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의 의미를 모르는 공직자는 공공의 적이다.지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공직자가 해야 할 임무는 분명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직자의 임무를 잊어버리고 자신의 위치와 자리를 악용하거나 금전의 유혹에 빠져 공든 탑을 허무는 공직자의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참으로 안타깝다. 공직자는 공무원이나 국회의원, 공공기관 등 공직에 종사하는 사람을 말한다.다시 말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안전하게 지키고 복리증진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이다.자유시장 경제에서 금전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다.먹고 사는 문제의 총체적 근본 구조인 경제라는 것이 결국 인체의 혈액과 같은 돈이라는 매개체가 있어야 동력을 얻기 때문이다.그러나 돈이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고 사는 사회에 필요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인간 삶의 가치를 비롯한 사회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 인양 금전에 최상위의 절대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위험하다.공직자가 금전의 유혹에 빠지는 것은 결국 돈이 절대적 가치라는 호도된 사회분위기에 편승한 의식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공공기관 비위 면직자 현황 및 취업실태에 따르면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직무와 관련된 부패행위로 인한 비위 면직자는 총 1541명으로 중앙행정기관이 644명(42%), 공직 유관단체 408명(26%), 지방자치단체 379명(25%), 교육자치단체 110명(7%) 순이다.부패 유형은 뇌물 및 향응수수가 979명(63%)으로 가장 많았고 공금횡령 및 유용 349명(23%),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61명(4%) 등 이다. 전체 비위면직자 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1인당 평균 부패금액은 증가 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최근 충남 논산시의 한 공무원이 12차례에 걸쳐 공금 41억여원을 빼돌려 주식투자 등으로 탕진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밝혀졌다.상수도시설 공사대금을 자신의 차명계좌로 빼돌리는 대담함에 놀라울 뿐이다.이 사건에 앞서 서산시 공무원도 수억원의 공금을 횡령한 뒤 잠적하는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뿐이 아니다.천안시에서도 아산시에서도 뇌물사건이 터진 것이 불과 얼마전이다.전국 여러 지자체에서는 복지관련 예산 수십억원을 횡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공직 비리 차단에 고심하던 제주 특별 자치도는 비위공직자에 대한 강등제를 도입 하는 등 처벌기준을 강화하기도 했다. 국회의원이나 고위 공직자 일부가 금전 비리에 연루되는 일도 종종 목도하게 된다.공직자는 우선 청렴결백해야 하며 국민의 공복임을 항상 잊어서는 안된다.국민 위에 군림하며 좌지.우지하는 자리도 아니며 로또나 행운을 잡는 자리도 아니다. 유혹을 받을 때 이를 뿌리치지 못하고 바로 설 자신이 없다면 스스로 물러날 줄 아는 현명함도 필요하다. 공직자는 성인이나 현인은 못 된다 할지라도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중도(中道)를 숭상하는 중행자(中行者)나 늘 떳떳함을 지닌 유항자(有恒者)는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허위부실(虛僞不實)에 언행상배(言行相背)의 거짓된 사람인 향원(鄕原)이 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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