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환경개선 시급”

[대전투데이 대전= 이정복 기자] 대전지역에서 환경전문가로 활동하며 한때는 대전시 싱크탱크인 대전발전연구원장을 역임한 유병로 한밭대학교(건설환경조형대학) 교수가 최근 제10대 대전시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회장에 취임했다. 유 회장은 대전지역 1만5천여명의 교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교육현장을 누비며 교육계의 다양한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다. 유 회장을 만나 앞으로의 교총 운영 계획과 그의 교육 철학을 인터뷰 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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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대 회장으로 취임한 소감은.

그동안의 교육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회원들의 목소리를 모아 교육환경을 개선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학교교육은 사람 그것도 사람이 주요자원인 우리나라에서 국가의 이끌어갈 인재를 키우는 일이라서 어느 일보다도 막중한 일인데 근래 경제논리에 밀려 교육예산 및 관심이 다소 소홀해진 느낌입니다. 요즘 교육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하여 교육환경에 대한 개선비용이 많이 필요한데 지원이 부족하고, 교사, 학생, 학부모 교육의 3주체간 교육목표 및 인식과 태도의 차이로 갈등이 발생되고 있습니다.

특히 부당하게 교권침해를 당해 힘들어하고 사기가 떨어져 있는 선생님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앞으로 교육 3주체와 교육지원당국 등 교육공동체와 함께 소통과 협력으로 갈등을 해결하고 바람직한 교육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평소 선생님이 행복해야 학생도 즐겁고 교육성과가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회원을 비롯하여 대전의 모든 교원들과 힘을 합쳐 행복한 대전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올바른 교육환경을 만드는데 앞장서겠습니다.


▲교총, 특히 대전교총이 하는일은 무엇인지.

교원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향상과 교직의 전문성 확립을 기함으로써 교육의 진흥과 문화의 창달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교육기본법 제15조(교원단체)에 의거 설립되었습니다. 대전교총은 대전시내 유치원, 초, 중, 고등학교, 대학교의 교원들이 학교별로 구성한 교원단체를 총괄 지원하는 연합회(union)로서 상급단체로는 한국교총이 있습니다. 주요사업으로는 교직의 전문성 확립과 민주교육 발전에 관한 사업, 교육청과의 교섭·협의 및 다른 단체와의 연락제휴에 관한 사업, 회원 상호간의 협동, 교원의 생활권 및 복지후생 증진에 관한 사업 등을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교원이 학생을 잘 가르치고, 학생이 양질의 교육을 잘 받을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교원의 목소리를 듣고 대변하여 좋은 정책을 개발하여 추진하는 일입니다. 사회의 통념상 선생님은 불합리한 처우를 받거나 불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또 정부나 다른 단체와 교섭할 정책사안이 발생했을 때 직접 나서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 개인이나 단위 학교차원에서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법적으로 연계된 대전시교총이나 한국교총이 전문가를 파견하여 도와주는 일을 합니다.

▲교육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무었이며, 바람직한 학교교육은.

산업화시대에서 창의감성시대로 변하면서 교육의 패러다임도 급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교육은 그동안 교사중심의 지식과 기술 등을 전달하는 획일적인 내용과 방법으로 학교내에서 진행하였다면 앞으로는 학생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창의적 재능을 계발할 수 있도록 자기주도적 학습방식으로 진행하며 학교는 물론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학습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죠.

그동안의 교육이 지식전달형 상호경쟁적 주입식 보편화교육으로 진행되어 왔으나 앞으로는 개성과 재능계발중심의 창의적 맞춤형 교육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교육방법도 티칭(teaching) 중심에서 코칭(coaching)으로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육선진국인 핀란드에서는 만15세 이전에는 등급을 매기는 상대평가를 아예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각자의 타고난 재능이 다르고 잠재력의 발현 시기가 제 각각 다르기 때문에 몇몇 학문적 분야를 중심으로 그것도 정성적 가치는 무시하고 정량적 결과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교육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시장원리에 입각한 경쟁적 결과중심의 평가방식에서 과정과 효과성 중심의 평가체계를 구축하여야 합니다. 예전에는 학교에서는 강의를 집에서는 과제를 수행했다면 앞으로는 선생님이 제시한 일정에 따라 먼저 집에서 과제와 연구를 수행하고 학교에서 난해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피드백식 수업으로 변하고 있죠.

