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선거관리위원회 윤혜경

쌀쌀해진 날씨에 사람들의 옷차림이 제법 무거워졌다. 계절이 이미 겨울의 문턱에 들어와 있음을 알린다. 추위와 함께 따뜻한 온정이 필요한 우리 이웃들을 위한 기부의 외침 또한 주위 곳곳에서 들리기 시작한다. 침체된 경제 사정으로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십시일반으로 작은 정성이라도 보태어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지만 큰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올 여름 주춤해져 가는 기부 문화의 불꽃을 되살린 캠페인이 유행처럼 번졌던 적이 있었다. 바로 “아이스버킷챌린지”라는 캠페인이다. 아이스버킷챌린지는 미국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루게릭병) 협회의 모금운동에서 시작된 캠페인으로 루게릭병의 치료법을 개발하고 환자들을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2014년 6월 30일 미국의 한 골프 채널에서 찬물 대신 얼음물로 이 도전을 시작하였고 그 후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격히 퍼져나가면서 하나의 문화처럼 번져나갔다. 캠페인에 동참하도록 지목된 사람은 24시간 이내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1백 달러를 기부하면 되고 다음 참가자 3명을 지명하도록 하면 되는데 후에는 얼음물을 뒤집어쓰고도 기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국내외 스타들도 많이 동참하며 기부 문화의 새로운 반향을 일으켰다.

처음, 루게릭병 환자들을 위해 쓰인다는 좋은 취지에서 시작된 “아이스버킷 챌린지” 는 모인 기부금 사용 문제로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애초에 기부라는 하나의 목적에 같은 마음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의가 깊다고 할 것이다.

‘기부‘ 는 영어로 “Donation 이다. 그 어원을 살펴보자면 라틴어 ”Donum“이라는 단어에 기초하고 있는데 그 뜻은 ”선물“이라고 한다. 우리가 조금씩이나마 실천했던 기부는 그 근원을 알고 보면 바로 상대방에게 마음을 전하는 “선물”이었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러면, 우리나라 정치를 위해서 “따뜻한 선물”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바로 ‘정치후원금’ 기부이다.

우리나라 정치를 바르고 발전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자금이 필요하다. 과거 정치자금을 모금하면서 자금을 음성적인 방법으로 확보하면서 많은 폐단이 발생하였다. 정치 후원금은 이런 정치자금 모금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폐해를 예방하고 국민의 자발적 참여 하에 소액다수의 기부로 건전한 민주정치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다.

돈에 의한 정치를 막고 국민이 신뢰하고 투명한 정치가 되도록 하기 위한 방책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할 수 있고 신용카드 포인트나 휴대폰 결제 등의 방법으로도 기탁 가능하다. 정치후원금 기부를 한 사람은 법에 따라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 공제가 되고 1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비율에 따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 외국인이나 국내외의 법인 또는 단체는 정치후원금을 낼 수 없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로 생겨난 불신으로 정당이나 정치인을 위해 후원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런 관심조차 없으면 정치질서는 더 혼잡해지고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정치후원금은 정치인들이 정치를 잘했기 때문에 주는 상이 아니다. 그것은 국민을 위해 깨끗하고 더 좋은 정치 환경을 만드는데 쓰라는 유인책이자 우리의 또 다른 정치참여 방식이다. 인식을 새롭게 전환하여 작지만 소중한 관심으로 깨끗하고 희망을 꿈꾸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정치후원금 기부! 우리나라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내가 준 선물이었지만 결국은 내가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로 보상받게 되는 “나에게 주는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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