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유적지구 유네스코 등재 후 관심 급증 반해 예산은 대폭 축소

[대전투데이= 이정복 기자] 충남도에서 지원하는 백제문화제 예산이 대폭 축소돼 공주시와 부여군 등 지방자치단체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백제유적지구가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되면서 대내외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충남도의 백제유적지구 홍보 지원 대책은 뒷걸음 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충남도에 따르면 백제문화제 도비 지원 예산은 대백제전이 열린 2010년 318억원 정점을 찍은 뒤, 2011년 57억원, 2012년 57억원, 2013년 59억원이었다. 그 후 60회 행사때인 2014년 105억원으로 증가했다가 2015년 67억원으로 축소됐고, 올해는 1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때문에 당장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제62회 백제문화제를 준비하고 있는 공주시와 부여군은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행사를 어떻게 치러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마디로 행사는 예전처럼 치러야하는데 올해 책정된 예산으로는 도저히 행사를 치르기가 어렵다는 것이 공주시와 부여군 공무원들의 볼멘소리다.

부여군 관계자는 “예산을 늘려도 어려운데 해마다 백제문화제 예산이 크게 줄어들어 행사를 치르기가 너무 힘들다”면서 “백제역사지구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 후 관람객들이 급증하고 있어 이에 걸맞는 다채롭게 내실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야하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 백제유적지구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관람객들이 계속 늘고 있다.

충남도가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앞두고 지난해 7월 1일부터 지난 6월 26일까지 도내 백제역사유적지구를 탐방한 관람객 수는 모두 172만 6721명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4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찾은 관람객 124만6,821명과 비교하면 47만9,900명(38.5%)이 늘어난 규모다.

시·군별로는 공주시가 등재 전 48만8,790명에서 등재 이후 75만205명으로 26만1,415명이 증가했고 부여군은 75만8,031명에서 97만6,516명으로 21만 8485명이 늘었다.

유적지별로는 웅진백제 왕성인 공주 공산성 관람객이 38만2,133명으로 등재 전 18만6,945명에 비해 2배 이상 폭증했고 무령왕릉을 비롯 웅진백제 왕과 왕족의 무덤이 모여 있는 송산리고분군은 30만1,845명에서 36만8,072명으로 6만6,227명이 늘었다.

이처럼 백제유적지구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반해 충남도의 대표축제인 백제문화제 예산을 축소한 것에 대해 대다수 충남도민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해선 공주시의회 전 의장은 올 초 충남 시·군 의회 의장단 간담회에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됨에 따라 백제문화제의 세계화를 위한 충남도의 지속적인 관심과 더불어 도비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청한 바 있다.

백제문화제 예산 축소에 대해 충남도민 A씨는 “백제문화유적지구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백제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 때 백제문화제 예산을 대폭 축소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충남도가 3농혁신 등 안희정 지사의 역점시책을 중점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충남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인 백제문화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도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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