이런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을 소화하기 위해 교사들의 고충은 말이 아닙니다. 계속 새로운 직무연수 교육을 받아야 하고 새로운 학습자료, 교육방법을 연구해야 합니다. 체험형 창의교육이나 직업교육은 학교에서 소화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선진외국처럼 적당한 프로그램도 개발되어 있지 않고 지역사회의 프로그램 참여나 재정적 지원을 받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전반적으로 교육에 대한 투자가 부족합니다. 그리고 교육의 3주체인 교사, 학부모, 학생간의 교육 목적과 기대가 다른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또 학교의 공간 및 인력 등이 미흡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어렵고 교육 3주체간의 갈등이 자주 발생하고 있죠. 타고난 끼와 재능을 참고 계발하는 프로그램이나 창의교육은 소규모 수업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하나 현재의 교원수나 학교시설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산업화시대에서 익숙해진 경쟁교육 환경에서 소홀해진 가정교육과 인성교육의 부족으로 구성원간의 사랑, 존중과 배려를 통한 소통문화가 줄어들어 교사, 학생, 학부모간의 갈등이 교사의 사기는 땅에 떨어뜨리고 학생의 만족도도 낮게 하여 결과적으로 교육환경의 훼손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교육의 핵심역량은 국가마다 다소 다르게 표현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의사소통, 문제해결력, 정보처리, 관계형성, 시민의식, 자율성 등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문제해결력에 특히 중시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학교교육은 공적가치를 추구하고 공공사회에서 배려와 존중의 사회질서를 배우는 장이 되어야 합니다.


▲대전교총의 현안은.

타시도에 비하여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교육의 3주체 간 사랑과 존경이 바탕이 되는 관계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실추된 교권을 회복하기 위하여 선생님들이 좀더 솔선수범하여야 하겠지만 부당한 처우에 대하여는 대전교총이 앞장서서 해결하겠습니다. 교권은 학습권을 보장하는 범위에서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근거하여 행사할 수 있는 교사들의 교육권한으로서 교권침해는 교육행정기관, 상급자, 동료, 학부모, 학생 등이 학교 교육활동과 관련하여 교원의 법적인 교육할 권리와 사회, 윤리적인 권위 내지 교원의 전문적 권위를 침해 또는 무시하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교권실추는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로 이어집니다. 교권보호에 앞서 일부교사의 잘못된 처사로 교원들의 명예가 실추되어 많은 선생님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우선 선생님 스스로가 본분을 지켜 우리사회의 높은 기대치를 우선 만족시켜야 하겠죠.

교육기부가 필요합니다. 자유학기제나 체험형 재능, 창의교육을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재정적 지원이나 재능기부가 필요하므로 교육당국과 더불어 지역사회 참여운동을 펼칠 생각입니다. 대전은 과학연구단지, 대학, 중앙과학관, 다양한 시민단체, 기업, 공공기관 등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합니다.


▲대전교총의 주요 역점사업은.

우선 학교와 가정에서의 인성교육을 강화해 제자사랑과 스승존경을 전개하고, 교사들의 교육 연수프로그램 확대와 전문 영역 동아리 활동지원 확대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그리고 학습연구연제 확대, 전문교육지도사 과정 신설(재능계발 및 평가지도사, 진로교육지도사), 교원보호 콜센터 및 현장 출동 자문서비스 운영, 교원 불이익에 대한 법률지원서비스 확대, 각종 경진대회 개최 및 포상프로그램 확대를 추진할 것입니다. 특히 교직의 전문성, 특수성을 고려한 각종 수당 현실화, 교원의 잡무 경감대책 마련 및 학습보조 인력배치, 한국교총과 연계한 교육재정 GNP 6% 확보, 교원자녀의 대학 학비 보조, SNS를 활용한 회원과의 소통 강화에 적극 노력할 것입니다.

회원확대 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현재 교권침해에 대한 법정 소송을 도와드리고 있으나 앞으로 회원들의 일상생활에서 발생되는 각종 상담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다수의 변호사, 회계사, 법무사, 변리사 등을 자문단으로 구성하고, 각종 상품 및 회원권 혜택을 확대하여 경제적 편의성을 높여드릴 계획입니다. 지난 12월24일 공무원보수규정 개정을 통해 교총회비 원천징수 동의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변경하여 회원의 불편이 줄어든 만큼 회원확대에도 힘쓰겠습니다.

지난 연말 전국교총이 연대하여 '교원 지위 향상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 ‘시간강사법’ 시행을 2년 간 유예하는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 재직기간 10년 이상인 교원에게 무급휴직 기회를 주고 인사상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원법 개정안 등이 관련소위를 통과했습니다. 인사혁신처는 2016년부터 시행될 담임수당 인상 등의 내용을 포함한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앞으로 회원들의 뜻을 모아 지속적으로 교육환경을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시민과 관계기관에 대하여.

최근 교육계는 교권 추락, 열악한 교육 환경 등 어려움에 직면해 있어 이를 지혜롭게 해결해나가는 것이 과제입니다. 특히 체험형 창의, 직업교육에 지역사회의 재정 및 재능기부를 통한 참여가 필요합니다. 인성교육은 바른 교육을 하는 밑거름이 되며, 결과적으로 개인과 사회가 건전하고 행복하게 하는 기본이 됩니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재능과 특성이 있지만 크기로 말하면 다른점은 백지장 무게에 지나지 않으며 교육을 통해 다듬어지고 훈련되어 서로 다른 인격으로 나타납니다.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교육의 3주체 간 사랑과 존경이 바탕이 되는 관계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상호소통과 존중이 필요합니다.

교육은 국가의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입니다. 앞으로 요구되는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창의, 재능교육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확대가 시급한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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