전이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나빠진 고령 운전자를 가려내기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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